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테크 특허 세계 3위인데…연구 질은 최하위?

입력 2024.12.12 (14:00) 수정 2024.12.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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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기술, '기후테크' 분야에서 특허출원 기준 글로벌 3위를 기록하며 양적 성과를 보이지만, 질적 지표에서는 선진국 대비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을 목표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2일) 발표한 '탄소중립 경제로의 길: 우리나라 기후테크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기후테크 특허는 약 3만 건으로, 전체 세계 출원의 8%를 차지했습니다.

미국(35%), 일본(27%)에 이어 3위 수준입니다.

다만 양적 성과와 달리 질적 평가에서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특허의 후속 파급력을 나타내는 '피인용 건수', 기술의 창의성을 측정하는 '독창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 기술의 혁신 정도를 나타내는 '급진성' 지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평가 요소에서, 국내 특허가 글로벌 상위 10개국(우리나라 포함)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기후테크 특허의 건당 피인용 건수는 2.2건으로, 10대 선도국 평균인 10.3건에 비해 현저히 낮았습니다.

독창성 지표와 범용성, 급진성 지표에서는 10위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기후테크 연구개발(R&D)이 경쟁기업 견제나 점진적 혁신에 치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또 특허 성과의 분야가 일부에 편중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국내 기후테크 특허의 약 70%가 4대 기업에 집중되었으며, 2차전지, 전기차, 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등 4개 분야가 전체 특허의 약 6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정유, 철강, 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저감 기술이나 탄소 포집·저장 기술(CCUS)과 같은 핵심 유망 기술에서는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과 정부 모두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는 연구개발 투자 전략이 꼽혔습니다.

기업 연구개발비의 65%가 시장 성장이 가시적인 이차전지와 전기차 분야에 집중된 반면, CCUS 기술의 투자 비중은 1%에 불과했습니다.

또 정부의 저탄소에너지기술 R&D 투자 비중도 주요 선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관련 제도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R&D 지원 강화와 탄소 가격제 실효성 제고, 혁신 자금 공급 여건 확충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탄소 다배출 산업의 저감 기술 개발과 CCUS 지원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경제 전환에 필요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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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후테크 특허 세계 3위인데…연구 질은 최하위?
    • 입력 2024-12-12 14:00:44
    • 수정2024-12-17 22: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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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기술, '기후테크' 분야에서 특허출원 기준 글로벌 3위를 기록하며 양적 성과를 보이지만, 질적 지표에서는 선진국 대비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을 목표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2일) 발표한 '탄소중립 경제로의 길: 우리나라 기후테크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기후테크 특허는 약 3만 건으로, 전체 세계 출원의 8%를 차지했습니다.

미국(35%), 일본(27%)에 이어 3위 수준입니다.

다만 양적 성과와 달리 질적 평가에서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특허의 후속 파급력을 나타내는 '피인용 건수', 기술의 창의성을 측정하는 '독창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 기술의 혁신 정도를 나타내는 '급진성' 지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평가 요소에서, 국내 특허가 글로벌 상위 10개국(우리나라 포함)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기후테크 특허의 건당 피인용 건수는 2.2건으로, 10대 선도국 평균인 10.3건에 비해 현저히 낮았습니다.

독창성 지표와 범용성, 급진성 지표에서는 10위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기후테크 연구개발(R&D)이 경쟁기업 견제나 점진적 혁신에 치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또 특허 성과의 분야가 일부에 편중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국내 기후테크 특허의 약 70%가 4대 기업에 집중되었으며, 2차전지, 전기차, 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등 4개 분야가 전체 특허의 약 6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정유, 철강, 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저감 기술이나 탄소 포집·저장 기술(CCUS)과 같은 핵심 유망 기술에서는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과 정부 모두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는 연구개발 투자 전략이 꼽혔습니다.

기업 연구개발비의 65%가 시장 성장이 가시적인 이차전지와 전기차 분야에 집중된 반면, CCUS 기술의 투자 비중은 1%에 불과했습니다.

또 정부의 저탄소에너지기술 R&D 투자 비중도 주요 선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관련 제도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R&D 지원 강화와 탄소 가격제 실효성 제고, 혁신 자금 공급 여건 확충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탄소 다배출 산업의 저감 기술 개발과 CCUS 지원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경제 전환에 필요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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