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타이완대표처에 “수도 떠나라”…중국 “올바른 결정”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압박으로 인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타이완대표처가 수도에서 쫓겨날 위기라고 자유시보 등 타이완 언론이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남아공 외교부는 지난 7일 주 남아공 타이완대표처에 이달 말까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인 요하네스버그로 이전하라고 통지했습니다. 이어 “협상의 여지는 없다”면서 이달 30일이 이전 기한으로, 이에 불응할 경우 타이완대표처의 강제 폐쇄를 예고했습니다.

타이완과 남아공은 미수교국 관계이며 상호 대표처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수교 국가의 대표처는 사실상 대사관 또는 영사관 역할을 합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이후 남아공 정부가 지속적으로 타이완대표처 이전을 압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아공 정부는 그러다가 지난 4월부터 유엔총회 결의안 2758호(중국을 유엔 내 대표로 인정하는 내용)와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이유로 6개월 기한으로 수도 이외 지역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남아공에 대만대표처 폐쇄를 요구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즉답 없이 “우리는 남아공이 올바른 결정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세계 각국이 외교관계를 수립·발전시키는 정치적 기초이자 국제 사회에서 공인된 준칙”이라며 “‘타이완 독립’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양하오 타이완 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타이완의 국제적 공간에 대한 중국의 억압이 지금까지 중단된 적이 없다면서 남아공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2017년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무장경찰 25명을 동원해 수도 아부자의 타이완대표처를 봉쇄한 후 수도 이외 지역으로 떠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인프라 투자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차관은 아프리카 전체 부채의 12%를 차지합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미국 주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이 남아공 철도 시스템 개선에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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