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항명 혐의 박정훈 대령에 징역 3년 구형…“군 기강 악영향”

군 검찰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군 검찰은 오늘(21일) 오후 서울 용산에 있는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군 검찰 측은 "피고인이 군의 기강을 담당하는 군사경찰 고위 장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며 "수사 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군 지휘 체계와 군 전체 기강에도 큰 악영향 끼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며, 범행의 중대성과 범위·정황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장관의 지시 사항을 (해병대)사령관이 수명하지 않기 위해 피고인과 토의한다는 것은 경험칙(관찰과 측정에서 얻은 법칙)과 논리에 맞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장관 지시, 사령관 지시 등이 모두 외압이고 잘못된 것이니 자기가 만든 틀에서,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생각한 확신이 이 사건 범행 동기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군 검찰 측은 박 대령이 "'당장 인계를 멈추라'는 해병대사령관의 지시에 '이미 인계 중이다, 죄송하다'고 답변한 뒤 그대로 이첩해 명령 불복종을 명확히 했다"며 일련의 행위가 "군인복무기본법상 복종 의무와 명령 규정뿐만 아니라 군 지휘체계에 반하는 행위로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군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은 처벌한다'라고 규정된 군형법 제44조 전시 등을 제외한 '그 밖의 상황'에서 구형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의 구형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 대령은 검찰 측 신문 답변 과정에서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이 자신에게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명확히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령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 보류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며 "김 사령관은 이첩 중단을 시킬 명확한 의사도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사령관이 국방부로부터 이첩 보류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저와 있었다"며 "검찰 측에서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해병대사령관이 세 차례 이첩 보류 지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군에서 상관이 2박 3일에 걸쳐 지시를 3번이나 경우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국방부 지시는 수사 서류를 축소하고 왜곡하라는 불법적 지시였으므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사령관과)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최후변론에서 박 대령은 재판부를 향해 "우리 군에 '불법적인 명령을 해서는 안된다, 복종해서도 안된다'고 말해달라"며 "우리 국민에게 정의는 살아있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알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 대령 변호인단도 최후 변론에서 "불법적 외압이 실재했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이첩보류 명령을 내리지 못했으며 명령이 있었더라도 그 명령은 외압에 의한 것이라 정당한 명령이라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19일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조사 결과에 대한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상관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6일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기소돼 재판받아 왔습니다.

오늘 결심공판에 앞서 박 대령과 변호인 측은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령의 무죄를 주장했고, 기자회견에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참석했습니다.

군사법원은 내년 1월 9일 오전 10시에 박 대령에 대한 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