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9월의 절반 수준…“풍선효과 우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결과로 10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한 달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전보다 증가 폭이 커지며 대출 수요가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 은행권 가계대출 3조 9,000억 원 증가…9월 절반 수준

한국은행이 오늘(11일) 발표한 ‘2024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1,139조 5,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 9,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8월 9조 2,000억 원, 9월 5조 6,000억 원에서 지난달 3조 대로 내려오며 두 달 연속 증가 폭이 둔화했습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0월에 3조 6,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9월 6조 1,00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증가세가 꺾인 것입니다.

한국은행 박민철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이후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과 수도권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출 증가폭이 매우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 효과와 IPO 청약 수요 등의 영향으로 9월 5,000억 원 감소했던 데서 증가로 돌아섰습니다.

■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6조 6,000억 원 증가…9월보다 증가 폭 확대

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전 금융권으로 보면 가계대출 증가 폭이 10월에 전달보다 더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오늘(11일)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 6,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8월 9조 7,000억 원 증가에서 9월 5조 3,000억 원 증가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가, 지난달 다시 확대된 겁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5조 5,000억 원 증가하며 9월 6조 8,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습니다.

다만 기타대출이 9월 1조 5,000억 원 감소에서 10월 1조 1,000억 원 증가로 전환했습니다.

업권별 대출 증가폭에는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9월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제2금융권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 제2금융권 가계대출 2조 7,000억 원 증가…한 달만에 증가 전환

금융위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0월 한 달간 2조 7,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9월 3,000억 원 감소에 비해면 큰 폭으로 늘면서 증가 전환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집단대출 위주로 1조 9,000억 원 증가했고, 기타대출의 경우 카드론이나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8,000억 원 늘었습니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권과 여전사가 각각 9,000억 원 증가로 가장 크게 늘었고, 이어 보험(+5,000억 원), 저축은행(+4,000억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도 오늘 설명회에서 “은행권 같은 경우 (대출 증가폭이) 상당히 많이 줄었는데 비은행권 쪽으로 주택 관련 대출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체결됐던 주택 거래 같은 것을 고려했을 때 그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을 고려하면 대출이 용이한 업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계감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고, 업권 간의 규제 차이를 바탕으로 한 투기적 투자 수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는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제2금융권에 대한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내년에도 경영계획을 제출받아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과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