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전담하다’는 전자담배, ‘부의 봉투’는 V봉투?

입력 2024.10.09 (18:19) 수정 2024.10.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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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선 낯선 단어가 등장합니다.

들어보시죠.

[최민희/과방위원장/지난 7일 : "낄끼빠빠란 말이 있습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죠, 타이밍 잘 보셔서."]

이렇게 과도할 정도의 줄임말이 난무하면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속출합니다.

[SNL 코리아 시즌3 : "일단 들어오게 되시면 (신입사원은) 제가 전담해드려요. (전담이요? 전 담배 안 피워요.)"]

전적으로 맡겠다, 전담을 '전자담배' 줄임말로 오해한 장면입니다.

멀쩡한 우리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해력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SNL 코리아3 : "MZ사원 분들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에... (십분 이해요? 그렇게 짧은 시간안에 저희를 얼만큼 이해하신다고...)"]

'아주 충분히' 라는 뜻의 '십분'을 '10분'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이건 다 예능 아니냐고요?

현실에선 더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고, 두발 자유화를 두 다리가 자유로운 것으로 이해하고, 사건의 ‘시발점’이라는 말에 “선생님이 왜 욕해요?”라고 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암살’의 뜻을 몰라 “김구 선생이 암에 걸려 돌아가신 거예요?” 라고 질문했단 사례 앞에선 쓴 웃음이 나옵니다.

한 고등학교 수업 현장, 교사가 영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말하자 학생이 반문합니다.

["가제는 랍스터 아닌가요."]

자녀들만의 일일까요.

학교 안내문의 '중식 제공' 표기를 두고 학부모가 ‘우리 아이는 한식을 좋아한다’고 건의했다는 사연,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의 봉투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봉투에 ‘V’ 자를 그려 내밀었다는 일화까지, 다양합니다.

래퍼 노엘은 SNS에 자작곡을 공개하며, '하루이틀삼일사흘' 이라는 가사를 올렸다 뭇매를 맞았습니다.

[KBS2 '안녕? 나야' : "레전드는 바로 이거였죠.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문해력이 떨어지니 맞춤법도 엉망입니다.

"아프지 말고, 빨리 낳아." '일해라 절해라(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 '곱셈(꽃샘)추위'까지, 철자 파괴에 가까운 사례가 허다합니다.

이같은 신문맹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디지털 접속을 꼽습니다.

숏폼과 같은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듬성듬성 건너뛰며 읽거나 빠른 겉핥기식 읽기에 익숙해져 문해 능력이 갈수록 퇴보한다는 설명입니다.

국제성인역량조사에 따르면 문해력 수준이 높을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건강 상태가 좋고, 지역사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향유할 수 있는 자산이란 애깁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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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09 18:19:39
    • 수정2024-10-09 18: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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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선 낯선 단어가 등장합니다.

들어보시죠.

[최민희/과방위원장/지난 7일 : "낄끼빠빠란 말이 있습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죠, 타이밍 잘 보셔서."]

이렇게 과도할 정도의 줄임말이 난무하면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속출합니다.

[SNL 코리아 시즌3 : "일단 들어오게 되시면 (신입사원은) 제가 전담해드려요. (전담이요? 전 담배 안 피워요.)"]

전적으로 맡겠다, 전담을 '전자담배' 줄임말로 오해한 장면입니다.

멀쩡한 우리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해력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SNL 코리아3 : "MZ사원 분들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에... (십분 이해요? 그렇게 짧은 시간안에 저희를 얼만큼 이해하신다고...)"]

'아주 충분히' 라는 뜻의 '십분'을 '10분'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이건 다 예능 아니냐고요?

현실에선 더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고, 두발 자유화를 두 다리가 자유로운 것으로 이해하고, 사건의 ‘시발점’이라는 말에 “선생님이 왜 욕해요?”라고 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암살’의 뜻을 몰라 “김구 선생이 암에 걸려 돌아가신 거예요?” 라고 질문했단 사례 앞에선 쓴 웃음이 나옵니다.

한 고등학교 수업 현장, 교사가 영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말하자 학생이 반문합니다.

["가제는 랍스터 아닌가요."]

자녀들만의 일일까요.

학교 안내문의 '중식 제공' 표기를 두고 학부모가 ‘우리 아이는 한식을 좋아한다’고 건의했다는 사연,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의 봉투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봉투에 ‘V’ 자를 그려 내밀었다는 일화까지, 다양합니다.

래퍼 노엘은 SNS에 자작곡을 공개하며, '하루이틀삼일사흘' 이라는 가사를 올렸다 뭇매를 맞았습니다.

[KBS2 '안녕? 나야' : "레전드는 바로 이거였죠.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문해력이 떨어지니 맞춤법도 엉망입니다.

"아프지 말고, 빨리 낳아." '일해라 절해라(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 '곱셈(꽃샘)추위'까지, 철자 파괴에 가까운 사례가 허다합니다.

이같은 신문맹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디지털 접속을 꼽습니다.

숏폼과 같은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듬성듬성 건너뛰며 읽거나 빠른 겉핥기식 읽기에 익숙해져 문해 능력이 갈수록 퇴보한다는 설명입니다.

국제성인역량조사에 따르면 문해력 수준이 높을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건강 상태가 좋고, 지역사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향유할 수 있는 자산이란 애깁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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