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자 “중·러 어깃장에 동아시아 정상회의 성명 불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공동 성명 채택 불발과 관련해 미국 당국자가 중국과 러시아의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러는 한반도를 비롯해 남중국해와 중동, 우크라이나 등을 역내 위협으로 명시한 조항에도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시각 12일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러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10개국이 제안한 공동 성명에 반대하며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등 18개국이 참여한 EAS에서 성명 채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아세안은 최종 성명을 제시하며 이는 최종본으로서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양자택일’의 의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5개국은 이에 찬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채택이 불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몇몇 조항에서 이견이 노출됐지만, 핵심은 남중국해 문제와 직결되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언급하는 방식에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중러가 지난해보다 성명 문구가 더 나아갔다고 주장하며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또 ‘남중국해와 한반도, 미얀마, 우크라이나, 중동이 역내의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문구를 놓고도 중러의 반대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놓고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상황입니다.

반면 리창 중국 총리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해 “아시아에 블록 결과 지정학적 충돌을 가져오려는 시도”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가 성명을 정치화하려고 시도해 채택이 불발했다”며 책임을 노골적으로 돌렸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