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진실과 정의 찾아준 재판부 감사”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1년 1개월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오늘(25일)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하도록 교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위증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출신 김진성 씨에게는 "일부 자신의 기억과 다른 증언을 했다"며 위증 일부가 인정돼 벌금 5백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 씨에게 변론요지서를 제공하겠다고 한 발언 등이 방어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전체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위증교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위증교사의 경우 상대방이 위증을 하도록 마음먹게 만드는 고의적 행위가 필요한데, 이 대표에게 김 씨로 하여금 위증하도록 결의하게 하려는 고의, 즉 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 20년 전 '검사 사칭'서 시작된 위증교사 혐의

앞서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분양 특혜 의혹'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김 전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검찰은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김 씨에게 전화해 자신의 토론회 발언을 뒷받침할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김 씨는 2019년 2월 법정에서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로 이 대표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는 2020년 대법원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 대표의 백현동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이 대표와 김 씨 간 통화 녹음파일을 발견하고, 김 씨가 "현직 도지사 요구를 차마 거부하기 어려워 위증했다"고 자백하면서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이재명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그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하지만 창해일속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다 속의 좁쌀 한 개 정도 불과하지 않겠냐"면서 "우리 국민께서 겪는 어려움 그 고통에 비하면 참으로 제가 겪는 어려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제 정치가 이렇게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 죽이는 정치보다 이제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합시다. 이렇게 정부·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 검찰 "무죄 선고 납득 어려워…항소할 것"

검찰은 이 대표의 1심 무죄 선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뒤 "피고인 김진성이 피고인 이재명의 부탁으로 허위 증언했다고 자백했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재판부가 이 대표의 교사행위로 김 씨가 위증했다고 판단해 김 씨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이 대표에게 위증교사의 범의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것은 법리와 증거관계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여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