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신규 ‘발전소’…중국 에너지 굴기 ‘박차’

입력 2024.11.23 (22:20) 수정 2024.11.2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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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은 요즘 "자고나면 새 발전소 하나 솟아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전기차가 매달 140만 대 이상 새로 쏟아져 나와 2천 4백만 대 넘게 운행되고 있고, 인공지능, AI 산업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에너지 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실크로드의 끝자락 둔황.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달리다 보면, 밝게 빛나는 큰 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 200m(미터)의 '용융염’ 타워입니다.

축구장 450개 규모의 발전단지에는 해바라기 모양으로 늘어선 만 2천 개의 거울이 태양열을 모아 타워를 데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을 녹여 뜨거워진 용융염이 수증기를 만들어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류푸궈/둔황서우항신에너지유한공사 총지배인 : "태양열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동시에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화력 발전소와 같은 품질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발전량은 3.9억 KWh(킬로와트시)로 해마다 35만 t(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발전을 할 수 없는 태양광과 달리 이곳에서는 태양열을 저장해서 밤에도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둔황과 인접한 작은 도시 과저우현.

바람 부는 길목마다 풍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설치가 끝난 풍력발전 단지가 50여 곳, 발전 용량은 천만 킬로와트를 넘습니다.

풍력 발전은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인구 13만 명의 과저우 현은 지난해보다 재정 수입이 32% 늘었습니다.

증가된 수입의 1/3이 전기 판매 수입에서 나왔습니다.

[장웨이민/주천태원신에너지 사장 : "바람이 있어야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전력 회사에 팔 수 있잖아요. 우리 현의 수입은 모두 다 바람에서 나온 것입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날씨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심해 전기를 담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저장장치(ESS)가 필요합니다.

저장장치의 단점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불이 잘 난다는 것.

중국은 불이 날 위험이 적은 바나듐을 원료로 차세대 액체형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리웬쿠이/원타이공업(과저우) 대표 : "액체 배터리는 원료를 태우지 않고 폭발 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친환경적입니다. 고체 소재에 비해 더 오래 더 많이 쓸 수 있습니다."]

한반도 서해안과 건너편, 중국 동부에는 해안선을 따라 원자력 발전소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원자력도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가 57기, 추가 건설하고 있는 원전도 30기에 달합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만 원전 11기를 새로 짓겠다는 신규 건설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2030년 원전 최다 보유국으로서 미국을 제치고 발전량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역 특서에 따라 서북 지역은 '풍력과 태양광' 서남부에는 수력, 연해안 지역에서는 해상 풍력발전과 원전으로 특화해 이른바 '청정에너지 기지'를 건설 하고 있습니다.

전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가 쓰는 충전용 전력만 해도 그리스 1년 소비량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전력 소비량은 약 9조 2천억 킬로와트시(kWh)로 지난 5년동안 34% 급증했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생산된 전기는 공장과 기업들이 몰려있는 중국 동부로 대부분 보내집니다.

미래 지식기반사회를 떠받치는 인공지능 AI는 그야말로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AI 데이터 센터가 빨아들이는 전기소비량은 획기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2030년 탄소 정점을 지나 2060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밝힌 이른바 '쌍탄(雙碳)' 목표입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2021년 유엔 연설 : "각 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중국은 국가적 공헌도을 높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과 포위 수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중국의 에너지 굴기는 먼 미래 전략이 아니라 당장 오늘의 살 길로 보입니다.

중국 간쑤성에서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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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고 나면 신규 ‘발전소’…중국 에너지 굴기 ‘박차’
    • 입력 2024-11-23 22:20:38
    • 수정2024-11-23 22:29:0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중국은 요즘 "자고나면 새 발전소 하나 솟아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전기차가 매달 140만 대 이상 새로 쏟아져 나와 2천 4백만 대 넘게 운행되고 있고, 인공지능, AI 산업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에너지 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실크로드의 끝자락 둔황.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달리다 보면, 밝게 빛나는 큰 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 200m(미터)의 '용융염’ 타워입니다.

축구장 450개 규모의 발전단지에는 해바라기 모양으로 늘어선 만 2천 개의 거울이 태양열을 모아 타워를 데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을 녹여 뜨거워진 용융염이 수증기를 만들어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류푸궈/둔황서우항신에너지유한공사 총지배인 : "태양열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동시에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화력 발전소와 같은 품질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발전량은 3.9억 KWh(킬로와트시)로 해마다 35만 t(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발전을 할 수 없는 태양광과 달리 이곳에서는 태양열을 저장해서 밤에도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둔황과 인접한 작은 도시 과저우현.

바람 부는 길목마다 풍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설치가 끝난 풍력발전 단지가 50여 곳, 발전 용량은 천만 킬로와트를 넘습니다.

풍력 발전은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인구 13만 명의 과저우 현은 지난해보다 재정 수입이 32% 늘었습니다.

증가된 수입의 1/3이 전기 판매 수입에서 나왔습니다.

[장웨이민/주천태원신에너지 사장 : "바람이 있어야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전력 회사에 팔 수 있잖아요. 우리 현의 수입은 모두 다 바람에서 나온 것입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날씨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심해 전기를 담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저장장치(ESS)가 필요합니다.

저장장치의 단점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불이 잘 난다는 것.

중국은 불이 날 위험이 적은 바나듐을 원료로 차세대 액체형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리웬쿠이/원타이공업(과저우) 대표 : "액체 배터리는 원료를 태우지 않고 폭발 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친환경적입니다. 고체 소재에 비해 더 오래 더 많이 쓸 수 있습니다."]

한반도 서해안과 건너편, 중국 동부에는 해안선을 따라 원자력 발전소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원자력도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가 57기, 추가 건설하고 있는 원전도 30기에 달합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만 원전 11기를 새로 짓겠다는 신규 건설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2030년 원전 최다 보유국으로서 미국을 제치고 발전량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역 특서에 따라 서북 지역은 '풍력과 태양광' 서남부에는 수력, 연해안 지역에서는 해상 풍력발전과 원전으로 특화해 이른바 '청정에너지 기지'를 건설 하고 있습니다.

전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가 쓰는 충전용 전력만 해도 그리스 1년 소비량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전력 소비량은 약 9조 2천억 킬로와트시(kWh)로 지난 5년동안 34% 급증했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생산된 전기는 공장과 기업들이 몰려있는 중국 동부로 대부분 보내집니다.

미래 지식기반사회를 떠받치는 인공지능 AI는 그야말로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AI 데이터 센터가 빨아들이는 전기소비량은 획기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2030년 탄소 정점을 지나 2060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밝힌 이른바 '쌍탄(雙碳)' 목표입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2021년 유엔 연설 : "각 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중국은 국가적 공헌도을 높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과 포위 수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중국의 에너지 굴기는 먼 미래 전략이 아니라 당장 오늘의 살 길로 보입니다.

중국 간쑤성에서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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