미 대선에 운명 걸린 자동차·배터리…“미래 30년 재설계 시급”

입력 2024.10.07 (11:02) 수정 2024.10.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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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자동차와 배터리, 철강과 반도체 산업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새로 잡을 필요가 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오늘(7일) 보고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각 후보 당선 시 영향을 받을 산업과 대응 방안을 내놨습니다.

먼저 산업연은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 모두 대중국 견제 입장이 같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에서만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해선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관세와 무역구제조치를 사용할 수 있단 입장으로 '전략적 표적 관세'로 표현했고, 트럼프 후보는 경제와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축소시킨다는 '전략적 디커플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대중국 항구적정상무역관계 지위 철폐와 60% 관세율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연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조정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세계 무역 질에 충격이 우려된다고 전했습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향방이 갈릴 산업은 자동차와 배터리 등이 꼽혔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산업연은 현재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와 배터리 시장의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정책에선 노동과 친환경 요건에 기반한 비관세 장벽 심화가 한국의 철강과 화학 산업의 교역 조건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와 보조금 제도 실제 폐지 여부는 연방 상·하원 총선 결과가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한국이 미국의 대외 무역 적자 규모 8위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 시기 급격하게 늘어난 자동차 수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산업연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으로 미래 모든 산업의 국제 분업 구조 재편이 현재 진행중이며, 모두 새로운 가치사슬을 탐색하고 만들어 나가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핵심 경쟁 우위를 조기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한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 확장 국면은 이제 종료됐다"며 "과거 우리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규정해왔던 시대적·구조적 전제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교체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신 산업·통상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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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0-07 11:11:13
    경제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자동차와 배터리, 철강과 반도체 산업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새로 잡을 필요가 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오늘(7일) 보고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각 후보 당선 시 영향을 받을 산업과 대응 방안을 내놨습니다.

먼저 산업연은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 모두 대중국 견제 입장이 같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에서만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해선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관세와 무역구제조치를 사용할 수 있단 입장으로 '전략적 표적 관세'로 표현했고, 트럼프 후보는 경제와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축소시킨다는 '전략적 디커플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대중국 항구적정상무역관계 지위 철폐와 60% 관세율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연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조정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세계 무역 질에 충격이 우려된다고 전했습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향방이 갈릴 산업은 자동차와 배터리 등이 꼽혔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산업연은 현재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와 배터리 시장의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정책에선 노동과 친환경 요건에 기반한 비관세 장벽 심화가 한국의 철강과 화학 산업의 교역 조건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와 보조금 제도 실제 폐지 여부는 연방 상·하원 총선 결과가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한국이 미국의 대외 무역 적자 규모 8위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 시기 급격하게 늘어난 자동차 수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산업연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으로 미래 모든 산업의 국제 분업 구조 재편이 현재 진행중이며, 모두 새로운 가치사슬을 탐색하고 만들어 나가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핵심 경쟁 우위를 조기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한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 확장 국면은 이제 종료됐다"며 "과거 우리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규정해왔던 시대적·구조적 전제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교체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신 산업·통상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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