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들썩…“기자회견 안 할 것”

입력 2024.10.12 (07:28) 수정 2024.10.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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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을 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는데요.

한강 작가가 국내에서 수상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가 전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련복을 입고 쓰러진 소년.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17살 문재학 열사입니다.

문 열사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로 되살아났습니다.

[한강/작가/2021년 KBS 인터뷰 : "동호가 우리에게 오는 소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80년 5월에서부터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천천히 이렇게 넋으로 걸어오는..."]

아들이 주인공인 소설을 다시 꺼내 든 어머니, 2년 전 세상을 뜬 남편이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책입니다.

[김길자/故 문재학 열사 어머니 : "백 마디 투쟁하는 것보다 우리 작가님 한마디가 이렇게 세계를 울리고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작가의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씨는 딸의 수상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한승원/소설가 :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

그러면서, 한강 작가가 수상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가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냐며 반문했다는 겁니다.

[한승원/소설가·한강 아버지 :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주검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냐고."]

한강 작가가 다녔던 초등학교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고향의 지역 주민들도 수상의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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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2 07: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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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을 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는데요.

한강 작가가 국내에서 수상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가 전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련복을 입고 쓰러진 소년.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17살 문재학 열사입니다.

문 열사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로 되살아났습니다.

[한강/작가/2021년 KBS 인터뷰 : "동호가 우리에게 오는 소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80년 5월에서부터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천천히 이렇게 넋으로 걸어오는..."]

아들이 주인공인 소설을 다시 꺼내 든 어머니, 2년 전 세상을 뜬 남편이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책입니다.

[김길자/故 문재학 열사 어머니 : "백 마디 투쟁하는 것보다 우리 작가님 한마디가 이렇게 세계를 울리고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작가의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씨는 딸의 수상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한승원/소설가 :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

그러면서, 한강 작가가 수상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가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냐며 반문했다는 겁니다.

[한승원/소설가·한강 아버지 :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주검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냐고."]

한강 작가가 다녔던 초등학교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고향의 지역 주민들도 수상의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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