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한국인 비만 기준 ‘BMI 25→27’ 상향 조정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우리나라 비만 진단 기준을 체질량지수(BMI) 25에서 27로 높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오늘(11일) 2002~2003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리 국민에게 적합한 비만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체질량지수(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BMI 25 이상부터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BMI와 총사망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25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고, BMI 18.5 미만과 3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을 살펴보면, BMI 29구간에서 이전 구간에 비해 사망 위험 증가 폭이 2배 커졌습니다.

또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고,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해, BMI 25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MI 25 이상에서 질병 발생 위험을 살펴보면,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은 BMI 27구간, 심혈관질환은 BMI 29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구간에서 이전 구간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습니다.

동국대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비만 진단 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시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지금의 BMI 진단 기준을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오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사망 위험이 낮았다”며 “그간 우리의 체형과 생활 습관,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겪으며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고, 비만과 질병의 연관성은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건강보험연구원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최대 규모 추적 관찰 연구”라면서 “공단은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인구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건강보험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