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응원봉 + 선결제 = “탄핵하라”
입력 2024.12.09 (16:19)
수정 2024.12.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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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 집회 현장.
참가자들의 소속을 보여주는 깃발 중, '동식물 쓰다듬기 연구회'가 있어 말을 걸어봤습니다.
Q. 탄핵 구호와 깃발이 아무 상관 없잖아요. 이렇게 나오신 이유가 뭐예요? A. 집회에 다양한 응원봉, 문구, 본인의 덕질(팬 활동) 장르들을 들고 나온 시민분들이 많아요. 근데 그분들이 과연 이 탄핵 집회에 나오고 싶어서 나오셨을까요? 다들 나라가 걱정이고 인생이 걱정이니까 나오셨겠죠. 저도 정치와 삶은 크게 나눌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왔습니다. |
대통령 탄핵 집회에 등장한 이색 깃발
인터뷰에 응한 우 모 씨, 일명 '캐럿봉' 이라고 불리는 한 아이돌 팬클럽 응원봉을 들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불 좀 켜 달라고 요청하자, 밝은 표정으로 스위치를 누르며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세븐틴 사랑해, 세븐틴 짱!"
■ 집회 현장에서 흘러나온 '아파트, 아파트!'
참가자들은 각자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왔고, 날이 어두워지자 현장엔 다채로운 색깔이 별처럼 빛났습니다.
집회 현장에 취재를 가면 보통 민중가요가 흘러나왔는데, 이날은 달랐습니다.
일명 '구축 아파트'로 불리는 윤수일의 <아파트>가 나오는 가운데, 젊은 참가자들이 '신축 아파트'인 로제의 <아파트> 구호를 중간중간 넣으며 따라 불렀습니다.
처음엔 당황하던 기성세대 참가자들도 덩달아 흥이 나 함께 몸을 흔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돌 팬덤 분들이 응원봉을 들고 응원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까. 저희에겐 낯선 문화가 아니거든요. 평소에 응원하는 것처럼 시위도 참여하는 게 뜻깊어요. 더 이상 국민들이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나와서 힘들게 목소리 낼 일이 없도록, 얼른 이 사태가 마무리되면 좋겠어요. - 김가은 (경기 김포시 거주 집회 참가자) |
어제(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 "집회는 못 가지만 마음만 보냅니다" … 곳곳에 '선결제' 문화
여의도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누군가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국회 인근 카페들에 100잔씩 '선결제'를 해두고, SNS에 글을 올려 누구든 받아 가라고 한 겁니다.
SNS에 올라온 ‘선결제’ 글
국회 일대 카페 5곳을 돌아봤는데, 모두 '선결제' 때문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원들에게 질문하는 중에도 "OOO님 이름으로 선결제된 커피 받아 가려고 하는데요."라며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너무 분주해 결국 인터뷰를 못 한 점포도 있었습니다.
어제(7일)부터 직원들이 쉬지도 못하고,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희도 같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방문하실 때도 분위기가 되게 좋아요. 주문이 엄청나게 밀려있는데, 기다리는 분들도 재촉 안 하시고. - 이명아 (국회 인근 카페 점주) |
■ 개성 뚜렷한 집회 … 다양한 색깔이 향한 한 곳
집회는 지난 주말 이틀 연속으로 열렸는데, 어느 때보다 개성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참가자들은 집회의 목적을 잊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구호였습니다.
젊은 세대, 그중에서도 여성이 주축이 되어 바뀐 집회 모습.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촬영기자: 민창호 박찬걸 조창훈
영상편집: 김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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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응원봉 + 선결제 =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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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 집회 현장.
참가자들의 소속을 보여주는 깃발 중, '동식물 쓰다듬기 연구회'가 있어 말을 걸어봤습니다.
Q. 탄핵 구호와 깃발이 아무 상관 없잖아요. 이렇게 나오신 이유가 뭐예요? A. 집회에 다양한 응원봉, 문구, 본인의 덕질(팬 활동) 장르들을 들고 나온 시민분들이 많아요. 근데 그분들이 과연 이 탄핵 집회에 나오고 싶어서 나오셨을까요? 다들 나라가 걱정이고 인생이 걱정이니까 나오셨겠죠. 저도 정치와 삶은 크게 나눌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왔습니다. |
인터뷰에 응한 우 모 씨, 일명 '캐럿봉' 이라고 불리는 한 아이돌 팬클럽 응원봉을 들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불 좀 켜 달라고 요청하자, 밝은 표정으로 스위치를 누르며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세븐틴 사랑해, 세븐틴 짱!"
■ 집회 현장에서 흘러나온 '아파트, 아파트!'
참가자들은 각자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왔고, 날이 어두워지자 현장엔 다채로운 색깔이 별처럼 빛났습니다.
집회 현장에 취재를 가면 보통 민중가요가 흘러나왔는데, 이날은 달랐습니다.
일명 '구축 아파트'로 불리는 윤수일의 <아파트>가 나오는 가운데, 젊은 참가자들이 '신축 아파트'인 로제의 <아파트> 구호를 중간중간 넣으며 따라 불렀습니다.
처음엔 당황하던 기성세대 참가자들도 덩달아 흥이 나 함께 몸을 흔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돌 팬덤 분들이 응원봉을 들고 응원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까. 저희에겐 낯선 문화가 아니거든요. 평소에 응원하는 것처럼 시위도 참여하는 게 뜻깊어요. 더 이상 국민들이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나와서 힘들게 목소리 낼 일이 없도록, 얼른 이 사태가 마무리되면 좋겠어요. - 김가은 (경기 김포시 거주 집회 참가자) |
■ "집회는 못 가지만 마음만 보냅니다" … 곳곳에 '선결제' 문화
여의도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누군가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국회 인근 카페들에 100잔씩 '선결제'를 해두고, SNS에 글을 올려 누구든 받아 가라고 한 겁니다.
국회 일대 카페 5곳을 돌아봤는데, 모두 '선결제' 때문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원들에게 질문하는 중에도 "OOO님 이름으로 선결제된 커피 받아 가려고 하는데요."라며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너무 분주해 결국 인터뷰를 못 한 점포도 있었습니다.
어제(7일)부터 직원들이 쉬지도 못하고,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희도 같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방문하실 때도 분위기가 되게 좋아요. 주문이 엄청나게 밀려있는데, 기다리는 분들도 재촉 안 하시고. - 이명아 (국회 인근 카페 점주) |
■ 개성 뚜렷한 집회 … 다양한 색깔이 향한 한 곳
집회는 지난 주말 이틀 연속으로 열렸는데, 어느 때보다 개성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참가자들은 집회의 목적을 잊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구호였습니다.
젊은 세대, 그중에서도 여성이 주축이 되어 바뀐 집회 모습.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촬영기자: 민창호 박찬걸 조창훈
영상편집: 김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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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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