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겨울 녹이는 자원 봉사자 ‘손길’

입력 2005.12.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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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한강이 처음 으로 얼었다고 하죠? 네, 정말 수십년 만의 강추위란 말이 실감날만큼 연일 매서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보실 소식으로 한기를 녹여보시죠. 이 겨울,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를 녹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소개 해주실 꺼죠?

<리포트>

네,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손은 작지만,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그 손길만큼은 크고 위대했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서울의 한 지체장애인 시설! 아침부터 이곳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훈훈한' 목욕 봉사를 합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해, 제 힘껏 씻어보지 못한 지체 장애인들.. 모처럼, 몸과 마음 속 묵은 때까지 씻어냅니다.

<인터뷰>강춘식(자원봉사자) : "목욕 받으시는 분이 기뻐하시니까 상당히 좋네요."

서로 알고 지낸 지 여섯 달째! 그 시간들이 바탕이 돼 이젠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녹취>"시원하지? 예.. 그런데 표정은 왜 그래?"

<인터뷰>용환중(자원봉사자) : "그동안 제가 죄를 너무 많이 지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목욕 봉사를 하는 동안 부엌에서는 음식 준비로 바쁜 손길들이 있습니다. 샐러드와 잡채도 버무리고 지글지글 익는 돼지갈비가 코끝을 자극하는데요. 큰 솥에는 고소한 무국이 끓고 있습니다.

<녹취> "약간 싱거운데. 내 입에는. 짜게 하면 안 돼. 환자들이라."

임금님 수라상만큼 풍성하진 않지만 사랑과 정성만은 푸짐한 밥상 완성!

<인터뷰>장 프란체스코(지체 장애인) : "(점심 맛있어요?) 예.. (특별한 점심이네요?)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하루를 보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시간! 비록 무대는 작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평소 잃어버린 웃음을 찾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지난 주말, 눈바람이 심하게 불던 광주! 이곳에서도 온기를 나누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지체 장애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과자를 만드는 시간. 마음이 급해, 얼굴은 밀가루 범벅이지만, 설레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인터뷰>이기수 (자원봉사자) : "지금 도넛을 만들고 있는데요. 밀가루에 뽕잎 가루를 섞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천연 성분의 허브 비누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녹취> "아랫부분에 안 닿게 옆으로 안 나가게 위에만 저어주세요."

이 봉사단체는 한 회사 직원과 그 가족들, 4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요. 이곳 시설과 벌써 3년째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은조(9살/ 자원봉사자) : "아빠 따라 자원봉사 하러 왔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비누도 만드니까 기분 좋아요."

<인터뷰>라용진(지체 장애인) : "너무 행복하고 너무 좋아요. 하늘만큼 땅만큼 너무 좋아요."

밖에서는 건장한 장정들이 땔감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마음만 굴뚝같고, 오랜만에 해보는 도끼질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인터뷰>임영곤 (자원봉사자) : "시골서 자라가지고요. 조금 해봤지. 20년 동안 거의 안 해봤는데. 힘드네요."

비록 서툰 도끼질이지만, 추운 겨울을 보낼 장애우를 생각하면 땔감 준비를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박은연 (자원봉사자) : "자원봉사라는 것은 나의 것을 남에게 준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워가는.. 그러면서 거기서 나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인 것 같아요."

가난하고 없는 이들에게 더 나기 어려운 겨울, 그래서 나눔이 주는 온기가 더욱 절실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로 인해, 남이 웃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겠죠? 네, 맘만 있으면 방법이 문제겠습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마시고, 또 생각만 하지 마시고 한 번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작은 도움이라도 말입니다.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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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뉴스]겨울 녹이는 자원 봉사자 ‘손길’
    • 입력 2005-12-19 08: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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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한강이 처음 으로 얼었다고 하죠? 네, 정말 수십년 만의 강추위란 말이 실감날만큼 연일 매서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보실 소식으로 한기를 녹여보시죠. 이 겨울,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를 녹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소개 해주실 꺼죠? <리포트> 네,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손은 작지만,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그 손길만큼은 크고 위대했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서울의 한 지체장애인 시설! 아침부터 이곳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훈훈한' 목욕 봉사를 합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해, 제 힘껏 씻어보지 못한 지체 장애인들.. 모처럼, 몸과 마음 속 묵은 때까지 씻어냅니다. <인터뷰>강춘식(자원봉사자) : "목욕 받으시는 분이 기뻐하시니까 상당히 좋네요." 서로 알고 지낸 지 여섯 달째! 그 시간들이 바탕이 돼 이젠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녹취>"시원하지? 예.. 그런데 표정은 왜 그래?" <인터뷰>용환중(자원봉사자) : "그동안 제가 죄를 너무 많이 지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목욕 봉사를 하는 동안 부엌에서는 음식 준비로 바쁜 손길들이 있습니다. 샐러드와 잡채도 버무리고 지글지글 익는 돼지갈비가 코끝을 자극하는데요. 큰 솥에는 고소한 무국이 끓고 있습니다. <녹취> "약간 싱거운데. 내 입에는. 짜게 하면 안 돼. 환자들이라." 임금님 수라상만큼 풍성하진 않지만 사랑과 정성만은 푸짐한 밥상 완성! <인터뷰>장 프란체스코(지체 장애인) : "(점심 맛있어요?) 예.. (특별한 점심이네요?)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하루를 보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시간! 비록 무대는 작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평소 잃어버린 웃음을 찾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지난 주말, 눈바람이 심하게 불던 광주! 이곳에서도 온기를 나누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지체 장애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과자를 만드는 시간. 마음이 급해, 얼굴은 밀가루 범벅이지만, 설레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인터뷰>이기수 (자원봉사자) : "지금 도넛을 만들고 있는데요. 밀가루에 뽕잎 가루를 섞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천연 성분의 허브 비누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녹취> "아랫부분에 안 닿게 옆으로 안 나가게 위에만 저어주세요." 이 봉사단체는 한 회사 직원과 그 가족들, 4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요. 이곳 시설과 벌써 3년째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은조(9살/ 자원봉사자) : "아빠 따라 자원봉사 하러 왔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비누도 만드니까 기분 좋아요." <인터뷰>라용진(지체 장애인) : "너무 행복하고 너무 좋아요. 하늘만큼 땅만큼 너무 좋아요." 밖에서는 건장한 장정들이 땔감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마음만 굴뚝같고, 오랜만에 해보는 도끼질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인터뷰>임영곤 (자원봉사자) : "시골서 자라가지고요. 조금 해봤지. 20년 동안 거의 안 해봤는데. 힘드네요." 비록 서툰 도끼질이지만, 추운 겨울을 보낼 장애우를 생각하면 땔감 준비를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박은연 (자원봉사자) : "자원봉사라는 것은 나의 것을 남에게 준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워가는.. 그러면서 거기서 나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인 것 같아요." 가난하고 없는 이들에게 더 나기 어려운 겨울, 그래서 나눔이 주는 온기가 더욱 절실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로 인해, 남이 웃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겠죠? 네, 맘만 있으면 방법이 문제겠습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마시고, 또 생각만 하지 마시고 한 번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작은 도움이라도 말입니다.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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