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운영비’인데…관광성 연수 지원에 2억?

입력 2024.12.03 (22:55) 수정 2024.12.0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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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집은 국가로부터 보육료를 받아 운영됩니다.

그런데 이 정부 지원금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관광성 연수 지원금으로 지출되고 있었습니다.

연수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관련 시설 방문은 없고 온통 관광지 일색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울산 국공립 어린이집 소속 원장 20명과 보육 교직원 23명은 그리스로 문화탐방 연수를 떠났습니다.

'직무 스트레스 해소와 보육 현장 역량 강화를 위한 문화탐방'이 이윱니다.

그런데 8박 10일의 일정 동안 보육 관련 장소는 하나도 없습니다.

파르테논 신전, 아폴로 신전과 같은 유명 문화유산만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들어간 돈은 1인당 약 600만 원.

본인 부담금은 240만 원 정도이고, 60%인 360만 원 정도가 '보육 교직원 연구연수비' 명목으로 어린이집 운영 관련 비용에서 지원됐습니다.

이렇게 올해 지원된 연수 비용만 1억 5천여만 원, 지난해에도 61명이 프랑스·이탈리아를 방문해 2억여 원이 지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에서 보육료를 지원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세금으로 관광성 연수를 다녀온 겁니다.

[박문옥/울산 동구의회 : "본인들이 (운영이) 어렵다고 많이 말씀을 하셔가지고 해마다 지원 항목도 늘려가고 있는 시점인데, 오히려 시설장들은 그중에 수백만 원을 이렇게 (관광성 연수에)…."]

울산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측은 "올해 연수지인 그리스가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보니 이례적으로 연수 목적이 문화 탐방이 된 것"이라며, 앞으로는 보육 관련 시설 탐방도 함께 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지는 만큼 연수 지원에 쓰이는 어린이집 운영비 사용 비율을 60%에서 50%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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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 운영비’인데…관광성 연수 지원에 2억?
    • 입력 2024-12-03 22:55:32
    • 수정2024-12-04 07:20:12
    뉴스9(울산)
[앵커]

어린이집은 국가로부터 보육료를 받아 운영됩니다.

그런데 이 정부 지원금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관광성 연수 지원금으로 지출되고 있었습니다.

연수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관련 시설 방문은 없고 온통 관광지 일색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울산 국공립 어린이집 소속 원장 20명과 보육 교직원 23명은 그리스로 문화탐방 연수를 떠났습니다.

'직무 스트레스 해소와 보육 현장 역량 강화를 위한 문화탐방'이 이윱니다.

그런데 8박 10일의 일정 동안 보육 관련 장소는 하나도 없습니다.

파르테논 신전, 아폴로 신전과 같은 유명 문화유산만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들어간 돈은 1인당 약 600만 원.

본인 부담금은 240만 원 정도이고, 60%인 360만 원 정도가 '보육 교직원 연구연수비' 명목으로 어린이집 운영 관련 비용에서 지원됐습니다.

이렇게 올해 지원된 연수 비용만 1억 5천여만 원, 지난해에도 61명이 프랑스·이탈리아를 방문해 2억여 원이 지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에서 보육료를 지원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세금으로 관광성 연수를 다녀온 겁니다.

[박문옥/울산 동구의회 : "본인들이 (운영이) 어렵다고 많이 말씀을 하셔가지고 해마다 지원 항목도 늘려가고 있는 시점인데, 오히려 시설장들은 그중에 수백만 원을 이렇게 (관광성 연수에)…."]

울산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측은 "올해 연수지인 그리스가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보니 이례적으로 연수 목적이 문화 탐방이 된 것"이라며, 앞으로는 보육 관련 시설 탐방도 함께 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지는 만큼 연수 지원에 쓰이는 어린이집 운영비 사용 비율을 60%에서 50%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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