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 해 보내세요”…어김없이 나타난 ‘얼굴 없는 천사’

입력 2024.12.21 (06:55) 수정 2024.12.2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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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에서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따뜻한 한 해 보내라고 쓰인 편지와, 8천여만 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천사의 선행은 2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9시 26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번호 대신 뜬 문구는 '발신 번호 표시 제한'.

수화기 너머 중년 남성은 자기 소개도 없이 "인근 식당 앞에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난 겁니다.

천사는 기부를 시작한 2000년이래 처음으로 금요일에 나타났고, 13년 만에 크리스마스 전에 등장했습니다.

[조승희/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다들 이제 '지금 전화 왔냐' 그러면서 다들 놀라워 하셨고. 냉동 탑차 옆에 돈을 두고 가니까, 불우 이웃을 위해 쓰임을 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천사는 주민센터에서 300m가량 떨어진 한 도로에 주차된 화물차 옆에 종이 상자를 놓고 갔습니다.

[황세연/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혹시나 또 이 시국에, 다들 어려우신데 천사가 오실까? 기대 반, 의심 반, 그런 기분으로. 그래도 희망이 있구나 대한민국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5만 원권 1600장을 비롯해 모두 8천 3만 8천85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짧은 편지도 함께였습니다.

2000년 이후 해마다 모인 기부금은 어느새 10억 4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동네 학생들에게 '천사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7천 가구 넘는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줬습니다.

유독 길고, 춥게 느껴지는 이번 겨울.

따뜻한 한 해 보내라는 천사의 마음이 더욱 감사히 느껴집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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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1 06:55:11
    • 수정2024-12-21 06: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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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에서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따뜻한 한 해 보내라고 쓰인 편지와, 8천여만 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천사의 선행은 2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9시 26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번호 대신 뜬 문구는 '발신 번호 표시 제한'.

수화기 너머 중년 남성은 자기 소개도 없이 "인근 식당 앞에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난 겁니다.

천사는 기부를 시작한 2000년이래 처음으로 금요일에 나타났고, 13년 만에 크리스마스 전에 등장했습니다.

[조승희/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다들 이제 '지금 전화 왔냐' 그러면서 다들 놀라워 하셨고. 냉동 탑차 옆에 돈을 두고 가니까, 불우 이웃을 위해 쓰임을 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천사는 주민센터에서 300m가량 떨어진 한 도로에 주차된 화물차 옆에 종이 상자를 놓고 갔습니다.

[황세연/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혹시나 또 이 시국에, 다들 어려우신데 천사가 오실까? 기대 반, 의심 반, 그런 기분으로. 그래도 희망이 있구나 대한민국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5만 원권 1600장을 비롯해 모두 8천 3만 8천85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짧은 편지도 함께였습니다.

2000년 이후 해마다 모인 기부금은 어느새 10억 4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동네 학생들에게 '천사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7천 가구 넘는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줬습니다.

유독 길고, 춥게 느껴지는 이번 겨울.

따뜻한 한 해 보내라는 천사의 마음이 더욱 감사히 느껴집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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