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실 소파·외지인에 냉장고…쌈짓돈 된 ‘댐 지원금’

입력 2024.10.16 (21:40) 수정 2024.10.1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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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댐 건설로 피해를 입은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원금이 지급되는데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실태를 조사해 봤더니, 전체의 20%가량인 42억 원이 피해 지원금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됐습니다.

김영은 기잡니다.

[리포트]

홍수 예방과 물 공급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댐.

정작 인근 주민들은 수몰과 각종 규제로 피해를 입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습니다.

이른바 '댐 건설 피해' 지원금으로 주민의 소득 증대나 마을 환경 개선 사업에 쓰도록 정해 놨습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7개 지자체를 실태 조사했더니 지원금을 부실 집행한 사례가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한 지자체에선 주민 생활기반 조성에 써야 할 사업비 4백여만원을 면장실 소파를 사는 데 썼습니다.

지역민이 받아야 할 세탁기 냉장고를 외지인이 받아 가거나, 엉뚱한 사유지에 잔디를 심어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을 회관 지을 땅을 사는 데 1억2천만 원을 지원했지만 땅만 사놓고 2년 가까이 방치한 지자체도 있습니다.

[OO시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이 선정됐는데 부지가 없으면 사업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먼저 구입을 한 건데..."]

조사 결과 7개 지자체 지원금 207억 원 가운데 약 20%인 42억 원이 부실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혜영/권익위 공공재정환수관리과장 : "(적발된 지자체는) 사실상 쓰고 나서 그에 심의를 맞춰 한 겁니다. 심의가 사실 의미가 없어지는 거지 않습니까? 법에 따라서 규정, 절차대로 예산을 집행하란 뜻입니다."]

권익위는 목적에 어긋나게 쓴 사업비를 반납하라고 해당 지자체에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촬영기자:이호/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여현수 김지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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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장실 소파·외지인에 냉장고…쌈짓돈 된 ‘댐 지원금’
    • 입력 2024-10-16 21:40:03
    • 수정2024-10-16 21: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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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댐 건설로 피해를 입은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원금이 지급되는데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실태를 조사해 봤더니, 전체의 20%가량인 42억 원이 피해 지원금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됐습니다.

김영은 기잡니다.

[리포트]

홍수 예방과 물 공급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댐.

정작 인근 주민들은 수몰과 각종 규제로 피해를 입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습니다.

이른바 '댐 건설 피해' 지원금으로 주민의 소득 증대나 마을 환경 개선 사업에 쓰도록 정해 놨습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7개 지자체를 실태 조사했더니 지원금을 부실 집행한 사례가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한 지자체에선 주민 생활기반 조성에 써야 할 사업비 4백여만원을 면장실 소파를 사는 데 썼습니다.

지역민이 받아야 할 세탁기 냉장고를 외지인이 받아 가거나, 엉뚱한 사유지에 잔디를 심어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을 회관 지을 땅을 사는 데 1억2천만 원을 지원했지만 땅만 사놓고 2년 가까이 방치한 지자체도 있습니다.

[OO시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이 선정됐는데 부지가 없으면 사업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먼저 구입을 한 건데..."]

조사 결과 7개 지자체 지원금 207억 원 가운데 약 20%인 42억 원이 부실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혜영/권익위 공공재정환수관리과장 : "(적발된 지자체는) 사실상 쓰고 나서 그에 심의를 맞춰 한 겁니다. 심의가 사실 의미가 없어지는 거지 않습니까? 법에 따라서 규정, 절차대로 예산을 집행하란 뜻입니다."]

권익위는 목적에 어긋나게 쓴 사업비를 반납하라고 해당 지자체에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촬영기자:이호/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여현수 김지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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