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은] 도대체 골란고원이 왜?

입력 2024.12.18 (18: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바라본 골란고원이스라엘에서 바라본 골란고원

지난 11월 말, 시리아 반군은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점령했습니다. 이어 하마, 홈즈 등 주요 도시를 순차 접수하며 수도인 다마스쿠스로 진격했습니다.

‘시리아의 도살자’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알아사드는 50여 년간 이어온 장기 독재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전군 총동원령을 내리며 다마스쿠스 사수 의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알아사드의 총동원령 대상에는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접경지인 골란고원을 지키고 있던 국경수비대도 포함됐습니다. 골란고원이 순식간에 무주공산이 된 이유입니다.

■ 이스라엘군, 시리아군 철수 틈타 완충지대 점령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이스라엘이 이때를 놓칠 리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서 시리아군이 철수한 틈을 타 유엔이 설정한 완충 지대까지 침입했습니다. 이는 유엔 휴전감시단이 완충 지대를 관리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50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군이 한발 더 나아가 시리아 영토까지 진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 북동쪽, 시리아 남서쪽에 있는 골란고원은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해발 약 1,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여서 골란고원을 장악한 쪽은 상대를 내려다보며 그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골란고원을 차지하면 갈릴리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고,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까지는 서너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 골란고원은 요르단강의 발원지로, 수자원이 풍부해 이스라엘의 주요 식수원 중의 하나입니다.

■ 골란고원, 공략 어려운 군사적 요충지…풍부한 수자원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군이 고지대인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 북쪽을 향해 포격을 퍼부어 큰 피해를 주었지만, 이스라엘군은 높은 위치에 있는 시리아군 고지를 공략하기 위해 꽤나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야 했습니다.

3차 중동전쟁의 최종 승자인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의 지배자가 된 이후로는 반대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이번에는 시리아군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군사적 움직임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죠.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직선거리 60km. 이스라엘 군의 전투력과 기동력을 고려하면 이스라엘 군이 다마스쿠스에 침투하는 데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않을 거리입니다.

국제법상 골란고원은 시리아 땅입니다.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실효 지배, 즉 강제로 빼앗아 점령하고 있습니다. 1973년 시리아가 주변 아랍국의 도움을 받아 골란고원 탈환에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1974년 유엔 중재로 양국이 휴전 협정을 체결해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골란고원 일부를 돌려줬습니다. 골란고원 면적 전체의 1,800㎢ 중 1,200㎢를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2024년 12월 17일)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2024년 12월 17일)

■ 이스라엘, 3차 중동전쟁 때 골란고원 강제 점령

그러나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은 국제법 위반이며,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돌려줄 것을 꾸준히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1967년 안보리 결의 242호를 채택해 이스라엘에 골란고원의 점령이 불법임을 명백히 했습니다. 1973년에도 안보리 결의 338호를 통과시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1981년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자국 영토에 병합시키자, 결의 497호를 통해 이스라엘의 조치가 법적 효력이 없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에 패배해 러시아로 달아나는 틈을 이용해 손쉽게 완충지대를 넘어 시리아 영토까지 진격한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와 국제사회의 반발과 우려에도 당장 군대를 뒤로 물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자국군에게 올겨울 내내 그곳에 머물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소한 내년 2, 3월까지는 완충 지대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는 겁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군이 시리아를 장악해 1974년 시리아와 맺은 협정이 붕괴했다”며 “새로운 협정이 맺어질 때까지 자국 국경을 지키기 위해 완충지대에 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계속 있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으로, 국제사회가 ‘완충 지대’로 설정해 둔 골란고원까지 집어삼키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골란고원 정착민 2배 확대 추진

이스라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내각은 지난 16일 골란고원의 정착민 수를 2배로 늘리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 계획은 정착민 확대를 위해 교육과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 등에 우리 돈 160억 원 (1,1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골란고원에는 이스라엘 정착촌 30여 곳이 조성돼 있으며, 약 5만 명이 거주 중입니다. 절반 정도가 유대인, 나머지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 드루즈족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승인 후 성명에서 "골란고원을 강화하는 것이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금 이 시기에 특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계속 붙잡고, 번영하게 하고, 정착시킬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란고원을 절대 고수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 완충지대 점령 이스라엘군 격려 (2024년 12월 17일)네타냐후 총리, 완충지대 점령 이스라엘군 격려 (2024년 12월 17일)

■국제사회,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 협정 위반 "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골란고원 완충 지대 진입과 정착민 2배 확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 완충 지대에 진입해 참호를 구축한 것에 대해 “군사 활동을 금지한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협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지역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온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완충 지대 침범을 두고 “점령을 통해 국경을 확장하려는 이스라엘 목표 중 새로운 단계”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시리아가 안정을 회복할 기회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이집트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은 시리아 영토에 대한 점령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며, 역내 긴장을 유발한다고 각각 질타했습니다.

■ '이스라엘 맹방' 독일도 비판적 입장 표명

이스라엘의 맹방으로 평가받는 독일마저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독일 외교부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골란고원은 시리아에 속하며, 따라서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점령국이라는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시리아의 정치적 격변기에 역내 모든 행위자가 시리아 영토 보전을 고려하고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이 이번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평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해 온 미국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는데, 시리아 내 군사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 대해 묵묵부답,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곧 백악관을 떠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 전쟁 휴전 성사를 위해 막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겐 국제사회를 자극하는 이스라엘의 행보가 달가울 리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쇄도하지만,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군의 화학무기 시설, 미사일, 방공 시설, 공군 및 해군 목표물 등 전략적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대규모 작전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 과도 정부 세운 시리아 반군, 이스라엘과 분쟁 꺼려

과도 정부를 세운 시리아 반군은 아직은 이스라엘에 대응할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지난 14일, 하야트타흐리르얄샴(HTS) 지도자 아흐마드 알샤라는 “시리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경계선을 넘었으며, 이 지역에서 정당하지 못한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시리아 정부가 유대 국가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시리아가 수년간의 내전으로 지쳐 있으며 이 단계에서는 더 많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갈등에 끌려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재건과 안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우마이야 모스크에서 연설하는 알샤라 HTS 반군 지도자 (2024년 12월 8일)우마이야 모스크에서 연설하는 알샤라 HTS 반군 지도자 (2024년 12월 8일)

골란고원을 놓고 벌이는 이스라엘의 노골적인 공세가 당장 충돌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한 달 뒤면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합니다. 골란고원 문제에서만큼은 이스라엘의 ‘든든한 뒷배’라 할 수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트럼프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폭주가 골란고원을 넘어 어디까지 이어질지 국제사회는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픽 : 최창준
자료조사:김시온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금 중동은] 도대체 골란고원이 왜?
    • 입력 2024-12-18 18:00:12
    국제
이스라엘에서 바라본 골란고원
지난 11월 말, 시리아 반군은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점령했습니다. 이어 하마, 홈즈 등 주요 도시를 순차 접수하며 수도인 다마스쿠스로 진격했습니다.

‘시리아의 도살자’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알아사드는 50여 년간 이어온 장기 독재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전군 총동원령을 내리며 다마스쿠스 사수 의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알아사드의 총동원령 대상에는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접경지인 골란고원을 지키고 있던 국경수비대도 포함됐습니다. 골란고원이 순식간에 무주공산이 된 이유입니다.

■ 이스라엘군, 시리아군 철수 틈타 완충지대 점령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이스라엘이 이때를 놓칠 리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서 시리아군이 철수한 틈을 타 유엔이 설정한 완충 지대까지 침입했습니다. 이는 유엔 휴전감시단이 완충 지대를 관리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50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군이 한발 더 나아가 시리아 영토까지 진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 북동쪽, 시리아 남서쪽에 있는 골란고원은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해발 약 1,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여서 골란고원을 장악한 쪽은 상대를 내려다보며 그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골란고원을 차지하면 갈릴리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고,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까지는 서너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 골란고원은 요르단강의 발원지로, 수자원이 풍부해 이스라엘의 주요 식수원 중의 하나입니다.

■ 골란고원, 공략 어려운 군사적 요충지…풍부한 수자원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군이 고지대인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 북쪽을 향해 포격을 퍼부어 큰 피해를 주었지만, 이스라엘군은 높은 위치에 있는 시리아군 고지를 공략하기 위해 꽤나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야 했습니다.

3차 중동전쟁의 최종 승자인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의 지배자가 된 이후로는 반대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이번에는 시리아군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군사적 움직임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죠.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직선거리 60km. 이스라엘 군의 전투력과 기동력을 고려하면 이스라엘 군이 다마스쿠스에 침투하는 데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않을 거리입니다.

국제법상 골란고원은 시리아 땅입니다.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실효 지배, 즉 강제로 빼앗아 점령하고 있습니다. 1973년 시리아가 주변 아랍국의 도움을 받아 골란고원 탈환에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1974년 유엔 중재로 양국이 휴전 협정을 체결해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골란고원 일부를 돌려줬습니다. 골란고원 면적 전체의 1,800㎢ 중 1,200㎢를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2024년 12월 17일)
■ 이스라엘, 3차 중동전쟁 때 골란고원 강제 점령

그러나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은 국제법 위반이며,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돌려줄 것을 꾸준히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1967년 안보리 결의 242호를 채택해 이스라엘에 골란고원의 점령이 불법임을 명백히 했습니다. 1973년에도 안보리 결의 338호를 통과시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1981년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자국 영토에 병합시키자, 결의 497호를 통해 이스라엘의 조치가 법적 효력이 없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에 패배해 러시아로 달아나는 틈을 이용해 손쉽게 완충지대를 넘어 시리아 영토까지 진격한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와 국제사회의 반발과 우려에도 당장 군대를 뒤로 물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자국군에게 올겨울 내내 그곳에 머물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소한 내년 2, 3월까지는 완충 지대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는 겁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군이 시리아를 장악해 1974년 시리아와 맺은 협정이 붕괴했다”며 “새로운 협정이 맺어질 때까지 자국 국경을 지키기 위해 완충지대에 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계속 있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으로, 국제사회가 ‘완충 지대’로 설정해 둔 골란고원까지 집어삼키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골란고원 정착민 2배 확대 추진

이스라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내각은 지난 16일 골란고원의 정착민 수를 2배로 늘리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 계획은 정착민 확대를 위해 교육과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 등에 우리 돈 160억 원 (1,1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골란고원에는 이스라엘 정착촌 30여 곳이 조성돼 있으며, 약 5만 명이 거주 중입니다. 절반 정도가 유대인, 나머지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 드루즈족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승인 후 성명에서 "골란고원을 강화하는 것이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금 이 시기에 특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계속 붙잡고, 번영하게 하고, 정착시킬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란고원을 절대 고수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 완충지대 점령 이스라엘군 격려 (2024년 12월 17일)
■국제사회,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 협정 위반 "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골란고원 완충 지대 진입과 정착민 2배 확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 완충 지대에 진입해 참호를 구축한 것에 대해 “군사 활동을 금지한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협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지역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온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완충 지대 침범을 두고 “점령을 통해 국경을 확장하려는 이스라엘 목표 중 새로운 단계”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시리아가 안정을 회복할 기회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이집트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은 시리아 영토에 대한 점령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며, 역내 긴장을 유발한다고 각각 질타했습니다.

■ '이스라엘 맹방' 독일도 비판적 입장 표명

이스라엘의 맹방으로 평가받는 독일마저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독일 외교부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골란고원은 시리아에 속하며, 따라서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점령국이라는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시리아의 정치적 격변기에 역내 모든 행위자가 시리아 영토 보전을 고려하고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이 이번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평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해 온 미국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는데, 시리아 내 군사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 대해 묵묵부답,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곧 백악관을 떠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 전쟁 휴전 성사를 위해 막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겐 국제사회를 자극하는 이스라엘의 행보가 달가울 리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쇄도하지만,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군의 화학무기 시설, 미사일, 방공 시설, 공군 및 해군 목표물 등 전략적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대규모 작전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 과도 정부 세운 시리아 반군, 이스라엘과 분쟁 꺼려

과도 정부를 세운 시리아 반군은 아직은 이스라엘에 대응할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지난 14일, 하야트타흐리르얄샴(HTS) 지도자 아흐마드 알샤라는 “시리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경계선을 넘었으며, 이 지역에서 정당하지 못한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시리아 정부가 유대 국가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시리아가 수년간의 내전으로 지쳐 있으며 이 단계에서는 더 많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갈등에 끌려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재건과 안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우마이야 모스크에서 연설하는 알샤라 HTS 반군 지도자 (2024년 12월 8일)
골란고원을 놓고 벌이는 이스라엘의 노골적인 공세가 당장 충돌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한 달 뒤면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합니다. 골란고원 문제에서만큼은 이스라엘의 ‘든든한 뒷배’라 할 수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트럼프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폭주가 골란고원을 넘어 어디까지 이어질지 국제사회는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픽 : 최창준
자료조사:김시온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