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 뒤덮인 금정산…생태 ‘위기’
입력 2024.10.08 (10:55)
수정 2024.10.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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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표적인 생태 교란종인 칡덩굴이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금정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인근 식물에 피해를 주는 덩굴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데요.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자락을 무성하게 뒤덮은 칡덩굴.
얽히고설킨 덩굴 탓에 나뭇잎이 누렇게 말랐습니다.
덩굴 아래는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이 어두컴컴합니다.
["이 밑에서 식물들이 살 수가 없죠. 그늘 때문에."]
키 큰 나무도 덩굴의 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오리나무인데, 가지가 다 죽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부 다."]
칡덩굴이 확산하면서 금정산 숲은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차욱진/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덩굴에) 덮여 있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못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나무는 당연히 수세(나무의 건강 상태)도 약해질 뿐만 아니라 죽게 되고, 수세가 약해지면 병해충이 쉽게 달려듭니다."]
여름엔 하루 최대 30cm씩 자라나기도 합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칡덩굴은 기후 온난화 탓에 그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부회장 : "(덩굴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제가 매일 지켜본 결과 금정산의 한 20~30% 산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봅니다."]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 덩굴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덩굴의 생장력에 비해 이를 제거할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금정산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의 숲 관리 인력은 모두 14명뿐.
이마저도 덩굴 제거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섯 분이 계시는데 금정산에만 계시는 게 아니고. 이 70대 다섯 분이 전체를 관리하기가 지금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런데도 금정산 관할 자치단체의 산림청 지원 예산은 더 줄고 있습니다.
동래구만 지난해와 같은 867만 원을 지원받았을 뿐, 북구는 173만 원, 금정구는 단 8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0%나 삭감됐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많아야지 민원인분들한테 '바로 제거하겠습니다'하고 바로 제거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민원을 많이 받거나 그런 곳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아요."]
동·식물 1,000여 종이 분포해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다며 부산에선 처음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금정산.
생태 보전을 위해서는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
대표적인 생태 교란종인 칡덩굴이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금정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인근 식물에 피해를 주는 덩굴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데요.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자락을 무성하게 뒤덮은 칡덩굴.
얽히고설킨 덩굴 탓에 나뭇잎이 누렇게 말랐습니다.
덩굴 아래는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이 어두컴컴합니다.
["이 밑에서 식물들이 살 수가 없죠. 그늘 때문에."]
키 큰 나무도 덩굴의 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오리나무인데, 가지가 다 죽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부 다."]
칡덩굴이 확산하면서 금정산 숲은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차욱진/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덩굴에) 덮여 있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못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나무는 당연히 수세(나무의 건강 상태)도 약해질 뿐만 아니라 죽게 되고, 수세가 약해지면 병해충이 쉽게 달려듭니다."]
여름엔 하루 최대 30cm씩 자라나기도 합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칡덩굴은 기후 온난화 탓에 그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부회장 : "(덩굴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제가 매일 지켜본 결과 금정산의 한 20~30% 산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봅니다."]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 덩굴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덩굴의 생장력에 비해 이를 제거할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금정산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의 숲 관리 인력은 모두 14명뿐.
이마저도 덩굴 제거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섯 분이 계시는데 금정산에만 계시는 게 아니고. 이 70대 다섯 분이 전체를 관리하기가 지금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런데도 금정산 관할 자치단체의 산림청 지원 예산은 더 줄고 있습니다.
동래구만 지난해와 같은 867만 원을 지원받았을 뿐, 북구는 173만 원, 금정구는 단 8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0%나 삭감됐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많아야지 민원인분들한테 '바로 제거하겠습니다'하고 바로 제거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민원을 많이 받거나 그런 곳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아요."]
동·식물 1,000여 종이 분포해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다며 부산에선 처음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금정산.
생태 보전을 위해서는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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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10-08 11:21:21
[앵커]
대표적인 생태 교란종인 칡덩굴이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금정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인근 식물에 피해를 주는 덩굴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데요.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자락을 무성하게 뒤덮은 칡덩굴.
얽히고설킨 덩굴 탓에 나뭇잎이 누렇게 말랐습니다.
덩굴 아래는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이 어두컴컴합니다.
["이 밑에서 식물들이 살 수가 없죠. 그늘 때문에."]
키 큰 나무도 덩굴의 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오리나무인데, 가지가 다 죽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부 다."]
칡덩굴이 확산하면서 금정산 숲은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차욱진/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덩굴에) 덮여 있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못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나무는 당연히 수세(나무의 건강 상태)도 약해질 뿐만 아니라 죽게 되고, 수세가 약해지면 병해충이 쉽게 달려듭니다."]
여름엔 하루 최대 30cm씩 자라나기도 합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칡덩굴은 기후 온난화 탓에 그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부회장 : "(덩굴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제가 매일 지켜본 결과 금정산의 한 20~30% 산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봅니다."]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 덩굴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덩굴의 생장력에 비해 이를 제거할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금정산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의 숲 관리 인력은 모두 14명뿐.
이마저도 덩굴 제거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섯 분이 계시는데 금정산에만 계시는 게 아니고. 이 70대 다섯 분이 전체를 관리하기가 지금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런데도 금정산 관할 자치단체의 산림청 지원 예산은 더 줄고 있습니다.
동래구만 지난해와 같은 867만 원을 지원받았을 뿐, 북구는 173만 원, 금정구는 단 8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0%나 삭감됐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많아야지 민원인분들한테 '바로 제거하겠습니다'하고 바로 제거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민원을 많이 받거나 그런 곳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아요."]
동·식물 1,000여 종이 분포해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다며 부산에선 처음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금정산.
생태 보전을 위해서는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
대표적인 생태 교란종인 칡덩굴이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금정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인근 식물에 피해를 주는 덩굴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데요.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자락을 무성하게 뒤덮은 칡덩굴.
얽히고설킨 덩굴 탓에 나뭇잎이 누렇게 말랐습니다.
덩굴 아래는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이 어두컴컴합니다.
["이 밑에서 식물들이 살 수가 없죠. 그늘 때문에."]
키 큰 나무도 덩굴의 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오리나무인데, 가지가 다 죽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부 다."]
칡덩굴이 확산하면서 금정산 숲은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차욱진/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덩굴에) 덮여 있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못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나무는 당연히 수세(나무의 건강 상태)도 약해질 뿐만 아니라 죽게 되고, 수세가 약해지면 병해충이 쉽게 달려듭니다."]
여름엔 하루 최대 30cm씩 자라나기도 합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칡덩굴은 기후 온난화 탓에 그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부회장 : "(덩굴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제가 매일 지켜본 결과 금정산의 한 20~30% 산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봅니다."]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 덩굴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덩굴의 생장력에 비해 이를 제거할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금정산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의 숲 관리 인력은 모두 14명뿐.
이마저도 덩굴 제거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다섯 분이 계시는데 금정산에만 계시는 게 아니고. 이 70대 다섯 분이 전체를 관리하기가 지금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런데도 금정산 관할 자치단체의 산림청 지원 예산은 더 줄고 있습니다.
동래구만 지난해와 같은 867만 원을 지원받았을 뿐, 북구는 173만 원, 금정구는 단 8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0%나 삭감됐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많아야지 민원인분들한테 '바로 제거하겠습니다'하고 바로 제거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민원을 많이 받거나 그런 곳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아요."]
동·식물 1,000여 종이 분포해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다며 부산에선 처음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금정산.
생태 보전을 위해서는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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