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트랜스젠더 학생 수련회 참여 제한은 차별”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학생을 학교 수련회에서 배제하는 행위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FTM(Female to Male) 트랜스젠더 학생은 학교가 주관하는 2박 3일 수련회에 참가하고자 수련회 담당 교사와 교감과 상담했습니다.

해당 학생은 학교가 ‘법적 성별이 여성이므로 여학생 방을 쓰지 않으면 수련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해 결국 참가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차별을 당했다고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고등학교장은 “법적 성별이 남성으로 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학생 방을 사용하면 진정인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성적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진정인이 차선책으로 독방 사용을 요청했으나, 다른 학생들에게 그 정당성을 납득시키기 어려웠으며 진정인의 부모도 수련회 참가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학교 수련회 참가는 학교 구성원의 권리이자 소속감과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활동의 일환”이라며 “성소수자 학생도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며 의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학생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성별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학교가 사실상 강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진정인이 교육활동에서 균등한 참여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이는 개인의 자아 발달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교육 당국의 구체적인 정책이나 지침이 미비한 상황에서 일선 학교가 독자적으로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처우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보고, 시 교육감에게 성소수자 학생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성소수자 학생이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데 불이익이 없도록 학교 내 성별 분리 시설 이용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성소수자 학생의 학업 수행의 어려움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상담 등 지원 강화 방안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