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농민, 남미-유럽연합 FTA 본격 반대 시위

입력 2024.11.19 (05:03) 수정 2024.11.19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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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연내 최종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에 유럽 각국 농민단체가 자국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전국농민연맹과 청년농민회는 현지 시각 18일부터 반대 시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남부 몽펠리에에서는 100여 명의 농민이 지방 청사 앞에서 시위 중이며, 아비뇽에서도 트랙터 시위대가 공동 대응에 나서기 위해 집결했습니다. 보르도에서도 트랙터 시위가 예정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럽 시장이 남미 상품으로 뒤덮일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풍자하기 위해 마을 표지판을 남미 도시들 이름으로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피에리크 오렐 청년농민회장은 RMC 라디오에 출연해 “전국 85곳에서 시위가 진행될 것”이라며 “어떤 곳에서는 도로가 막힐 것이고 다른 곳에서는 분노의 불길이 일거나 청사 앞 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다른 EU 회원국 농민들도 남미와 FTA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독일농민협회(DBV)는 아직 시위 계획은 없다면서도 재협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아힘 루크비트 회장은 “국제 기준과 유럽 기준의 차이를 보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만 EU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주요 농업단체가 정부에 협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네덜란드 농가는 특히 가금류와 설탕 부문이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농민 단체뿐 아니라 농업부까지 나서 남미와 FTA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 상태로 FTA 협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남미 농민 역시 EU와 같은 환경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로 구성된 남미경제공동체로, EU와는 1999년 FTA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19년 원론적인 합의가 이뤄졌으나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 추가를 요구하면서 난관에 부딪혀 그간 진전이 없었지만 올해 말 최종 서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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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9 05:03:37
    • 수정2024-11-19 05:22:14
    국제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연내 최종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에 유럽 각국 농민단체가 자국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전국농민연맹과 청년농민회는 현지 시각 18일부터 반대 시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남부 몽펠리에에서는 100여 명의 농민이 지방 청사 앞에서 시위 중이며, 아비뇽에서도 트랙터 시위대가 공동 대응에 나서기 위해 집결했습니다. 보르도에서도 트랙터 시위가 예정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럽 시장이 남미 상품으로 뒤덮일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풍자하기 위해 마을 표지판을 남미 도시들 이름으로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피에리크 오렐 청년농민회장은 RMC 라디오에 출연해 “전국 85곳에서 시위가 진행될 것”이라며 “어떤 곳에서는 도로가 막힐 것이고 다른 곳에서는 분노의 불길이 일거나 청사 앞 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다른 EU 회원국 농민들도 남미와 FTA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독일농민협회(DBV)는 아직 시위 계획은 없다면서도 재협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아힘 루크비트 회장은 “국제 기준과 유럽 기준의 차이를 보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만 EU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주요 농업단체가 정부에 협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네덜란드 농가는 특히 가금류와 설탕 부문이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농민 단체뿐 아니라 농업부까지 나서 남미와 FTA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 상태로 FTA 협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남미 농민 역시 EU와 같은 환경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로 구성된 남미경제공동체로, EU와는 1999년 FTA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19년 원론적인 합의가 이뤄졌으나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 추가를 요구하면서 난관에 부딪혀 그간 진전이 없었지만 올해 말 최종 서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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