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여성 격투기, 매력 속의 불안

입력 2005.12.19 (09: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이종 격투기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매우 폭력적인 이 격투기, 남성들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합니다.

격투기에 열광하는 여성 팬들도 많아지고 있다는데요.

강민수 기자! 여성 팬들 뿐만 아니라 여성 격투기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이제 여성이 못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손,발 다 써가면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이종 격투기.

그 폭력성 때문에 쳐다보지도 못하던 여성들, 이젠 선수로까지 나서서 뛰고 있는데요.

고운 손 꽉 쥐고 한 방을 휘두르는 여성들의 삶과 애환을 취재했습니다.

자 오늘 스페셜 매치는 타격기 경깁니다.

여성부가 되겠는데요. 먼저 김경애 선수가...쭉죽 뻗는 주먹, 거칠게 휘두르는 다리 공격, 고개가 휙휙 꺾일 정도로 난타전을 벌이는 이들은 다름아닌 여성들입니다.

킥복싱과 무에 타이를 혼합한 기술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은 수준급.

이 선수들은 이날 3분 3라운드 내내 화끈한 난타전을 벌이며 관중을 열광시켰습니다.

이 경기의 주인공 김경애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링 밖에선 평범하고 연약해 보이는 모습이죠.

21살의 직장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펀치연습 하는 모습을 보면 얘긴 달라집니다.

격투기 입문 4년째, 12번 싸워 10번을 이긴 그야말로 격투기 유망줍니다.

<인터뷰> 김경애(여성 격투기 선수) : "그냥 막 최고점으로 힘든 데까지 가서요. 그걸 참고 하는 그걸 이겨내면 뿌듯하고...그런 땀 흘리는 것도 좋고 다 좋아요. 맞는 것도 좋고 뭐...다 좋아요."

김경애 선수의 라이벌 연분홍 선수는 발차기가 주특깁니다.

고등학교 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인 연분홍 선수.

격투기에 몸을 담게 된 것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하는 모습은 이름 만큼이나 여성스럽습니다.

<인터뷰> 연분홍(여성 격투기 선수) : "그때는 이거보다 더 통통해서요. 살을 빼고 싶었구요. 격투기란 운동을 선택하게 된 건요 남들이 다 하는 흔한 운동보다 특별한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김지연 양, 낮에는 평범한 학창 생활이지만 밤이되면 좀 달라집니다.

학원이 아닌 격투기 체육관으로 향하는데요.

이미 남자들과도 맞붙어 연습할 정도로 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격한 운동에 크고 작은 부상이 없을 수 없겠죠,

대련이 끝난 뒤 보호대를 벗자 김 양의 눈 언저리가 퍼렇게 멍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여성 격투기 선수 지망생) : "(어디가 제일 아파요?) 네, 여기 정강이요. 정강이 좀 함 번 보여 주세요. (아까 남자 선수가 많이 때리던데) 다쳤던 데를 다쳐서요."

하지만 이렇듯 격투기 자체가 과격한 운동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공인된 싸움질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과 함께 안전 문제도 대두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 조명희(시민) : "여자가 하는 것 좀 볼썽 사납더라고요."

<인터뷰> 엄성웅(한마음 스포츠 클리닉 원장) : "여자 선수인 경우엔 남자보다 근육량이 많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봐아죠."

폭력성 외에도 성 상품화의 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성 선수들이 격투기라는 미명하에 또 다른 성 상품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강혜란(여성 민우회 미디어 팀장) : "격투기란 경기의 성격이 다소 폭력적이고 엔터테인먼트로서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가 본인이 원하던 원치 않던 대상화되고 상품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 길을 가는 젊은 여성들의 의지와 각오는 굳건합니다.

<인터뷰> 김경애(여성 격투기 선수) : "다른 것도 마찬가지로 뭘 해보지 않고선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해 보세요. 재미있어요."

힘과 힘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여성 격투기.

공인된 폭력, 혹은 여성의 상업화 아니냐는 논란속에 대중화된 스포츠의 영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포커스]여성 격투기, 매력 속의 불안
    • 입력 2005-12-19 08:12:0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이종 격투기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매우 폭력적인 이 격투기, 남성들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합니다. 격투기에 열광하는 여성 팬들도 많아지고 있다는데요. 강민수 기자! 여성 팬들 뿐만 아니라 여성 격투기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이제 여성이 못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손,발 다 써가면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이종 격투기. 그 폭력성 때문에 쳐다보지도 못하던 여성들, 이젠 선수로까지 나서서 뛰고 있는데요. 고운 손 꽉 쥐고 한 방을 휘두르는 여성들의 삶과 애환을 취재했습니다. 자 오늘 스페셜 매치는 타격기 경깁니다. 여성부가 되겠는데요. 먼저 김경애 선수가...쭉죽 뻗는 주먹, 거칠게 휘두르는 다리 공격, 고개가 휙휙 꺾일 정도로 난타전을 벌이는 이들은 다름아닌 여성들입니다. 킥복싱과 무에 타이를 혼합한 기술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은 수준급. 이 선수들은 이날 3분 3라운드 내내 화끈한 난타전을 벌이며 관중을 열광시켰습니다. 이 경기의 주인공 김경애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링 밖에선 평범하고 연약해 보이는 모습이죠. 21살의 직장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펀치연습 하는 모습을 보면 얘긴 달라집니다. 격투기 입문 4년째, 12번 싸워 10번을 이긴 그야말로 격투기 유망줍니다. <인터뷰> 김경애(여성 격투기 선수) : "그냥 막 최고점으로 힘든 데까지 가서요. 그걸 참고 하는 그걸 이겨내면 뿌듯하고...그런 땀 흘리는 것도 좋고 다 좋아요. 맞는 것도 좋고 뭐...다 좋아요." 김경애 선수의 라이벌 연분홍 선수는 발차기가 주특깁니다. 고등학교 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인 연분홍 선수. 격투기에 몸을 담게 된 것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하는 모습은 이름 만큼이나 여성스럽습니다. <인터뷰> 연분홍(여성 격투기 선수) : "그때는 이거보다 더 통통해서요. 살을 빼고 싶었구요. 격투기란 운동을 선택하게 된 건요 남들이 다 하는 흔한 운동보다 특별한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김지연 양, 낮에는 평범한 학창 생활이지만 밤이되면 좀 달라집니다. 학원이 아닌 격투기 체육관으로 향하는데요. 이미 남자들과도 맞붙어 연습할 정도로 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격한 운동에 크고 작은 부상이 없을 수 없겠죠, 대련이 끝난 뒤 보호대를 벗자 김 양의 눈 언저리가 퍼렇게 멍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여성 격투기 선수 지망생) : "(어디가 제일 아파요?) 네, 여기 정강이요. 정강이 좀 함 번 보여 주세요. (아까 남자 선수가 많이 때리던데) 다쳤던 데를 다쳐서요." 하지만 이렇듯 격투기 자체가 과격한 운동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공인된 싸움질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과 함께 안전 문제도 대두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 조명희(시민) : "여자가 하는 것 좀 볼썽 사납더라고요." <인터뷰> 엄성웅(한마음 스포츠 클리닉 원장) : "여자 선수인 경우엔 남자보다 근육량이 많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봐아죠." 폭력성 외에도 성 상품화의 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성 선수들이 격투기라는 미명하에 또 다른 성 상품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강혜란(여성 민우회 미디어 팀장) : "격투기란 경기의 성격이 다소 폭력적이고 엔터테인먼트로서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가 본인이 원하던 원치 않던 대상화되고 상품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 길을 가는 젊은 여성들의 의지와 각오는 굳건합니다. <인터뷰> 김경애(여성 격투기 선수) : "다른 것도 마찬가지로 뭘 해보지 않고선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해 보세요. 재미있어요." 힘과 힘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여성 격투기. 공인된 폭력, 혹은 여성의 상업화 아니냐는 논란속에 대중화된 스포츠의 영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