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살 빼는 약’ 알고 드십니까

입력 2005.12.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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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살 빼는 약. 먹어보신 분도 있을텐데요.

과연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요즘에는 또 이런 살 빼는 약을 동네 내과나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처방하고 있다고 하죠?

네, 그러다보니 안전하겠지하고 더 안심하고 찾는 분들 많은데요.

그런데 건강에는 결코 이롭지가 않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일단 효능부터 알아보죠. 살이 빠지긴 합니까?

<리포트>

네,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입맛은 떨어뜨리고, 먹지 못해 무기력해지면 신경안정제를 통해 치료하게 되는 등의 형태인데요.

결국 먹지 못해 빠지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약 복용 시 나타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은 전혀 듣지 못한 채, 동네 병원 어디에서나 쉽게 이 같은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건강을 위협하는 살빼기 약, 그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올해 30살 주부 이모 씨.

여섯 살, 세 살 난 두 아이의 엄마인 이 씨는 출산 뒤 살을 빼기 위해 해보지 않은 다이어트가 없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이른바 요요현상으로 실패했는데요.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그전에도 (다이어트를) 여러번 했다가 안했다가 병원 다니면서 했었거든요. 3주, 한달만에 7,8kg 빠졌어요."

한 달 만에 7,8㎏을 빠지게 한 마술같은 다이어트 비법은 바로 병원에서 처방한 약인데요.

하루에 세 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을 복용한 이 씨. 그런데 약을 먹은지 한달이 되자, 이 씨는 몸의 이상을 느꼈습니다.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먹으면 굉장히 갈증이 많이 나구요. 손이 좀 떨릴때도 있구요. 우선은 식욕이 억제가 돼서 3일, 5일 (음식을)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가 전혀 안고프거든요."

먹지 않아도 허기지지 않게 하는 약.

이 씨는 지난 5년 동안 이 약을 먹고 살을 뺐다가 또 체중이 늘면 다시 처방을 받는 등 중독 증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체중은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병원을 다니면서 약을 먹고 하면 살이 빠지기는 빠지는데 요요현상이 좀 일어난다는거. 걱정될 수도 있는데 하루하루 줄어가는 몸무게를 보면 급속도로 살이 빠져요 어쨌든..."

이 씨가 다이어트 처방을 받은 곳은 동네 내과였습니다.

이처럼 요즘은 진료과목에 관계없이 신경외과, 산부인과, 심지어 이비인후과에서까지 이른바 살빼는 약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도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료과목엔 비만에 관한 어떤 항목도 명시돼 있지 않지만, 간단한 복부 초음파 검사 뒤 비만 처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 병원 간호사 : "(약이 무슨 약이에요?) 지방 같은 음식같은 걸 억제하는거예요. 먹은 양은 적은데 칼로리로는 나가잖아요. 그러니까 자연적으로 살이 빠지는거예요."

식욕을 억제해주는 약이라는 설명인데요.

그렇다면 약의 성분은 무엇인지, 약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 약국 약사 : "위장 장애 있을까봐 위장약. 마음 편하게 해주는 약. 마음 편하게 해주는 약은 뭐예요? 이런 약을 드시면 우울증 같은게 올 수도 있거든요. 식욕을 덜 당기게 하기 위해서 그런 성분이 들어가 있고. 그런 약 먹어도 돼요? 살 빼시는 약에는 다른 처방에도 다 들어가 있어요."

병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비만처방 약에는 식욕억제, 변비치료, 신경안정제가 들어있었습니다.

<인터뷰> ○○ 약국 약사 : "밥맛이 없어지고 운동을 안해도 지방질이 분해되고 그러죠. 다들 먹어요 이거는. 거의 뚱뚱한 사람들은 다 한번씩 먹어봤다고 생각하면 돼요. 괜찮아요. 우리 아는 조카애는 중학생인데 네달을 먹고 한 20kg 뺐어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뚜렷한 치료목적을 가지지 않은채 적게는 한달,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약을 복용하는 것이 분명 몸에 이로울리 없습니다.

대부분의 약들이 FDA 승인을 받았다곤 하지만 살 빼는데에 과연 효과가 있기는 한 것인지 전문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김선미(교수 / 고려대학교의료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의존성이 생기는거니까 환자들이 그 약을 끊을수가 없는거죠 나중에는. 3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식습관을 고친다던지 이런 정도의 기간만을 요하는 약물이 되겠습니다."

또 이같은 약을 직접 처방하고 있는 한 전문의에게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 신경외과 전문의 : "효과가 있어요? 없죠.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이요법이나 운동같은거까지 해야되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기력증, 수면장애, 탈진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비만 처방 약. 의료법상 이같은 비만 처방은 전문의라면 누구나 내릴 수는 있지만, 진료과목에 반드시 비만치료에 대한 명시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이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비만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뷰> ○○ 병원 전문의 : "자기 전문 과목이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뭐 자기 어떤 학습에 의해서 시행으로 바로 옮길수 있는 아이템이고 제일 중요한건 의료보험이 아니고 비급여이기 때문에 수입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돈이 되기 때문에 살빼는 약 처방을 한다는 얘긴데요. 하지만, 약에 의존한 무조건적인 살빼기 열풍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선미(교수 / 고려대학교의료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거 밖에 비만치료에 예방이랄지, 그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이 해서 이것이 습관화 되고 지속적으로 내 몸에 붙게 되면 그것이 이제 성공적인 비만치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잘 들으셨죠? 약으로는 일시적인 효과 밖에 볼 수 없다는 거 다시 한 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식욕억제제, 변비 치료제, 위장 보호제, 항우울성 치료제 정말 복잡다단하기도 하네요.

운동하는 게 훨씬 간단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영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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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의 아침]‘살 빼는 약’ 알고 드십니까
    • 입력 2005-12-19 08:05:3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살 빼는 약. 먹어보신 분도 있을텐데요. 과연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요즘에는 또 이런 살 빼는 약을 동네 내과나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처방하고 있다고 하죠? 네, 그러다보니 안전하겠지하고 더 안심하고 찾는 분들 많은데요. 그런데 건강에는 결코 이롭지가 않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일단 효능부터 알아보죠. 살이 빠지긴 합니까? <리포트> 네,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입맛은 떨어뜨리고, 먹지 못해 무기력해지면 신경안정제를 통해 치료하게 되는 등의 형태인데요. 결국 먹지 못해 빠지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약 복용 시 나타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은 전혀 듣지 못한 채, 동네 병원 어디에서나 쉽게 이 같은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건강을 위협하는 살빼기 약, 그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올해 30살 주부 이모 씨. 여섯 살, 세 살 난 두 아이의 엄마인 이 씨는 출산 뒤 살을 빼기 위해 해보지 않은 다이어트가 없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이른바 요요현상으로 실패했는데요.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그전에도 (다이어트를) 여러번 했다가 안했다가 병원 다니면서 했었거든요. 3주, 한달만에 7,8kg 빠졌어요." 한 달 만에 7,8㎏을 빠지게 한 마술같은 다이어트 비법은 바로 병원에서 처방한 약인데요. 하루에 세 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을 복용한 이 씨. 그런데 약을 먹은지 한달이 되자, 이 씨는 몸의 이상을 느꼈습니다.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먹으면 굉장히 갈증이 많이 나구요. 손이 좀 떨릴때도 있구요. 우선은 식욕이 억제가 돼서 3일, 5일 (음식을)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가 전혀 안고프거든요." 먹지 않아도 허기지지 않게 하는 약. 이 씨는 지난 5년 동안 이 약을 먹고 살을 뺐다가 또 체중이 늘면 다시 처방을 받는 등 중독 증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체중은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씨(주부 / 인천광역시 가정동) : "병원을 다니면서 약을 먹고 하면 살이 빠지기는 빠지는데 요요현상이 좀 일어난다는거. 걱정될 수도 있는데 하루하루 줄어가는 몸무게를 보면 급속도로 살이 빠져요 어쨌든..." 이 씨가 다이어트 처방을 받은 곳은 동네 내과였습니다. 이처럼 요즘은 진료과목에 관계없이 신경외과, 산부인과, 심지어 이비인후과에서까지 이른바 살빼는 약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도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료과목엔 비만에 관한 어떤 항목도 명시돼 있지 않지만, 간단한 복부 초음파 검사 뒤 비만 처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 병원 간호사 : "(약이 무슨 약이에요?) 지방 같은 음식같은 걸 억제하는거예요. 먹은 양은 적은데 칼로리로는 나가잖아요. 그러니까 자연적으로 살이 빠지는거예요." 식욕을 억제해주는 약이라는 설명인데요. 그렇다면 약의 성분은 무엇인지, 약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 약국 약사 : "위장 장애 있을까봐 위장약. 마음 편하게 해주는 약. 마음 편하게 해주는 약은 뭐예요? 이런 약을 드시면 우울증 같은게 올 수도 있거든요. 식욕을 덜 당기게 하기 위해서 그런 성분이 들어가 있고. 그런 약 먹어도 돼요? 살 빼시는 약에는 다른 처방에도 다 들어가 있어요." 병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비만처방 약에는 식욕억제, 변비치료, 신경안정제가 들어있었습니다. <인터뷰> ○○ 약국 약사 : "밥맛이 없어지고 운동을 안해도 지방질이 분해되고 그러죠. 다들 먹어요 이거는. 거의 뚱뚱한 사람들은 다 한번씩 먹어봤다고 생각하면 돼요. 괜찮아요. 우리 아는 조카애는 중학생인데 네달을 먹고 한 20kg 뺐어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뚜렷한 치료목적을 가지지 않은채 적게는 한달,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약을 복용하는 것이 분명 몸에 이로울리 없습니다. 대부분의 약들이 FDA 승인을 받았다곤 하지만 살 빼는데에 과연 효과가 있기는 한 것인지 전문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김선미(교수 / 고려대학교의료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의존성이 생기는거니까 환자들이 그 약을 끊을수가 없는거죠 나중에는. 3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식습관을 고친다던지 이런 정도의 기간만을 요하는 약물이 되겠습니다." 또 이같은 약을 직접 처방하고 있는 한 전문의에게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 신경외과 전문의 : "효과가 있어요? 없죠.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이요법이나 운동같은거까지 해야되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기력증, 수면장애, 탈진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비만 처방 약. 의료법상 이같은 비만 처방은 전문의라면 누구나 내릴 수는 있지만, 진료과목에 반드시 비만치료에 대한 명시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이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비만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뷰> ○○ 병원 전문의 : "자기 전문 과목이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뭐 자기 어떤 학습에 의해서 시행으로 바로 옮길수 있는 아이템이고 제일 중요한건 의료보험이 아니고 비급여이기 때문에 수입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돈이 되기 때문에 살빼는 약 처방을 한다는 얘긴데요. 하지만, 약에 의존한 무조건적인 살빼기 열풍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선미(교수 / 고려대학교의료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거 밖에 비만치료에 예방이랄지, 그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이 해서 이것이 습관화 되고 지속적으로 내 몸에 붙게 되면 그것이 이제 성공적인 비만치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잘 들으셨죠? 약으로는 일시적인 효과 밖에 볼 수 없다는 거 다시 한 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식욕억제제, 변비 치료제, 위장 보호제, 항우울성 치료제 정말 복잡다단하기도 하네요. 운동하는 게 훨씬 간단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영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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