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꽃게 전쟁

입력 2024.11.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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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특별경비단. 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외국 어선에 대응하는 해경의 전담 조직입니다.

류원준 경위는 문제 어선 검문·검색, 나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성진/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구조대원
심장이 이렇게 입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뛸 때도 있고 사실 제 몸 챙기기 바빠서 거의 대화 없이 나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눈앞에 나타난 중국 어선들. 경계선을 넘어온 어선들을 우리 해역 밖으로 밀어냅니다. 작전은 30여 분 만에 끝났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진압 장비가 20kg 가까이 되는 장비를 착용하면서 하다 보니까, 집중하다 보니까. 끝나고 났을 때 잘 됐을 때 보람이 상당하고요.

지난 9월 24일 새벽, 인천 옹진군 대청도 남서쪽 해상에선 중국 어선 4척이 나포됐습니다. 당시 중국 어선은 불법으로 까나리 조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0월3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해상에선 중국 어선 2척이 나포됐습니다. 당시 중국 어선 9척은 서로 배를 붙여 도주하는 '연환계' 수법을 쓰며 달아났습니다.

창설된 지 7년이 된 서해5도특별경비단. 최근 서해 NLL 해역에 출현하는 중국 어선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무허가 조업이나 금지구역 침범 등 ‘중대 위반 어선’이 늘었습니다.

백종수/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장
최근 가을철 서해 특정해역에 황금 어장이 형성되면서 집단으로 한탕을 노리는 불법조업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가을 성어기를 맞은 서해 최북단 대청도. 꽃게 조업이 한창인 대청도에서도 중국 어선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최근엔 돈을 받고 중국 어선을 모는 사람도 생겼다고 합니다.

배복봉/대청도 선주협회장
중국 어선이 잔뜩 와있잖아. 지금 저기. 꽃게 철. 요새 대청도가 꽃게가 조금 난다고 그러니까 저쪽에 엄청 와있잖아 지금. (한국인) 지인도 중국에 고용(스카우트)돼서 중국 배를 탄다고 그러더라고. 대청도에 꽃게가 많이 난다, 연평도에 꽃게가 나온다 그러면 다 꾸역꾸역 들어오는 거예요.

하루 동안 잡은 꽃게 양은 약 1톤. 배복봉 씨는 많이 안 들었다고 말하지만, 안도하는 눈치입니다. 이번 가을 대청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 꽃게 어획량은 반토막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수정/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최근 여름에 지속되었던 고수온의 영향으로 꽃게가 서식할 수 있는 분포 지역이 넓게 형성됨으로써 어장도 함께 분산된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에 따라서 어획량도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꽃게 가격은 2배 넘게 뛰었고, 대청도엔 중국인 유통업자가 꽃게를 구하겠다며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희재/대명수산 대표
지금은 (1차 유통 가격) 바닥 단가가 이제 한 6천 원, 7천 원 선 왔다 갔다 하고 있고요. 작년에는 좀 많이 좀, 올해에 비해서 터무니없었죠. 작년에 같은 경우는 한 2천5백 원, 3천 원대에서 이제 했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업자들은 없었어요. 없었는데, 올해는 워낙에 이제 서해 쪽에는 꽃게가 없다 보니까는 운송비부터, 통관비부터 여러 가지, 내가 볼 때는 (수지가) 안 맞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 땅까지 가져가냐 그러니까는. 워낙에 없다 보니까는 그것도 필요하다는 거예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날이 좋지 않을 때 주로 이뤄집니다. NLL 해역은 특히 단속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힙니다. 중국 어선들이 북으로 도주해버리면 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경 대원들이 중국 어선에 올라탄 상태로 북으로 넘어가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10분 안에 작전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전성진/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구조대원
조타실이나 기관실이나 못 들어가게 폐쇄해 놓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걸 강제적으로 개방해서 진입하는데, 개방을 못 하고 NLL이나 바깥쪽으로 개방하는 시간 동안 도주하면 저희가 강제적으로 다시 하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그만큼 출입문을 더 견고하게. 예전에 목재 문을 쓰면 철갑문으로 하고, 철갑문을 이중으로 하게 되고, 뭐 이런 식으로 계속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국어선의 대응은 더욱 지능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초반에는 흉기를 던진다든가 그리고 쇠 파이프 등으로 등선하기 직전에 방해를 하던 형태에서 선체에다 파이프를, 작은 쇠창살 같은 거를 여러 개 꽂아두고 방해했었고 철망으로 또 방어를 했었고. 작은 단정이었지만 밀어내거나 뜯어내서 극복은 됐었는데. 쇳덩어리, 큰 철제관(붐대)을 설치하고 와이어를 설치해서 그 공간은 절대 진입하지 못하게끔, 접안하지 못하게끔 방해를 하게 되었고 선미 쪽이나 이런 데는 그물망을 설치해서 그런 걸로 형태가 많이 변하게 되었죠.

중국 산둥성과 랴오닝성의 중국 어선만 3만 척 정도. 중국 어선의 우리 수역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매년 1조 2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중국 연안이 황폐해지면서 중국의 수산물 생산량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10여 년 사이 중국 수산물 소비는 27% 이상 늘어났습니다. 중국 어민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우리 해역으로 넘어오는 이유입니다.

김대영/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정책사업본부장
(중국의 어업 생산량이) 2천 년대에는 한 1,200만 톤대에서 최근에 있어서는 한 900만 톤대로 급하게 좀 떨어졌고요. 그래서 이런 어획량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자원의 풍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고. 첫째는 서해가 아니면 잡을 수 있는 어장이 없다는 것. 두 번째로는 수산물 소비 확대로 인해서 어획물만 있다 그러면 판매가 돼서 어느 정도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이러한 사람들이 어업 기술은 숙련돼 있지만 타 산업으로 상당히 옮겨가기가 힘들다는 점.

서해에선 한치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중국어선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퇴선을 하다가, 어, 하다가 저도 추락을 했던 경험도 있었고요. 제압이 만약에 신속하게 되지 않는다고 하면 수적 우위로 해서 분위기가, 양상이 달라지거든요. 단정을 고의 충돌을 하려고 한다든가, 8년 전에 실제로 단정이 침몰됐던 경우도 있었고요.

지난 20년 동안 불법조업 단속 중 해양경찰관 2명이 순직했습니다. 임무 수행 중 다친 사람도 백 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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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보다] 꽃게 전쟁
    • 입력 2024-11-17 23:12:20
    사회
서해5도특별경비단. 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외국 어선에 대응하는 해경의 전담 조직입니다.

류원준 경위는 문제 어선 검문·검색, 나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성진/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구조대원
심장이 이렇게 입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뛸 때도 있고 사실 제 몸 챙기기 바빠서 거의 대화 없이 나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눈앞에 나타난 중국 어선들. 경계선을 넘어온 어선들을 우리 해역 밖으로 밀어냅니다. 작전은 30여 분 만에 끝났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진압 장비가 20kg 가까이 되는 장비를 착용하면서 하다 보니까, 집중하다 보니까. 끝나고 났을 때 잘 됐을 때 보람이 상당하고요.

지난 9월 24일 새벽, 인천 옹진군 대청도 남서쪽 해상에선 중국 어선 4척이 나포됐습니다. 당시 중국 어선은 불법으로 까나리 조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0월3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해상에선 중국 어선 2척이 나포됐습니다. 당시 중국 어선 9척은 서로 배를 붙여 도주하는 '연환계' 수법을 쓰며 달아났습니다.

창설된 지 7년이 된 서해5도특별경비단. 최근 서해 NLL 해역에 출현하는 중국 어선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무허가 조업이나 금지구역 침범 등 ‘중대 위반 어선’이 늘었습니다.

백종수/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장
최근 가을철 서해 특정해역에 황금 어장이 형성되면서 집단으로 한탕을 노리는 불법조업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가을 성어기를 맞은 서해 최북단 대청도. 꽃게 조업이 한창인 대청도에서도 중국 어선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최근엔 돈을 받고 중국 어선을 모는 사람도 생겼다고 합니다.

배복봉/대청도 선주협회장
중국 어선이 잔뜩 와있잖아. 지금 저기. 꽃게 철. 요새 대청도가 꽃게가 조금 난다고 그러니까 저쪽에 엄청 와있잖아 지금. (한국인) 지인도 중국에 고용(스카우트)돼서 중국 배를 탄다고 그러더라고. 대청도에 꽃게가 많이 난다, 연평도에 꽃게가 나온다 그러면 다 꾸역꾸역 들어오는 거예요.

하루 동안 잡은 꽃게 양은 약 1톤. 배복봉 씨는 많이 안 들었다고 말하지만, 안도하는 눈치입니다. 이번 가을 대청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 꽃게 어획량은 반토막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수정/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최근 여름에 지속되었던 고수온의 영향으로 꽃게가 서식할 수 있는 분포 지역이 넓게 형성됨으로써 어장도 함께 분산된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에 따라서 어획량도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꽃게 가격은 2배 넘게 뛰었고, 대청도엔 중국인 유통업자가 꽃게를 구하겠다며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희재/대명수산 대표
지금은 (1차 유통 가격) 바닥 단가가 이제 한 6천 원, 7천 원 선 왔다 갔다 하고 있고요. 작년에는 좀 많이 좀, 올해에 비해서 터무니없었죠. 작년에 같은 경우는 한 2천5백 원, 3천 원대에서 이제 했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업자들은 없었어요. 없었는데, 올해는 워낙에 이제 서해 쪽에는 꽃게가 없다 보니까는 운송비부터, 통관비부터 여러 가지, 내가 볼 때는 (수지가) 안 맞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 땅까지 가져가냐 그러니까는. 워낙에 없다 보니까는 그것도 필요하다는 거예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날이 좋지 않을 때 주로 이뤄집니다. NLL 해역은 특히 단속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힙니다. 중국 어선들이 북으로 도주해버리면 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경 대원들이 중국 어선에 올라탄 상태로 북으로 넘어가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10분 안에 작전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전성진/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구조대원
조타실이나 기관실이나 못 들어가게 폐쇄해 놓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걸 강제적으로 개방해서 진입하는데, 개방을 못 하고 NLL이나 바깥쪽으로 개방하는 시간 동안 도주하면 저희가 강제적으로 다시 하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그만큼 출입문을 더 견고하게. 예전에 목재 문을 쓰면 철갑문으로 하고, 철갑문을 이중으로 하게 되고, 뭐 이런 식으로 계속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국어선의 대응은 더욱 지능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초반에는 흉기를 던진다든가 그리고 쇠 파이프 등으로 등선하기 직전에 방해를 하던 형태에서 선체에다 파이프를, 작은 쇠창살 같은 거를 여러 개 꽂아두고 방해했었고 철망으로 또 방어를 했었고. 작은 단정이었지만 밀어내거나 뜯어내서 극복은 됐었는데. 쇳덩어리, 큰 철제관(붐대)을 설치하고 와이어를 설치해서 그 공간은 절대 진입하지 못하게끔, 접안하지 못하게끔 방해를 하게 되었고 선미 쪽이나 이런 데는 그물망을 설치해서 그런 걸로 형태가 많이 변하게 되었죠.

중국 산둥성과 랴오닝성의 중국 어선만 3만 척 정도. 중국 어선의 우리 수역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매년 1조 2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중국 연안이 황폐해지면서 중국의 수산물 생산량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10여 년 사이 중국 수산물 소비는 27% 이상 늘어났습니다. 중국 어민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우리 해역으로 넘어오는 이유입니다.

김대영/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정책사업본부장
(중국의 어업 생산량이) 2천 년대에는 한 1,200만 톤대에서 최근에 있어서는 한 900만 톤대로 급하게 좀 떨어졌고요. 그래서 이런 어획량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자원의 풍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고. 첫째는 서해가 아니면 잡을 수 있는 어장이 없다는 것. 두 번째로는 수산물 소비 확대로 인해서 어획물만 있다 그러면 판매가 돼서 어느 정도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이러한 사람들이 어업 기술은 숙련돼 있지만 타 산업으로 상당히 옮겨가기가 힘들다는 점.

서해에선 한치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중국어선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류원준/서해5도특별경비단 3005함 검색팀장
퇴선을 하다가, 어, 하다가 저도 추락을 했던 경험도 있었고요. 제압이 만약에 신속하게 되지 않는다고 하면 수적 우위로 해서 분위기가, 양상이 달라지거든요. 단정을 고의 충돌을 하려고 한다든가, 8년 전에 실제로 단정이 침몰됐던 경우도 있었고요.

지난 20년 동안 불법조업 단속 중 해양경찰관 2명이 순직했습니다. 임무 수행 중 다친 사람도 백 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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