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범죄 신고…공소시효로 기소 어려워
입력 2024.10.22 (07:52)
수정 2024.10.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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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이뤄지는 게 바로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그런데 공소시효 탓에 성인이 돼 어린 시절 피해를 신고할 경우, 기소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른 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회를 다니며 학생회 간부를 맡았습니다.
당시 목사와 인척이던 교회 선생님 B 씨와 교리 공부와 각종 상담을 하며 가까워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 "제 상처나 이런 걸 많이 물어봐 주고 자기와 비슷하다고 말을 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형성했던 거 같고…."]
이후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영상 촬영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진짜 '내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좀 더럽더라고요. 나 자신도 이렇게 내가 더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이 과연 나를 도와주려고 할까…."]
A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B씨의 위력 등이 우려돼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음성변조 : "'정말 일이 커졌네? 그 사람 말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가 미안함 같은 걸 느꼈고,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된 느낌…."]
A씨는 성인이 된 뒤 10년 다 된 최근에서야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상 위계 등 간음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공소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과 검찰 모두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전형적으로 '그루밍'이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맥락에서 보기보다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봤다고 보여요. 기계적으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느냐 이런 것만 보고, 연인 관계였다고 단정하면서…."]
결국 A씨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만 항고장을 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취재진은 A씨 주장과 관련한 반론을 듣고자 B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이뤄지는 게 바로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그런데 공소시효 탓에 성인이 돼 어린 시절 피해를 신고할 경우, 기소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른 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회를 다니며 학생회 간부를 맡았습니다.
당시 목사와 인척이던 교회 선생님 B 씨와 교리 공부와 각종 상담을 하며 가까워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 "제 상처나 이런 걸 많이 물어봐 주고 자기와 비슷하다고 말을 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형성했던 거 같고…."]
이후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영상 촬영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진짜 '내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좀 더럽더라고요. 나 자신도 이렇게 내가 더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이 과연 나를 도와주려고 할까…."]
A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B씨의 위력 등이 우려돼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음성변조 : "'정말 일이 커졌네? 그 사람 말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가 미안함 같은 걸 느꼈고,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된 느낌…."]
A씨는 성인이 된 뒤 10년 다 된 최근에서야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상 위계 등 간음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공소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과 검찰 모두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전형적으로 '그루밍'이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맥락에서 보기보다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봤다고 보여요. 기계적으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느냐 이런 것만 보고, 연인 관계였다고 단정하면서…."]
결국 A씨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만 항고장을 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취재진은 A씨 주장과 관련한 반론을 듣고자 B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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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밍’ 성범죄 신고…공소시효로 기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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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10-22 07: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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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이뤄지는 게 바로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그런데 공소시효 탓에 성인이 돼 어린 시절 피해를 신고할 경우, 기소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른 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회를 다니며 학생회 간부를 맡았습니다.
당시 목사와 인척이던 교회 선생님 B 씨와 교리 공부와 각종 상담을 하며 가까워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 "제 상처나 이런 걸 많이 물어봐 주고 자기와 비슷하다고 말을 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형성했던 거 같고…."]
이후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영상 촬영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진짜 '내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좀 더럽더라고요. 나 자신도 이렇게 내가 더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이 과연 나를 도와주려고 할까…."]
A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B씨의 위력 등이 우려돼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음성변조 : "'정말 일이 커졌네? 그 사람 말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가 미안함 같은 걸 느꼈고,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된 느낌…."]
A씨는 성인이 된 뒤 10년 다 된 최근에서야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상 위계 등 간음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공소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과 검찰 모두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전형적으로 '그루밍'이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맥락에서 보기보다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봤다고 보여요. 기계적으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느냐 이런 것만 보고, 연인 관계였다고 단정하면서…."]
결국 A씨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만 항고장을 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취재진은 A씨 주장과 관련한 반론을 듣고자 B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이뤄지는 게 바로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그런데 공소시효 탓에 성인이 돼 어린 시절 피해를 신고할 경우, 기소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른 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회를 다니며 학생회 간부를 맡았습니다.
당시 목사와 인척이던 교회 선생님 B 씨와 교리 공부와 각종 상담을 하며 가까워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 "제 상처나 이런 걸 많이 물어봐 주고 자기와 비슷하다고 말을 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형성했던 거 같고…."]
이후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영상 촬영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진짜 '내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좀 더럽더라고요. 나 자신도 이렇게 내가 더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이 과연 나를 도와주려고 할까…."]
A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B씨의 위력 등이 우려돼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음성변조 : "'정말 일이 커졌네? 그 사람 말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가 미안함 같은 걸 느꼈고,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된 느낌…."]
A씨는 성인이 된 뒤 10년 다 된 최근에서야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상 위계 등 간음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공소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과 검찰 모두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전형적으로 '그루밍'이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맥락에서 보기보다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봤다고 보여요. 기계적으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느냐 이런 것만 보고, 연인 관계였다고 단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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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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