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이 카페를 찾는 이유
대학교 3학년 김지윤 씨.
수업을 듣고
바로 캠퍼스 밖으로 나옵니다.
취재기자/ 지금 공강인 건가요? 김지윤/ 네 취재기자/ 어디 가시는 거예요? 김지윤/ 수업 끝나서 카페 가고 있어요 취재기자/ 카페요? 김지윤/ 카페 가서 친구 만나기 전에 공부하려고 가고 있어요 |
왜 학교 도서관이 아니라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걸까?
김지윤 / 노트북도 많이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하기 힘들다 보니까 카페에서 공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취재기자/ 도서관에 마지막으로 가신 게 언제죠? 김지윤/ 한 6개월 된 거 같아요 |
‘카공족’
김 씨처럼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카공족이 늘면서
민폐 논란도 있지만,
카페에서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광고하기도 합니다.
황보준/대학원생 (카페) 갈 때마다 사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또 자리가 사실 없어요. 여기 (대학교) 근처다 보니까 취재기자/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요? 황보준/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요 |
도서관에서
발걸음을 돌린 사람들.
하지만 누군가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입니다.
당신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인가요?
■이용자가 줄어 폐관한 동네 유일의 공공도서관

2년 전 폐관된
오류도서관입니다.
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 동네 토박이들에게
오류도서관은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인미혜/오류동 주민 저희 자녀들이 6남매인데 6명 다 이제 오류초등학교를 졸업했죠. (아이들이) 책을 이제 빌리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큰애 같은 경우에는 오류도서관에서 시험 때마다 공부를 많이 했었거든요 |
오륜도서관은
오류1동에 유일하게 있던
공공도서관이었습니다.
1978년 사립으로
개관해 41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오류도서관.
2019년 문을 닫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이듬해 구립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3년도 안 지나 결국 폐관됐습니다.
이유는 뭘까.
2022.11.29. 구로구의회 김기중 / 당시 구로구청 행정관리국장 많은 구 예산을 투입해서 운영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서 지역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률은 좀 저조해서... |
공공도서관 대부분은
코로나19 때 위기를 맞았습니다.
일 년에
2억 7, 8천만 명이었던 방문자 수가
8천9백만 명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방문자 수는 다시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우리 국민들의
독서량은 어떻게 변했을까.

신지영 교수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굉장히 처참합니다. 2023년 통계에 의하면 성인의 경우 독서율이 43%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거의 60%에 가깝다는 거죠 |
독서량 감소와 함께
최근에는 학생들의 문해력 논란도
일었는데요.
올해 한글날을 맞아 조사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선생님들이
실제 겪은 사례입니다.
사흘은 4일로,
가족의 족보를
족발 보쌈 세트로,
이부자리는
별자리로,
금일은
금요일로 아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무설탕을
무로 만든 설탕으로
알고 있다든가,
곰탕은
정말 곰으로 만든 탕인지,
심심한 사과를 두고서는
사과가 어떻게 심심한지
묻기도 했다는데요.
선생님들의 91.8%는
'학생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저하됐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신지영 /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 1980년에 논문을 소개한 기사가 있는데요. 요즘 대학생들의 국어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1980년에요. 예를 들어서 자장가라는 것이 어떤 한자인지 직접 한자를 쓰지 못한다. 또 재미있는 건 사촌 이상의 친족 명칭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 종류는 어휘력 테스트지 어휘력은 문해력의 전반이 아닌 전체가 아니거든요 |

1996년 1회를 시작으로
29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KBS 외솔글짓기대회.
올해도
6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천장에서
문제가 나오자,
학생들의
손놀림이 빨라집니다.
두 시간 반 동안
한편의 글을 완성해야 합니다.
울산여고 3학년 정예은 학생은
‘새벽’을 주제로 글을 써
올해 산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정예은/울산여고 3학년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저에게 새벽이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정말 30대 40대 할머니가 되어서라도 이런 새벽을 보낼 수 있다면 나는 바랄 게 없다, 이런 느낌의 글을 썼습니다 |
초라미/ 울산농서초등학교 교감 아이들이 뭐 금일도 모르니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 과정에서 제가 심사를 하러 가봤는데, 내용이 너무 다양하고, 아이들이 표현력을 참 잘했더라고요. 아주 세세한 장면들을 잘 구상해가지고... |
정예은 학생이
이렇게 글을 잘 쓰는
비결은 뭘까.
정예은/ 항상 학교 마치면 (책을) 읽었어요. 그냥 가서 도서관 가서, 진짜 일주일에 몇 번씩 그냥 학교 마치면 가고 학교 마치면 가고. 일단 읽는 게 너무 좋고 저는 이야기 읽는 걸 너무 좋아해서 |
예나 지금이나
글을 잘 쓰는 학생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광철 / KBS외솔글짓기대회 담당자 제가 지금 7년째 하는데 7년 전과 비교해서는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아진 것도 같아요. 대부분 우리가 평소에 안 쓰던 그런 단어들을 써가면서 정말 좋은 작품들을 써주는 걸 봐서는 공부도 애들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지 않나 |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인 매리언 울프 교수.
책을 읽으면
사람의 뇌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했습니다.

매리언 울프/ 글을 읽을 때 뇌는 이미 존재하는 부분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문해력이나 수리력이 생기면 수많은 새로운 회로가 형성됩니다. 이것이 언어이고 이것이 인지이고 이것이 지각이고 이것이 감정이고 이것이 운동 능력이라고 합시다.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존재하는 겁니다. 각각 이미 있었어요. 하지만 이 다섯 가지가 하나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연결되면) 바로 새로운 회로가 형성되는 거예요 |
감각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회로가 생겨,
우리 뇌가 더 정교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종이책’을 읽을 때
그 효과는 더 크다고 합니다.
매리언 울프/ 디지털상의 정보를 읽을 때는 얕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훑어보는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가장 윗부분을 읽고, 단어 중심으로 훑어 내려가다가 마지막 부분을 읽어요. 그렇게 정보를 훑어 받아들입니다. 반면 인쇄된 글을 읽을 때는 천천히 처리하고 더 많은 과정을 동원하여 읽게 됩니다. 이처럼 두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

문해력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는 핀란드.
독서율 역시 세계에서
항상 상위권인데요.
비결이 뭘까.

2018년에 개관한
핀란드의 도서관입니다.
1층에는
체스를 둘 수 있는
라운지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고,
2층에는
콘솔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재봉틀과 3D 프린터도
눈에 띕니다.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유 주방과 테이블도
준비돼 있습니다.
루릭 얀손 / 오디도서관 이용자 이곳은 누구와 함께 오든 혼자 오든 좋은 장소예요. 누구나 올 수 있고 환영받는 곳이죠 밀리아 일로넨 / 오디도서관 이용자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3D프린터나 재봉틀도 사용할 수 있고 또 공부도 할 수 있어요 |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책으로 손이 뻗치게 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세베리 히르비 / 오디도서관 사서 예를 들어, 2층에서 공부를 하다 여기 와서 잠깐 쉬면서 잡지를 읽을 수도 있고 책도 빌릴 수 있어요.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

음악 LP와 CD가 가득한 이곳,
음반 가게 같지만,
도서관의 일부입니다.
악기도 빌려주고,
음악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도서 자료실에는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빼곡합니다.
이 도서관,
최대 고민은
‘청소년을 어떻게 도서관으로 오게 하느냐’라고 합니다.
마틸드 비치 / 로베르데스노스도서관 사서 사실 도서관에는 어린이들이 많고 어른을 포함한 가족 단위도 많은데 청소년층은 드물거든요. 그래서 이 청소년층을 도서관으로 유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지역의 파트너들과 많은 협력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도서관을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노력,
우리나라는 어떨까.
리모델링 이후
지난해 7월 재개관한
경기도 산본 도서관입니다.
산본도서관을 리모델링한
고재민 교수.

고재민 교수/ 이 공간 자체도 들어오면 이 좁은 공간을 통해 양쪽을 이 복도 1,200 그러니까 1.2m 공간을 통해서만 왔다 갔다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공간을 이렇게 완전히 확장을 해서 아까 본 것처럼 광장형처럼 구성이 되고.. |
1층의 천장을 없애
2층과 연결한 북스테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앉아 이용하고,
공연도 자주 열립니다.
이성희 / 산본도서관 팀장 음악회를 보러 가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가까운 데 있는 도서관에 왔다가 아니면 지나가다가 들려서 이제 예술도 접할 수 있게, 시민분들이 좋아하세요. |
출입구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에
하나 더 만들었고,
열람실 366석도
120석으로 과감하게 줄였습니다.
시민들은
도서관의 변신을 어떻게 느낄까.
이정이/산본도서관 이용자 자유로워요. 예전에는 그냥 이제 딱 앉아서만 딱 읽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아이들이 엎어져서 있고 앉아서 읽고 저기 누워서도 읽을 수 있거든요 |
취재기자/ 요즘에는 선생님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경로당보다는 도서관 오시고 그러시는 분 계세요? 최남호/산본도서관 이용자 그렇죠. 많이 오죠. 그분들이 오면은 이제 요새는 우리 애들 보면 기억력 기능이 증진하잖아요. 그런 거 보면 이 귀를 못 쓰면 저거 하기도 하고 또 사진 찍어가지고 집에서 이렇게 써놓고 자꾸 연습하고 참 좋아해요. 편해요. 저는 매일 일요일에 어디 갈 때 못 오고 매일 와요. |

학교가 끝난 뒤
학원에 가기 전
도서관에서 3D프린팅 수업을
받는 초등학생들.
김지완/초등학생 친환경 건물이나 이런 걸로 나무나 이런 수력 발전기 풍력 발전기 나무 이런 거 넣어서 만들고 있어요 |
강정미 / 용인수지도서관장 호기심이 발동을 하고 그 호기심이 책으로 연결돼서 책을 또 많이 찾으시는 게 아닐까를 생각해서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라이프러리(Life+rary), 도서관의 변신

조용하기만 했던
강원도 인제의 읍내.
최근 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습니다.
박금녀/식당 사장 우리는 이제 작년에는 저녁 장사를 했는데 올해는 4시까지만 장사를 해요. 그런데 매상이 작년보다도 좀 약간 많은 거를 보면, 추세가 더 손님이 많은 거죠 |
지난해 7월
인제기적의도서관이 개관한 뒤
생긴 변화입니다.
1년 동안
방문한 인원이 10만 명.
3만 2천 명인
인제군민의 3배가 넘는 수가
다녀간 겁니다.
인천 서구에 사는
김성연 씨는
도서관 때문에
이곳까지 왔습니다.
김성연/인천 서구 인스타 하는 사람들한테도 좀 유명한 곳인 것 같아요 취재기자/ 관광지로요? 김성연/ 네 취재기자/ 실제 와보니까 어떠세요? 김성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놀랍습니다. |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의
해결책이 되고 있는
도서관.

김명숙 / 인제어린이집 원장 저희 어린이집 바로 옆에 지금 기적의도서관이 생겨서 여기에 자주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산책하는 정도로 자주 이용하고 |
문화 시설이 부족한
주민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공간입니다.
심민석/인제기적의도서관 관장 저희가 자랄 때는 도서관이 독서실 개념으로 저도 인식했고 그렇게 많이 활용을 했습니다만 지금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곳, 슬리퍼를 신고 편안하게 오고 가는 곳 이렇게 많이 변화된 것 같아요 |
인생의 동반자처럼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도서관을 꿈꾸는 사람들.
고재민 교수/ 진정한 시민들의 삶이 소통하는 공간 그래서 저는 라이브러리라고 안 하고 라이프러리라고 해요. 라이프러리 |
종이책과 점점 더
멀어지는 요즘,
도서관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취재: 방준원
촬영기자: 신봉승 김성현 박세준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이기승
그래픽: 장수현
자료조사: 이승민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현지 코디 : 공예진 이보영
번역 : 박자영 임한나
화면제공: 딜라이브TV 한국학중앙연구원 산본도서관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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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러리 도서관의 변신 [더 보다]
-
- 입력 2024-12-01 23:16:43
■카공족이 카페를 찾는 이유
대학교 3학년 김지윤 씨.
수업을 듣고
바로 캠퍼스 밖으로 나옵니다.
취재기자/ 지금 공강인 건가요? 김지윤/ 네 취재기자/ 어디 가시는 거예요? 김지윤/ 수업 끝나서 카페 가고 있어요 취재기자/ 카페요? 김지윤/ 카페 가서 친구 만나기 전에 공부하려고 가고 있어요 |
왜 학교 도서관이 아니라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걸까?
김지윤 / 노트북도 많이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하기 힘들다 보니까 카페에서 공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취재기자/ 도서관에 마지막으로 가신 게 언제죠? 김지윤/ 한 6개월 된 거 같아요 |
‘카공족’
김 씨처럼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카공족이 늘면서
민폐 논란도 있지만,
카페에서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광고하기도 합니다.
황보준/대학원생 (카페) 갈 때마다 사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또 자리가 사실 없어요. 여기 (대학교) 근처다 보니까 취재기자/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요? 황보준/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요 |
도서관에서
발걸음을 돌린 사람들.
하지만 누군가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입니다.
당신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인가요?
■이용자가 줄어 폐관한 동네 유일의 공공도서관

2년 전 폐관된
오류도서관입니다.
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 동네 토박이들에게
오류도서관은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인미혜/오류동 주민 저희 자녀들이 6남매인데 6명 다 이제 오류초등학교를 졸업했죠. (아이들이) 책을 이제 빌리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큰애 같은 경우에는 오류도서관에서 시험 때마다 공부를 많이 했었거든요 |
오륜도서관은
오류1동에 유일하게 있던
공공도서관이었습니다.
1978년 사립으로
개관해 41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오류도서관.
2019년 문을 닫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이듬해 구립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3년도 안 지나 결국 폐관됐습니다.
이유는 뭘까.
2022.11.29. 구로구의회 김기중 / 당시 구로구청 행정관리국장 많은 구 예산을 투입해서 운영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서 지역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률은 좀 저조해서... |
공공도서관 대부분은
코로나19 때 위기를 맞았습니다.
일 년에
2억 7, 8천만 명이었던 방문자 수가
8천9백만 명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방문자 수는 다시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우리 국민들의
독서량은 어떻게 변했을까.

신지영 교수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굉장히 처참합니다. 2023년 통계에 의하면 성인의 경우 독서율이 43%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거의 60%에 가깝다는 거죠 |
독서량 감소와 함께
최근에는 학생들의 문해력 논란도
일었는데요.
올해 한글날을 맞아 조사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선생님들이
실제 겪은 사례입니다.
사흘은 4일로,
가족의 족보를
족발 보쌈 세트로,
이부자리는
별자리로,
금일은
금요일로 아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무설탕을
무로 만든 설탕으로
알고 있다든가,
곰탕은
정말 곰으로 만든 탕인지,
심심한 사과를 두고서는
사과가 어떻게 심심한지
묻기도 했다는데요.
선생님들의 91.8%는
'학생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저하됐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신지영 /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 1980년에 논문을 소개한 기사가 있는데요. 요즘 대학생들의 국어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1980년에요. 예를 들어서 자장가라는 것이 어떤 한자인지 직접 한자를 쓰지 못한다. 또 재미있는 건 사촌 이상의 친족 명칭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 종류는 어휘력 테스트지 어휘력은 문해력의 전반이 아닌 전체가 아니거든요 |

1996년 1회를 시작으로
29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KBS 외솔글짓기대회.
올해도
6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천장에서
문제가 나오자,
학생들의
손놀림이 빨라집니다.
두 시간 반 동안
한편의 글을 완성해야 합니다.
울산여고 3학년 정예은 학생은
‘새벽’을 주제로 글을 써
올해 산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정예은/울산여고 3학년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저에게 새벽이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정말 30대 40대 할머니가 되어서라도 이런 새벽을 보낼 수 있다면 나는 바랄 게 없다, 이런 느낌의 글을 썼습니다 |
초라미/ 울산농서초등학교 교감 아이들이 뭐 금일도 모르니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 과정에서 제가 심사를 하러 가봤는데, 내용이 너무 다양하고, 아이들이 표현력을 참 잘했더라고요. 아주 세세한 장면들을 잘 구상해가지고... |
정예은 학생이
이렇게 글을 잘 쓰는
비결은 뭘까.
정예은/ 항상 학교 마치면 (책을) 읽었어요. 그냥 가서 도서관 가서, 진짜 일주일에 몇 번씩 그냥 학교 마치면 가고 학교 마치면 가고. 일단 읽는 게 너무 좋고 저는 이야기 읽는 걸 너무 좋아해서 |
예나 지금이나
글을 잘 쓰는 학생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광철 / KBS외솔글짓기대회 담당자 제가 지금 7년째 하는데 7년 전과 비교해서는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아진 것도 같아요. 대부분 우리가 평소에 안 쓰던 그런 단어들을 써가면서 정말 좋은 작품들을 써주는 걸 봐서는 공부도 애들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지 않나 |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인 매리언 울프 교수.
책을 읽으면
사람의 뇌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했습니다.

매리언 울프/ 글을 읽을 때 뇌는 이미 존재하는 부분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문해력이나 수리력이 생기면 수많은 새로운 회로가 형성됩니다. 이것이 언어이고 이것이 인지이고 이것이 지각이고 이것이 감정이고 이것이 운동 능력이라고 합시다.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존재하는 겁니다. 각각 이미 있었어요. 하지만 이 다섯 가지가 하나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연결되면) 바로 새로운 회로가 형성되는 거예요 |
감각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회로가 생겨,
우리 뇌가 더 정교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종이책’을 읽을 때
그 효과는 더 크다고 합니다.
매리언 울프/ 디지털상의 정보를 읽을 때는 얕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훑어보는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가장 윗부분을 읽고, 단어 중심으로 훑어 내려가다가 마지막 부분을 읽어요. 그렇게 정보를 훑어 받아들입니다. 반면 인쇄된 글을 읽을 때는 천천히 처리하고 더 많은 과정을 동원하여 읽게 됩니다. 이처럼 두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

문해력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는 핀란드.
독서율 역시 세계에서
항상 상위권인데요.
비결이 뭘까.

2018년에 개관한
핀란드의 도서관입니다.
1층에는
체스를 둘 수 있는
라운지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고,
2층에는
콘솔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재봉틀과 3D 프린터도
눈에 띕니다.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유 주방과 테이블도
준비돼 있습니다.
루릭 얀손 / 오디도서관 이용자 이곳은 누구와 함께 오든 혼자 오든 좋은 장소예요. 누구나 올 수 있고 환영받는 곳이죠 밀리아 일로넨 / 오디도서관 이용자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3D프린터나 재봉틀도 사용할 수 있고 또 공부도 할 수 있어요 |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책으로 손이 뻗치게 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세베리 히르비 / 오디도서관 사서 예를 들어, 2층에서 공부를 하다 여기 와서 잠깐 쉬면서 잡지를 읽을 수도 있고 책도 빌릴 수 있어요.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

음악 LP와 CD가 가득한 이곳,
음반 가게 같지만,
도서관의 일부입니다.
악기도 빌려주고,
음악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도서 자료실에는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빼곡합니다.
이 도서관,
최대 고민은
‘청소년을 어떻게 도서관으로 오게 하느냐’라고 합니다.
마틸드 비치 / 로베르데스노스도서관 사서 사실 도서관에는 어린이들이 많고 어른을 포함한 가족 단위도 많은데 청소년층은 드물거든요. 그래서 이 청소년층을 도서관으로 유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지역의 파트너들과 많은 협력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도서관을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노력,
우리나라는 어떨까.
리모델링 이후
지난해 7월 재개관한
경기도 산본 도서관입니다.
산본도서관을 리모델링한
고재민 교수.

고재민 교수/ 이 공간 자체도 들어오면 이 좁은 공간을 통해 양쪽을 이 복도 1,200 그러니까 1.2m 공간을 통해서만 왔다 갔다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공간을 이렇게 완전히 확장을 해서 아까 본 것처럼 광장형처럼 구성이 되고.. |
1층의 천장을 없애
2층과 연결한 북스테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앉아 이용하고,
공연도 자주 열립니다.
이성희 / 산본도서관 팀장 음악회를 보러 가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가까운 데 있는 도서관에 왔다가 아니면 지나가다가 들려서 이제 예술도 접할 수 있게, 시민분들이 좋아하세요. |
출입구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에
하나 더 만들었고,
열람실 366석도
120석으로 과감하게 줄였습니다.
시민들은
도서관의 변신을 어떻게 느낄까.
이정이/산본도서관 이용자 자유로워요. 예전에는 그냥 이제 딱 앉아서만 딱 읽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아이들이 엎어져서 있고 앉아서 읽고 저기 누워서도 읽을 수 있거든요 |
취재기자/ 요즘에는 선생님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경로당보다는 도서관 오시고 그러시는 분 계세요? 최남호/산본도서관 이용자 그렇죠. 많이 오죠. 그분들이 오면은 이제 요새는 우리 애들 보면 기억력 기능이 증진하잖아요. 그런 거 보면 이 귀를 못 쓰면 저거 하기도 하고 또 사진 찍어가지고 집에서 이렇게 써놓고 자꾸 연습하고 참 좋아해요. 편해요. 저는 매일 일요일에 어디 갈 때 못 오고 매일 와요. |

학교가 끝난 뒤
학원에 가기 전
도서관에서 3D프린팅 수업을
받는 초등학생들.
김지완/초등학생 친환경 건물이나 이런 걸로 나무나 이런 수력 발전기 풍력 발전기 나무 이런 거 넣어서 만들고 있어요 |
강정미 / 용인수지도서관장 호기심이 발동을 하고 그 호기심이 책으로 연결돼서 책을 또 많이 찾으시는 게 아닐까를 생각해서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라이프러리(Life+rary), 도서관의 변신

조용하기만 했던
강원도 인제의 읍내.
최근 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습니다.
박금녀/식당 사장 우리는 이제 작년에는 저녁 장사를 했는데 올해는 4시까지만 장사를 해요. 그런데 매상이 작년보다도 좀 약간 많은 거를 보면, 추세가 더 손님이 많은 거죠 |
지난해 7월
인제기적의도서관이 개관한 뒤
생긴 변화입니다.
1년 동안
방문한 인원이 10만 명.
3만 2천 명인
인제군민의 3배가 넘는 수가
다녀간 겁니다.
인천 서구에 사는
김성연 씨는
도서관 때문에
이곳까지 왔습니다.
김성연/인천 서구 인스타 하는 사람들한테도 좀 유명한 곳인 것 같아요 취재기자/ 관광지로요? 김성연/ 네 취재기자/ 실제 와보니까 어떠세요? 김성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놀랍습니다. |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의
해결책이 되고 있는
도서관.

김명숙 / 인제어린이집 원장 저희 어린이집 바로 옆에 지금 기적의도서관이 생겨서 여기에 자주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산책하는 정도로 자주 이용하고 |
문화 시설이 부족한
주민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공간입니다.
심민석/인제기적의도서관 관장 저희가 자랄 때는 도서관이 독서실 개념으로 저도 인식했고 그렇게 많이 활용을 했습니다만 지금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곳, 슬리퍼를 신고 편안하게 오고 가는 곳 이렇게 많이 변화된 것 같아요 |
인생의 동반자처럼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도서관을 꿈꾸는 사람들.
고재민 교수/ 진정한 시민들의 삶이 소통하는 공간 그래서 저는 라이브러리라고 안 하고 라이프러리라고 해요. 라이프러리 |
종이책과 점점 더
멀어지는 요즘,
도서관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취재: 방준원
촬영기자: 신봉승 김성현 박세준
촬영: 조선기 강우용
편집: 이기승
그래픽: 장수현
자료조사: 이승민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현지 코디 : 공예진 이보영
번역 : 박자영 임한나
화면제공: 딜라이브TV 한국학중앙연구원 산본도서관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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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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