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별도 사도광산 추도식 개최…“강제 동원 노동자 애도”

입력 2024.11.25 (09:22) 수정 2024.11.25 (10: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 주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한국 정부가 오늘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한국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별도 추도 행사를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한국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추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추도식에는 한국 유족 9명과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한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약 30명이 참석했으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도사 낭독과 묵념, 헌화 등이 진행됐습니다.

박 대사는 추도사에서 "80여 년 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지쳐 스러져 간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영령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영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의 한스러운 마음, 귀국 후 사고 후유증과 진폐증으로 힘든 삶을 이어간 분들에게는 어떤 말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대사는 "사도광산의 역사 뒤에는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추도식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을 겪은 한국인 노동자를 기억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80여 년 전의 아픈 역사가 계속 기억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진심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추도 행사 공식 일정은 약 10분 만에 종료됐으며, 이후 유가족들이 각자 준비한 술잔을 바치는 등 별도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추도식을 취재한 일본 기자들은 박 대사에게 한국이 별도 추도 행사를 하는 이유 등을 물었으나, 박 대사는 말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서 한국 유족과 정부 대표는 어제 일본 주최로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전날인 23일 전격 불참을 일본에 통보했습니다.

추도식 일본 중앙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 문제와 추도사 내용 등이 한국인 노동자 애도라는 행사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한국의 등재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열기로 약속한 첫 노동자 추도식은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국, 별도 사도광산 추도식 개최…“강제 동원 노동자 애도”
    • 입력 2024-11-25 09:22:27
    • 수정2024-11-25 10:41:53
    국제
일본 주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한국 정부가 오늘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한국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별도 추도 행사를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한국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추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추도식에는 한국 유족 9명과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한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약 30명이 참석했으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도사 낭독과 묵념, 헌화 등이 진행됐습니다.

박 대사는 추도사에서 "80여 년 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지쳐 스러져 간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영령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영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의 한스러운 마음, 귀국 후 사고 후유증과 진폐증으로 힘든 삶을 이어간 분들에게는 어떤 말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대사는 "사도광산의 역사 뒤에는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추도식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을 겪은 한국인 노동자를 기억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80여 년 전의 아픈 역사가 계속 기억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진심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추도 행사 공식 일정은 약 10분 만에 종료됐으며, 이후 유가족들이 각자 준비한 술잔을 바치는 등 별도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추도식을 취재한 일본 기자들은 박 대사에게 한국이 별도 추도 행사를 하는 이유 등을 물었으나, 박 대사는 말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서 한국 유족과 정부 대표는 어제 일본 주최로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전날인 23일 전격 불참을 일본에 통보했습니다.

추도식 일본 중앙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 문제와 추도사 내용 등이 한국인 노동자 애도라는 행사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한국의 등재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열기로 약속한 첫 노동자 추도식은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