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기업 매출 증가율 코로나 이후 첫 ‘마이너스’…취약기업도 최대치

국내 내수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취약기업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곳의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 가운데 내수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9%로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한경협은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곳을 수출기업으로, 50% 미만인 곳은 내수기업으로 보고 조사했습니다.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폭이 17.6%로 제일 컸고, 도·소매업이 6.5% 감소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경협은 이에 대해 지주회사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은 소비 부진 때문으로 봤습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7% 증가했지만,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3.6% 증가한 것에 따른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한경협은 이는 지난해 매출액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며, 특히 매출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상반기 7.4%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 비중은 2020년 이후 최대치였던 지난해 97.8%에서 올해 상반기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고 한경협은 전했습니다.

특히 내수기업은 올해 매출액은 줄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에도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비용이 늘어 올해 상반기 전체 기업 가운데 영업 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갚지 못하는 취약 기업의 비중이 44.7%로 코로나19 이후 최대치로 나타났다고 한경협은 밝혔습니다.

이밖에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8.3%로 나타나 경제 성장 동력 위축 우려가 커졌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 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 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 살리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