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깊은 인연 영국 부커상…“노벨상 엄청난 소식”

입력 2024.10.11 (04:42) 수정 2024.10.11 (07: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영국 문학상 부커상 측이 “엄청난 소식”이라며 수상을 환영했습니다.

부커상은 현지시간 10일 한강 수상 발표 직후 홈페이지 첫 화면에 한강의 수상 소식과 사진을 띄우고 지난해 부커상 측과 했던 인터뷰 링크도 게시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얼마나 멋진 뉴스인가!”라는 언급을 더해 노벨상위원회의 트윗을 공유했습니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의 국제 부문인 맨부커 인터내셔널(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고 이어 2018년 소설 ‘흰’이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강은 지난해 7월 부커상과 한 인터뷰에서 채식주의자의 수상이 어떤 의미였는지 질문에 “당시 ‘좋은 의미로’ 다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작품이 다른 문화권의 넓은 독자층에 닿도록 도운 데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또 내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맥스 포터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던 시절 채식주의자의 영문 번역본 출간에 기여했습니다.

포터는 이날 “한강은 특별한 휴머니티의 작가이자 필수적인 목소리이며 그의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선물”이라며 “그가 노벨위원회의 인정을 받아 너무나 신난다. 새로운 독자들이 그의 기적 같은 작품을 발견하고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부커상이 한 달에 한 권 재조명하는 추천 서적 ‘이달의 책’으로 채식주의자를 선정했을 때 ‘채식주의자’의 번역 출간에 얽힌 뒷이야기를 부커상에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포터가 당시 부커상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2013년 런던북페어의 행사에 참석했을 때 데버러 스미스라는 여성이 다가와 채식주의자의 한영 번역 7장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그는 “무섭고도 충격적이고 우아하며 급진적이고 아름다웠다”며 자신이 몸담고 있던 포르토벨로 북스가 영국 판권 계약을 하고 데버러 스미스에게 번역을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터는 당시 반대가 많지는 않았고 약간 있었다면서 “모두 번역 샘플이 특별하고 중요한 책이라는 데 동의했으나 일부는 상업적으로 잘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엔 너무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번역 과정에는 스미스와 함께 연필을 들고 앉아 번역본을 검토, 수정했고 이를 한강에게 보내면 한강이 이를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등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또한 책 판형과 표지 디자인에도 평소보다 긴 시간을 들여 영국 독자에게 실제로 읽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포터는 “번역 소설의 문화적 고정관념을 피하고 싶었다”며 “한국 소설이라는 사실이 놀랍도록 좋은 소설이라는 사실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를 바라지 않았고, 신선하고 도전적으로 비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일하거나 평범하지 않고 특히 오리엔탈리즘이 아닌 표지 이미지를 바랐다”며 “채식주의자의 경우 우리가 이 책을 제대로 작업하지 못하면 사라져버릴 것 같았고 꼭 독자를 찾아야만 한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채식주의자 영문 번역판은 한강과 스미스가 2016년 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이후 세간의 이목을 끌어모았는데 이후 오역 논란도 있었습니다.

포터는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많은 글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아주 흥미롭고 가치 있지만 일부는 잘못됐고 악의적이었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스미스는 이에 대해 철저하면서 관대하게 응답했다. 배우고 자기 생각을 공유하려 했다”며 스미스가 이후로도 번역 문화에 기여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옹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강과 깊은 인연 영국 부커상…“노벨상 엄청난 소식”
    • 입력 2024-10-11 04:42:26
    • 수정2024-10-11 07:49:13
    국제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영국 문학상 부커상 측이 “엄청난 소식”이라며 수상을 환영했습니다.

부커상은 현지시간 10일 한강 수상 발표 직후 홈페이지 첫 화면에 한강의 수상 소식과 사진을 띄우고 지난해 부커상 측과 했던 인터뷰 링크도 게시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얼마나 멋진 뉴스인가!”라는 언급을 더해 노벨상위원회의 트윗을 공유했습니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의 국제 부문인 맨부커 인터내셔널(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고 이어 2018년 소설 ‘흰’이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강은 지난해 7월 부커상과 한 인터뷰에서 채식주의자의 수상이 어떤 의미였는지 질문에 “당시 ‘좋은 의미로’ 다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작품이 다른 문화권의 넓은 독자층에 닿도록 도운 데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또 내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맥스 포터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던 시절 채식주의자의 영문 번역본 출간에 기여했습니다.

포터는 이날 “한강은 특별한 휴머니티의 작가이자 필수적인 목소리이며 그의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선물”이라며 “그가 노벨위원회의 인정을 받아 너무나 신난다. 새로운 독자들이 그의 기적 같은 작품을 발견하고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부커상이 한 달에 한 권 재조명하는 추천 서적 ‘이달의 책’으로 채식주의자를 선정했을 때 ‘채식주의자’의 번역 출간에 얽힌 뒷이야기를 부커상에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포터가 당시 부커상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2013년 런던북페어의 행사에 참석했을 때 데버러 스미스라는 여성이 다가와 채식주의자의 한영 번역 7장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그는 “무섭고도 충격적이고 우아하며 급진적이고 아름다웠다”며 자신이 몸담고 있던 포르토벨로 북스가 영국 판권 계약을 하고 데버러 스미스에게 번역을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터는 당시 반대가 많지는 않았고 약간 있었다면서 “모두 번역 샘플이 특별하고 중요한 책이라는 데 동의했으나 일부는 상업적으로 잘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엔 너무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번역 과정에는 스미스와 함께 연필을 들고 앉아 번역본을 검토, 수정했고 이를 한강에게 보내면 한강이 이를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등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또한 책 판형과 표지 디자인에도 평소보다 긴 시간을 들여 영국 독자에게 실제로 읽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포터는 “번역 소설의 문화적 고정관념을 피하고 싶었다”며 “한국 소설이라는 사실이 놀랍도록 좋은 소설이라는 사실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를 바라지 않았고, 신선하고 도전적으로 비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일하거나 평범하지 않고 특히 오리엔탈리즘이 아닌 표지 이미지를 바랐다”며 “채식주의자의 경우 우리가 이 책을 제대로 작업하지 못하면 사라져버릴 것 같았고 꼭 독자를 찾아야만 한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채식주의자 영문 번역판은 한강과 스미스가 2016년 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이후 세간의 이목을 끌어모았는데 이후 오역 논란도 있었습니다.

포터는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많은 글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아주 흥미롭고 가치 있지만 일부는 잘못됐고 악의적이었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스미스는 이에 대해 철저하면서 관대하게 응답했다. 배우고 자기 생각을 공유하려 했다”며 스미스가 이후로도 번역 문화에 기여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옹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