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의 말·말·말…김 여사 공천 관련 의혹의 끝은?

입력 2024.10.09 (07:06) 수정 2024.10.0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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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관련 의혹'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 명태균 씨입니다. 명 씨는 경남 지역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일종의 '정치 컨설턴트' 역할을 하며 여러 정치인들과 접점을 넓혀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명 씨는 지난 3일 창원에서 KBS 취재진과 만나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과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털어놨습니다. 명태균 씨 발언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독자들이 객관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의 언급도 함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논란은 그가 대통령 부부와 친밀한 관계이고 총선은 물론 대선 과정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서 입니다. 명 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대통령과는 당선 후에는 전화 통화 같은 건 안하고, 메신저(텔레그램) 등으로 서로 안부 정도만 물었다"고 했습니다. "국정을 운영하는 데 제가 뭘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나랏)일을 하는 책임자들이 다 있는데" 라며 당선 후 대통령과의 관계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와는 대통령 당선 후에도 여러 차례 연락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 가운데 시선이 쏠리는건 김 여사 공천 관련 의혹과 관련된 지난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와 지난 4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두 시점입니다.

인터뷰는 KBS의 요청에 명태균 씨가 응하면서 이뤄졌고, 지난 3일 경남 창원 지역 음식점 등지에서 7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의혹 1. "지난 4월 총선 김영선 후보 지역구 변경은 내가 먼저 제안"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의원이었던 김영선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김해갑으로 옮겼지만 컷오프됐습니다. 명태균 씨는 지역구 변경은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역할은 없었다고 단언했습니다.

창원의창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비교적 공략이 쉬워보이는 김해갑으로 먼저 가자고 김 전 의원에게 제안했다는 겁니다. "3~4개월 전에 제가 김영선 의원한테 제안했다. 당과 협의해서 중진이 험지(김해갑)에 가서 모범을 보이는 게 좋지 않겠느냐 그런 부분을 여러 번 제안했다"고 했습니다. "김해갑에 당시 당협위원장이 없기 때문에 진입하기 쉬웠다"며 그래서 김해갑에서 제일 먼저 기자회견을 해 '선수'를 치자고 한 게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일부 언론은 김 전의원이 창원의창에서 떨어질 걸 명 씨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혹시 김 여사가 사전에 정보를 건넨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 의혹 2. "김영선 컷오프, 장동혁 사무총장 만나 직접 들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일 명 씨와 제3자가 나누는 통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2월 말 총선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두고 명 씨가 "나 때문에 지금 김해 공천 결과 발표를 안 하고 있다, 내가 여사하고 대통령한테 다 까발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이미 소문을 통해 창원의창에서 안 된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던 상황에서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을 만나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서) 컷오프가 됐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당무감사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는 소문은 좀 나 있었다"며 "중진들은 컷오프되면 당에서 예의로 먼저 통보를 해 주는데, 김 전 의원이 하위 30%에도 속해 있고, 하위 10%, 즉 컷오프에도 속해 있다는 말을 장동혁 사무총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했습니다.

명 씨는 이후 장 사무총장이 김영선 전 의원을 고양정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자신은 "고양정은 8년 동안 김현미 전 의원의 지역구인데 거기 가선 되겠나"라면서 "계속 장 사무총장에게 김해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 거절하더라" 고 말했습니다.

이런 명 씨의 설명에 대해 공천을 총괄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당시 사무총장은 "김영선 전 의원이 찾아와 면담을 요청하고 김해갑을 요청한 건 맞다. (당시 김해을)조해진 의원이랑 같이 가게 되면 본인도 다선이니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장 의원은 "검토해 보겠다고는 했는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는 김영선 전 의원이 그 지역에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또 다른 분들보다 확실히 경쟁력이 있는지도 봐야 했고 그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수용이 어렵다고 봤다"며 김 전 의원 컷오프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의혹 3. "김 여사에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그런데 여사는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전화통화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김해갑 단수 공천을 받는 걸 도와 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배제되기 전이었으니까, 공천의 형평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김건희 여사께 말했어요. 그러니 김 여사는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도와 주는 게 좀 어렵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명 씨는 김 여사와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방법이 없다, 경선에 참여해라. 이렇든 저렇든 내가 해 줄 순 없는데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 봐라.” 여사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명 씨는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화장실 갈 때와 올 때 마음이 다르다' 고 김 여사가 일부러 (공천을)안 도와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화가 났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이 먼저 '몸이 부서져라' 도와 줬는데" 공천을 받아야 할 결정적인 상황에서 김 여사가 외면했다는 겁니다. 명 씨는 "김 여사를 보호하려는 게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명 씨는 KBS취재진에게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았던 텔레그램 메시지의 캡처본을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앞서 JTBC에서 보도된대로 명 씨의 지원 호소에 김 여사가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전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만나서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김 여사가 자기가 해 줄 수 없다는 연락을 한 뒤 미안해서 이렇게 (추가로) 텔레그램 메신저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연락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김 영선 전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답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9월 KBS와의 통화에서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대선 때 이야기이고, 그 이후는 없다, 통화한 적은 없다고 얘기하는 게 맞다" "(김 여사와)친한 사람들은 다 국회의원 돼 있다. 통상 (대통령) 당선되고 나면 측근들하고만 연락한다" 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의혹 4.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 김 전 의원 대선 기여에 따른 것"

일부 매체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공천받은 것이 명태균 씨가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 측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데 대한 보은 차원의 공천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는 김영선 전 의원 선거사무실 회계 책임자로 김 전 의원으로부터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된 강 모 씨가 출연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명태균 씨의 대선 과정 여론조사의 대가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 기간 3억 6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서 공천을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5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MBC뉴스데스크는 당시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여러 번 들려 줬다는 강 씨의 주장을 담은 보도를 했습니다. 강 씨는 당시에 김 여사로 보이는 사람이 명 씨에게 전화로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 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는 겁니다. 그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 씨의 주장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란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강 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명 씨는 먼저 당시 공천 기준을 언급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의 기여도와 정권 기조가 맞아야 했다", "창원시장 선거 같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은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서 경쟁 후보자들이 모두 공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여성의 정치권 진출을 더 요구하던 분위기였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김 전 의원이 이런 기준에 부합해 결국 공천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명 씨는 '대통령 당선 기여도' 와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대선 당시 김 전 의원이 민생안전특별대책본부를 만들어서 전국에 1만 명을 조직했다"며 "공이 있어요, 없어요?"라고 취재진에게 되물었습니다.

명 씨는 강 씨가 들었다고 주장하는 "오빠가 전화 왔죠?"라는 통화에 관해선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자신이 창원시 공무원들 앞에서도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녹음을 들려 줬다는 주장도 부인했습니다. 다만, 자신이 김 여사와 통화할 때 스피커폰을 켜 놓고 통화한 적이 있는데, 이걸 옆에서 듣고 잘못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한 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 그럼 윤 대통령 부부-명태균 어떤 사이?

명 씨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는 데에는 명 씨와 김 여사, 나아가 윤 대통령과는 어떤 관계이고 지금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관계인가, 의혹대로 공천문제를 상의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인가라는 의문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시작된 시점에 대해 명 씨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명 씨 자신이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선에 역할을 했고, 같은 해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당선에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 결과가 좋게 나오자 자신에 관해 정가에 소문이 났다고 했습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계 진출을 모색할 때였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 측에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을 해 왔고, 결국 만남이 성사돼 본인이 직접 윤 대통령 내외를 찾아갔다고 했습니다. 명 씨는 첫 만남이 성사된 이후 자신이 계속 역할을 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윤 대통령 내외를 처음에)제가 찾아가요, 찾아가서 만나요, 발 달린 내가 못 갈 게 뭐 있어요. (중략) 당시, 7월 4일에 (서초)XX식당에서 누군가와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내가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제가 30분 후에 가고"

명 씨는 윤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일을 함께 해 왔고, 대선 과정에서도 일정 역할을 했다며 "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 회동' 또한 자신이 기획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명 씨는 지난 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건대에서 만나는 거는 누가 그래 짰겠어요? 치맥 첫 공식 행보라고 한 거. 그걸 하게 한 거는 나"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설명은 다릅니다. 이 의원은 SNS에 "치맥 회동 기획은 당대표 비서실에서 했고, 건대 입구라는 장소도 제가 후보에 제시해서 선택했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명 씨가 치맥 회동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과 자신의 다른 회동을 주선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당대표가 된 뒤 한 2주 뒤에 아크로비스타(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에서 만났다. 입당을 하기로 거의 확정 짓는 자리였다"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 명태균 씨가 배석했다는 게 이 의원 설명입니다. 이 의원은 당시 명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존재감을 알지 못했고 "윤 대통령이 전언을 하는 역할로 명태균 사장을 신뢰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김건희 여사와 사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런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텔레그램을 보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고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다 명태균 조언 때문이다, 라고 적혀 있었어요. 김 여사가 당시 텔레그램으로 이런 내용이 적힌 '지라시' 같은 걸 보냈습니다."

명 씨는 "'아이고 세상에 천벌을 받을 사람들' 이라고 제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에게 "세상에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려고 하고 그래야지 윤핵관들이 나를 음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명 씨는 인터뷰 도중 윤 대통령과도 적잖은 친분이 있음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KBS취재진이 명 씨에게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정치인과 함께 대통령을 만났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명 씨는 "그런 건 말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금방 해당 정치인과 대통령이 자택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취재진에게 "됐죠?"라고 되물었습니다.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후 정계에 진출을 하기 전부터 대선 기간에 이르기까지 명태균 씨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를 돕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대통령실 "명 씨, 조언할 위치 아냐…대선 전 연락이 끊긴 상황"

하지만 대통령실 측은 이런 명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명 씨는 대통령에게 조언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서 "이미 대선 전 대통령과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어제(8일)언론공지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관계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은 "(대선 후보 선출 전) 두 차례 만남이 전부" 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며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자택에서 만난 건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은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다"며 "이후 윤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다"며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 여권 진화에 부심…"여사, 명태균과 연락 그 자체가 부적절"

명 씨는 지난 3일 KBS 취재진과 창원에서 만난 것을 전후해 여러 언론사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명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포장하기 위해 대통령 내외와의 관계는 물론, 본인의 능력을 부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 씨가 선거에 기여했다고 언급한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지난 7일 연합뉴스에 "선거에 큰 역할을 한 듯한 언론 인터뷰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지난 2021년 보궐선거 이후 명 씨와 추가적인 인연이 이어진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지난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그분 말씀을 구구절절 논의하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도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이 사람 이야기를 계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과거 선거를 준비하면서 명 씨의 도움을 받자는 제안을 누가 하기도 했었다"며 "들어 보니 딱 아닌 거 같아서 거절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권에선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와 연락을 나눈 것 자체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와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제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고, 여러분의 생각이 중요한 거 아니겠느냐"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민심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이런 분하고 텔레그램으로 공천 문제 가지고 문자를 주고받았느냐라고 비판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되시고 난 다음에 굳이 이런 분들하고의 연락을 계속하실 필요가 없지 않았나"라고 했습니다.

■ 명태균·김영선·회계책임자 강 모 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 중…진실은?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들이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여사가)경선이 기본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란 말인가" 라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야당측에서 주장하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관해선 명태균씨도 "여사가 해 준 것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모 씨는 현재 2022년 보궐선거 당시 사용한 선거자금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명태균 씨는 앞서 이런저런 송사가 잦았는데,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앞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명태균, 김영선, 강 씨. 세 사람은 오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도 채택됐는데 다음과 같은 불출석이유서를 제출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어디서 논란이 시작됐는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회계 책임자가 2년간 7억 원 상당을 쓰고 정치자금계좌를 유용한 형사사건이 수사 중이라 출석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명태균 씨는 "검찰 수사 중이라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는 구두로만 불출석 의사를 밝혔는데 추후 불출석이유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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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09 07:06:35
    • 수정2024-10-09 0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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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씨는 지난 3일 창원에서 KBS 취재진과 만나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한 자신의 역할과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털어놨습니다. 명태균 씨 발언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독자들이 객관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의 언급도 함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논란은 그가 대통령 부부와 친밀한 관계이고 총선은 물론 대선 과정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서 입니다. 명 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대통령과는 당선 후에는 전화 통화 같은 건 안하고, 메신저(텔레그램) 등으로 서로 안부 정도만 물었다"고 했습니다. "국정을 운영하는 데 제가 뭘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나랏)일을 하는 책임자들이 다 있는데" 라며 당선 후 대통령과의 관계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와는 대통령 당선 후에도 여러 차례 연락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 가운데 시선이 쏠리는건 김 여사 공천 관련 의혹과 관련된 지난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와 지난 4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두 시점입니다.

인터뷰는 KBS의 요청에 명태균 씨가 응하면서 이뤄졌고, 지난 3일 경남 창원 지역 음식점 등지에서 7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의혹 1. "지난 4월 총선 김영선 후보 지역구 변경은 내가 먼저 제안"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의원이었던 김영선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김해갑으로 옮겼지만 컷오프됐습니다. 명태균 씨는 지역구 변경은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역할은 없었다고 단언했습니다.

창원의창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비교적 공략이 쉬워보이는 김해갑으로 먼저 가자고 김 전 의원에게 제안했다는 겁니다. "3~4개월 전에 제가 김영선 의원한테 제안했다. 당과 협의해서 중진이 험지(김해갑)에 가서 모범을 보이는 게 좋지 않겠느냐 그런 부분을 여러 번 제안했다"고 했습니다. "김해갑에 당시 당협위원장이 없기 때문에 진입하기 쉬웠다"며 그래서 김해갑에서 제일 먼저 기자회견을 해 '선수'를 치자고 한 게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일부 언론은 김 전의원이 창원의창에서 떨어질 걸 명 씨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혹시 김 여사가 사전에 정보를 건넨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 의혹 2. "김영선 컷오프, 장동혁 사무총장 만나 직접 들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일 명 씨와 제3자가 나누는 통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2월 말 총선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두고 명 씨가 "나 때문에 지금 김해 공천 결과 발표를 안 하고 있다, 내가 여사하고 대통령한테 다 까발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이미 소문을 통해 창원의창에서 안 된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던 상황에서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을 만나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서) 컷오프가 됐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당무감사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는 소문은 좀 나 있었다"며 "중진들은 컷오프되면 당에서 예의로 먼저 통보를 해 주는데, 김 전 의원이 하위 30%에도 속해 있고, 하위 10%, 즉 컷오프에도 속해 있다는 말을 장동혁 사무총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했습니다.

명 씨는 이후 장 사무총장이 김영선 전 의원을 고양정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자신은 "고양정은 8년 동안 김현미 전 의원의 지역구인데 거기 가선 되겠나"라면서 "계속 장 사무총장에게 김해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 거절하더라" 고 말했습니다.

이런 명 씨의 설명에 대해 공천을 총괄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당시 사무총장은 "김영선 전 의원이 찾아와 면담을 요청하고 김해갑을 요청한 건 맞다. (당시 김해을)조해진 의원이랑 같이 가게 되면 본인도 다선이니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장 의원은 "검토해 보겠다고는 했는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는 김영선 전 의원이 그 지역에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또 다른 분들보다 확실히 경쟁력이 있는지도 봐야 했고 그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수용이 어렵다고 봤다"며 김 전 의원 컷오프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의혹 3. "김 여사에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그런데 여사는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전화통화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김해갑 단수 공천을 받는 걸 도와 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배제되기 전이었으니까, 공천의 형평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김건희 여사께 말했어요. 그러니 김 여사는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도와 주는 게 좀 어렵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명 씨는 김 여사와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방법이 없다, 경선에 참여해라. 이렇든 저렇든 내가 해 줄 순 없는데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 봐라.” 여사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명 씨는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화장실 갈 때와 올 때 마음이 다르다' 고 김 여사가 일부러 (공천을)안 도와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화가 났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이 먼저 '몸이 부서져라' 도와 줬는데" 공천을 받아야 할 결정적인 상황에서 김 여사가 외면했다는 겁니다. 명 씨는 "김 여사를 보호하려는 게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명 씨는 KBS취재진에게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았던 텔레그램 메시지의 캡처본을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앞서 JTBC에서 보도된대로 명 씨의 지원 호소에 김 여사가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전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만나서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김 여사가 자기가 해 줄 수 없다는 연락을 한 뒤 미안해서 이렇게 (추가로) 텔레그램 메신저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연락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김 영선 전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답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9월 KBS와의 통화에서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대선 때 이야기이고, 그 이후는 없다, 통화한 적은 없다고 얘기하는 게 맞다" "(김 여사와)친한 사람들은 다 국회의원 돼 있다. 통상 (대통령) 당선되고 나면 측근들하고만 연락한다" 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의혹 4.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 김 전 의원 대선 기여에 따른 것"

일부 매체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공천받은 것이 명태균 씨가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 측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데 대한 보은 차원의 공천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는 김영선 전 의원 선거사무실 회계 책임자로 김 전 의원으로부터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된 강 모 씨가 출연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명태균 씨의 대선 과정 여론조사의 대가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 기간 3억 6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서 공천을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5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MBC뉴스데스크는 당시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여러 번 들려 줬다는 강 씨의 주장을 담은 보도를 했습니다. 강 씨는 당시에 김 여사로 보이는 사람이 명 씨에게 전화로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 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는 겁니다. 그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 씨의 주장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란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강 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명 씨는 먼저 당시 공천 기준을 언급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의 기여도와 정권 기조가 맞아야 했다", "창원시장 선거 같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은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서 경쟁 후보자들이 모두 공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여성의 정치권 진출을 더 요구하던 분위기였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김 전 의원이 이런 기준에 부합해 결국 공천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명 씨는 '대통령 당선 기여도' 와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대선 당시 김 전 의원이 민생안전특별대책본부를 만들어서 전국에 1만 명을 조직했다"며 "공이 있어요, 없어요?"라고 취재진에게 되물었습니다.

명 씨는 강 씨가 들었다고 주장하는 "오빠가 전화 왔죠?"라는 통화에 관해선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자신이 창원시 공무원들 앞에서도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녹음을 들려 줬다는 주장도 부인했습니다. 다만, 자신이 김 여사와 통화할 때 스피커폰을 켜 놓고 통화한 적이 있는데, 이걸 옆에서 듣고 잘못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한 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 그럼 윤 대통령 부부-명태균 어떤 사이?

명 씨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는 데에는 명 씨와 김 여사, 나아가 윤 대통령과는 어떤 관계이고 지금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관계인가, 의혹대로 공천문제를 상의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인가라는 의문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시작된 시점에 대해 명 씨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명 씨 자신이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선에 역할을 했고, 같은 해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당선에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 결과가 좋게 나오자 자신에 관해 정가에 소문이 났다고 했습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계 진출을 모색할 때였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 측에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을 해 왔고, 결국 만남이 성사돼 본인이 직접 윤 대통령 내외를 찾아갔다고 했습니다. 명 씨는 첫 만남이 성사된 이후 자신이 계속 역할을 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윤 대통령 내외를 처음에)제가 찾아가요, 찾아가서 만나요, 발 달린 내가 못 갈 게 뭐 있어요. (중략) 당시, 7월 4일에 (서초)XX식당에서 누군가와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내가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제가 30분 후에 가고"

명 씨는 윤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일을 함께 해 왔고, 대선 과정에서도 일정 역할을 했다며 "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 회동' 또한 자신이 기획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명 씨는 지난 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건대에서 만나는 거는 누가 그래 짰겠어요? 치맥 첫 공식 행보라고 한 거. 그걸 하게 한 거는 나"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설명은 다릅니다. 이 의원은 SNS에 "치맥 회동 기획은 당대표 비서실에서 했고, 건대 입구라는 장소도 제가 후보에 제시해서 선택했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명 씨가 치맥 회동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과 자신의 다른 회동을 주선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당대표가 된 뒤 한 2주 뒤에 아크로비스타(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에서 만났다. 입당을 하기로 거의 확정 짓는 자리였다"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 명태균 씨가 배석했다는 게 이 의원 설명입니다. 이 의원은 당시 명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존재감을 알지 못했고 "윤 대통령이 전언을 하는 역할로 명태균 사장을 신뢰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KBS 취재진에게 김건희 여사와 사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런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텔레그램을 보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고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다 명태균 조언 때문이다, 라고 적혀 있었어요. 김 여사가 당시 텔레그램으로 이런 내용이 적힌 '지라시' 같은 걸 보냈습니다."

명 씨는 "'아이고 세상에 천벌을 받을 사람들' 이라고 제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에게 "세상에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려고 하고 그래야지 윤핵관들이 나를 음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명 씨는 인터뷰 도중 윤 대통령과도 적잖은 친분이 있음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KBS취재진이 명 씨에게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정치인과 함께 대통령을 만났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명 씨는 "그런 건 말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금방 해당 정치인과 대통령이 자택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취재진에게 "됐죠?"라고 되물었습니다.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후 정계에 진출을 하기 전부터 대선 기간에 이르기까지 명태균 씨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를 돕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대통령실 "명 씨, 조언할 위치 아냐…대선 전 연락이 끊긴 상황"

하지만 대통령실 측은 이런 명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명 씨는 대통령에게 조언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서 "이미 대선 전 대통령과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어제(8일)언론공지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관계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은 "(대선 후보 선출 전) 두 차례 만남이 전부" 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며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자택에서 만난 건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은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다"며 "이후 윤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다"며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 여권 진화에 부심…"여사, 명태균과 연락 그 자체가 부적절"

명 씨는 지난 3일 KBS 취재진과 창원에서 만난 것을 전후해 여러 언론사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명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포장하기 위해 대통령 내외와의 관계는 물론, 본인의 능력을 부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 씨가 선거에 기여했다고 언급한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지난 7일 연합뉴스에 "선거에 큰 역할을 한 듯한 언론 인터뷰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지난 2021년 보궐선거 이후 명 씨와 추가적인 인연이 이어진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지난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그분 말씀을 구구절절 논의하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도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이 사람 이야기를 계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과거 선거를 준비하면서 명 씨의 도움을 받자는 제안을 누가 하기도 했었다"며 "들어 보니 딱 아닌 거 같아서 거절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권에선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와 연락을 나눈 것 자체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와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제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고, 여러분의 생각이 중요한 거 아니겠느냐"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민심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이런 분하고 텔레그램으로 공천 문제 가지고 문자를 주고받았느냐라고 비판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되시고 난 다음에 굳이 이런 분들하고의 연락을 계속하실 필요가 없지 않았나"라고 했습니다.

■ 명태균·김영선·회계책임자 강 모 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 중…진실은?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들이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여사가)경선이 기본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란 말인가" 라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야당측에서 주장하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관해선 명태균씨도 "여사가 해 준 것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모 씨는 현재 2022년 보궐선거 당시 사용한 선거자금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명태균 씨는 앞서 이런저런 송사가 잦았는데,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앞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명태균, 김영선, 강 씨. 세 사람은 오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도 채택됐는데 다음과 같은 불출석이유서를 제출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어디서 논란이 시작됐는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회계 책임자가 2년간 7억 원 상당을 쓰고 정치자금계좌를 유용한 형사사건이 수사 중이라 출석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명태균 씨는 "검찰 수사 중이라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는 구두로만 불출석 의사를 밝혔는데 추후 불출석이유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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