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쪼개기 꼼수…“근로감독관은 누구 편?”

입력 2024.11.20 (07:37) 수정 2024.11.20 (09: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고용 인원을 5인 미만으로 등록해 이른바 '쪼개기 운영'을 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한 카페 대표가 노동청에 고발당했습니다.

직원들이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노동당국의 부적절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에서 같은 이름의 카페 3곳을 운영 중인 한 업체.

최근 대표가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교육 기간'을 이유로 신입 직원에게 사흘 동안 무급으로 일을 시키는가 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을 넘겨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소영/전 카페 직원 : "연장 근무 수당이나 야간 수당을 받지 못했고, 불합리한 일을 많이 당하면서 일을 했는데…."]

직원들이 낸 진정서에는 직원 한 명당 많게는 천만 원, 평균 백만 원이 넘는 체불액이 있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1년 가까이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표는 카페 3곳을 모두 가족 명의로 등록해 놨는데,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직원 14명은 카페 3곳을 옮겨 다니며 근무하거나 근태를 공유하고, 임금도 한 곳에서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소희/전 카페 직원 : "모든 인사관리나 출퇴근 그런 부분에서는 실장님이 다 관리해 주셨고, 스케줄표는 단톡방에 한 번에 공유되는 식으로 해서…."]

직원들은 또 그동안 노동청에 수차례 진정을 제기했지만, 근로감독관이 진상 조사 대신 합의를 종용하고 처벌불원서 작성까지 강요했다며 당국의 대처도 문제 삼았습니다.

[하은성/노무사 : "근로감독관이 오히려 거꾸로 사업주의 편을 들거나,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사 없이 사건을 끝내버린 것, 많이 중대하게 봐야 하는 큰 문제(입니다.)"]

카페 측은 수당 미지급과 쪼개기 운영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상황으로, 노동청은 업체 운영 상황과 근로감독관의 사건 처리 과정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5인 미만’ 쪼개기 꼼수…“근로감독관은 누구 편?”
    • 입력 2024-11-20 07:37:52
    • 수정2024-11-20 09:24:38
    뉴스광장(대전)
[앵커]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고용 인원을 5인 미만으로 등록해 이른바 '쪼개기 운영'을 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한 카페 대표가 노동청에 고발당했습니다.

직원들이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노동당국의 부적절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에서 같은 이름의 카페 3곳을 운영 중인 한 업체.

최근 대표가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교육 기간'을 이유로 신입 직원에게 사흘 동안 무급으로 일을 시키는가 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을 넘겨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소영/전 카페 직원 : "연장 근무 수당이나 야간 수당을 받지 못했고, 불합리한 일을 많이 당하면서 일을 했는데…."]

직원들이 낸 진정서에는 직원 한 명당 많게는 천만 원, 평균 백만 원이 넘는 체불액이 있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1년 가까이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표는 카페 3곳을 모두 가족 명의로 등록해 놨는데,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직원 14명은 카페 3곳을 옮겨 다니며 근무하거나 근태를 공유하고, 임금도 한 곳에서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소희/전 카페 직원 : "모든 인사관리나 출퇴근 그런 부분에서는 실장님이 다 관리해 주셨고, 스케줄표는 단톡방에 한 번에 공유되는 식으로 해서…."]

직원들은 또 그동안 노동청에 수차례 진정을 제기했지만, 근로감독관이 진상 조사 대신 합의를 종용하고 처벌불원서 작성까지 강요했다며 당국의 대처도 문제 삼았습니다.

[하은성/노무사 : "근로감독관이 오히려 거꾸로 사업주의 편을 들거나,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사 없이 사건을 끝내버린 것, 많이 중대하게 봐야 하는 큰 문제(입니다.)"]

카페 측은 수당 미지급과 쪼개기 운영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상황으로, 노동청은 업체 운영 상황과 근로감독관의 사건 처리 과정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전-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