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배후 ‘이 팀장’ 강 모 씨, 1심서 징역 7년

10대들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하면 돈을 주겠다며 범행을 사주한, 이른바 ‘이 팀장’ 강 모 씨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오늘(12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강 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하고 2억 1천여만 원도 추징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강 씨에 대해 “자신이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 홍보를 위해 미성년자를 시켜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래커칠로 주소를 기재했다”며 “경복궁이라는 상징적 문화재를 더럽혀서 사회적 충격을 야기했고, 모방 범죄가 다음날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복구에 상당한 예상과 인원을 들였지만, 완전한 복구는 불가하고, 피고인은 1억 3천만 원이 넘는 복구 비용을 보상하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이용자들을 통해 범죄수익을 올리기 위한 범죄란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습니다.

■ 지시받고 래커칠한 고등학생도 실형 선고

아울러 재판부는 강 씨에게 10만 원을 받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페인트로 불법 공유 사이트 이름을 낙서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고등학생 임 모 군에게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임 군의 범행 현장에 동행하고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이를 언론사에 제보한 김 모 양과 강 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 운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조 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임 군에 대해 “나이는 어리지만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래커칠을 하는 등 매우 충격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 불법 사이트 이용자 늘리려고 낙서 지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 팀장’으로 불린 강 씨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2명에게 경복궁 담벼락 등에 래커 스프레이로 사이트 주소 홍보 문구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 씨는 또, 각종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영화 등 타인 저작물, 음란물, 불법 촬영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배포하고, 2억 5천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혐의도 받습니다.

강 씨는 경복궁 낙서 사건 5개월 만인 지난 5월 체포됐으나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받다 쉬는 시간을 틈타 도주했고 약 2시간 만에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강 씨에 대해 징역 10년과 추징금 2억 5520만 원, 취업 제한 및 신상정보 공개 고지 등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