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파임’ 공포…운전자 잡는 가락대로

입력 2024.11.29 (09:44) 수정 2024.11.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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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에서 화물차 통행이 가장 많은 도로는 강서구 가락대로입니다.

이 도로가 공포의 구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매번 고치기를 거듭해도 다시 발생하는 '도로 파임'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지, 전형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 크고 작은 화물차까지 줄지어 내달리는 강서구 가락대로.

도로 곳곳이 깨지고 파였습니다.

아스팔트 조각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도로 파임, 이른바 '포트홀' 입니다.

[승용차 운전자 : "1차선은 컨테이너(차량)이 적게 다니니까 포트홀(도로 파임) 자체가 적고, 2, 3차선은 포트홀이 생기는데, 특히 소형 승용차는 위험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크올해 1월부터 열 달 동안 부산시가 관리하는 도로에서 생긴 도로 파임은 전체 6천3백여 건.

이 가운데 670건, 전체 10건 중 1건 이상이 이곳 가락대로에서 발생했습니다.

가락대로는 가덕대교 입구에서 죽림동 오봉삼거리까지 15km에 이르는데, 평균 1km당 생긴 도로 파임은 무려 44건이나 됩니다.

[트럭 운전자 : "(도로 파임 위로) 가면 차 하부 다 때려 부숴버립니다. 차에 무리가 많이 가거든요. 그걸 피하려고 이리저리하면 위험하죠. 핸들을 놓쳐버릴 수도 있고."]

실제 타이어 파손 등 피해를 보았다는 사례가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하는데, 지난해 차가 파손돼 자치단체 배상 책임을 인정한 124건 중 20%가 가락대로에서 난 사고였습니다.

그야말로 '공포의 도로'가 돼버린 셈입니다.

가락대로가 특히 도로 파임에 취약한 건 이곳이 연약지반인 데다 화물차 등 차량 통행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1차 사고 후 뒤따르는 차까지 이어지는 2차 사고 위험도 높아 경찰이 비상근무까지 서고 있습니다.

[김세진/부산 강서경찰서 교통과 : "(도로 파임 때문에) 차량 4대가 같이 사고 났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인명피해는 3명. 그런 사고 때문에 포트홀이 생기면 지체없이 바로 나가는 형편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 대책은 임시로 하는 '땜질 처방' 뿐입니다.

서울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 포장보다 단단한 콘크리트 포장 공법으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도로 파임이 잦은 버스전용차로 승강장 105곳에 이 공법을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김경수/서울시 도로관리과 포장관리팀장 : "포트홀(도로 파임)이 있을 수가 없는 거죠. 강성 포장으로 해놓았으니까. 그런데 이제 약간의 균열, 파손 이런 건 있을 수 있지만 차가 다니는 데 불편할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아스팔트 포장보다 7배가량 비싼 게 흠.

대신 수명은 8배가량 길어 더욱 경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최재호/동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시공할 때만 (가격을) 보는 게 아니라, 시공 이후 20~30년간 계속 유지, 관리하면서 사용할 거 아니에요? 20~30년 동안에 유지 보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덜 발생하니까, 장기적으로 봐선 (효과가 있는 겁니다.)"]

가락대로 개선을 요구하는 운전자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부산시는 서울시 방안을 검토만 했을 뿐, 막대한 비용에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현장K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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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파임’ 공포…운전자 잡는 가락대로
    • 입력 2024-11-29 09:44:15
    • 수정2024-11-29 10:42:23
    930뉴스(부산)
[앵커]

부산에서 화물차 통행이 가장 많은 도로는 강서구 가락대로입니다.

이 도로가 공포의 구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매번 고치기를 거듭해도 다시 발생하는 '도로 파임'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지, 전형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 크고 작은 화물차까지 줄지어 내달리는 강서구 가락대로.

도로 곳곳이 깨지고 파였습니다.

아스팔트 조각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도로 파임, 이른바 '포트홀' 입니다.

[승용차 운전자 : "1차선은 컨테이너(차량)이 적게 다니니까 포트홀(도로 파임) 자체가 적고, 2, 3차선은 포트홀이 생기는데, 특히 소형 승용차는 위험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크올해 1월부터 열 달 동안 부산시가 관리하는 도로에서 생긴 도로 파임은 전체 6천3백여 건.

이 가운데 670건, 전체 10건 중 1건 이상이 이곳 가락대로에서 발생했습니다.

가락대로는 가덕대교 입구에서 죽림동 오봉삼거리까지 15km에 이르는데, 평균 1km당 생긴 도로 파임은 무려 44건이나 됩니다.

[트럭 운전자 : "(도로 파임 위로) 가면 차 하부 다 때려 부숴버립니다. 차에 무리가 많이 가거든요. 그걸 피하려고 이리저리하면 위험하죠. 핸들을 놓쳐버릴 수도 있고."]

실제 타이어 파손 등 피해를 보았다는 사례가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하는데, 지난해 차가 파손돼 자치단체 배상 책임을 인정한 124건 중 20%가 가락대로에서 난 사고였습니다.

그야말로 '공포의 도로'가 돼버린 셈입니다.

가락대로가 특히 도로 파임에 취약한 건 이곳이 연약지반인 데다 화물차 등 차량 통행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1차 사고 후 뒤따르는 차까지 이어지는 2차 사고 위험도 높아 경찰이 비상근무까지 서고 있습니다.

[김세진/부산 강서경찰서 교통과 : "(도로 파임 때문에) 차량 4대가 같이 사고 났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인명피해는 3명. 그런 사고 때문에 포트홀이 생기면 지체없이 바로 나가는 형편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 대책은 임시로 하는 '땜질 처방' 뿐입니다.

서울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 포장보다 단단한 콘크리트 포장 공법으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도로 파임이 잦은 버스전용차로 승강장 105곳에 이 공법을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김경수/서울시 도로관리과 포장관리팀장 : "포트홀(도로 파임)이 있을 수가 없는 거죠. 강성 포장으로 해놓았으니까. 그런데 이제 약간의 균열, 파손 이런 건 있을 수 있지만 차가 다니는 데 불편할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아스팔트 포장보다 7배가량 비싼 게 흠.

대신 수명은 8배가량 길어 더욱 경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최재호/동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시공할 때만 (가격을) 보는 게 아니라, 시공 이후 20~30년간 계속 유지, 관리하면서 사용할 거 아니에요? 20~30년 동안에 유지 보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덜 발생하니까, 장기적으로 봐선 (효과가 있는 겁니다.)"]

가락대로 개선을 요구하는 운전자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부산시는 서울시 방안을 검토만 했을 뿐, 막대한 비용에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현장K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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