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항공사 자리 없나요?”…6만 8천여 건 ‘줄취소’

입력 2024.12.30 (18:38) 수정 2024.12.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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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제주항공 여객기

■ "손님들이 불안해한다" 비행기 포비아에 떠는 여행사들

오늘(30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이날 낮 제주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승객이 탔습니다.

당초 승객 60명을 태우고 떠날 예정이었던 이 비행편은 하루 사이 70명이 추가로 예매하면서 2배가 넘는 승객을 받았습니다.

어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탓입니다. 사고 여객기는 당초 무안에서 제주로 온 뒤, 오전 11시 40분 승객들을 태우고(7C8135편) 당일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해당 여객기를 탈 예정이던 승객들이 대한항공 여객기로 몰린 겁니다.

대한항공 B737-900ER대한항공 B737-900ER

어제(29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관광업계는 '비행기 포비아(공포증)'에 떨고 있습니다. 항공사와 여행사마다 예약 취소와 변경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비행기 타기를 주저하는 승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여행 취소·항공권 변경 잇달아

30대 직장인 A 씨는 오늘(30일) 낮 12시 45분 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제주에 왔습니다.

원래는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를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로 불안감이 커져 여객기를 바꿨습니다.

장당 1만 4천 원에 달하는 비싼 수수료를 물고, 당초 여행사를 통해 예매했던 제주항공 항공권 2장을 취소했습니다.

A 씨는 "다른 항공사보다 저렴하기도 했고, 워낙 익숙한 곳이라서 이번에도 국내 대형 항공사가 아닌 제주항공을 예매했던 것"이라면서 "제주항공 앱과 사이트도 먹통이더라.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다른 항공편을 서둘러 예매했다"고 말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게티이미지뱅크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에도 종일 좌석 유무를 묻는 전화가 잇달았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단체 여행객을 모은 여행사 몇 군데에서 '좌석 여유분이 있느냐'는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동계 운항 스케줄이라서 좌석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서,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 같은 기종 여객기에서 '랜딩기어' 이상…탑승 포기까지

오늘(30일) 오전 김포공항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면서 승객들이 탑승을 취소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날 오전 6시 37분 승객 160여 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올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륙 20분 만에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으로 긴급 회항했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도 바퀴에 해당하는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에 충돌한 바 있습니다.

항공사 측은 승객을 같은 기종의 대체 항공편으로 옮겨 태운 뒤 다시 제주로 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습니다.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예정보다 두 시간가량 늦게 도착했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제주항공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제주항공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 줍니다. 이번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또다시 이륙한 비행기에서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나자, 탑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일부 승객은 착륙 전 공항 주변 상공을 도는 동안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소방차 여러 대를 보고 더욱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 승객은 "처음에는 단순 기체 이상인 줄로만 알았는데, 착륙하고 나서야 '랜딩기어' 이상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약 24시간 동안 제주항공 항공권 예약 취소도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오늘 제주항공은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 8천 건으로 집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선은 3만 3천여 건, 국제선은 3만 4천여 건으로, 취소 건 대부분이 무안공항 사고가 벌어진 전날 오전 9시 이후부터 발생했다고 제주항공은 전했습니다.

여객기 참사로 아예 여행 계획을 포기하는 관광객들도 생겨나면서, 제주 관광업계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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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2-30 18: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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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 "손님들이 불안해한다" 비행기 포비아에 떠는 여행사들

오늘(30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이날 낮 제주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승객이 탔습니다.

당초 승객 60명을 태우고 떠날 예정이었던 이 비행편은 하루 사이 70명이 추가로 예매하면서 2배가 넘는 승객을 받았습니다.

어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탓입니다. 사고 여객기는 당초 무안에서 제주로 온 뒤, 오전 11시 40분 승객들을 태우고(7C8135편) 당일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해당 여객기를 탈 예정이던 승객들이 대한항공 여객기로 몰린 겁니다.

대한항공 B737-900ER
어제(29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관광업계는 '비행기 포비아(공포증)'에 떨고 있습니다. 항공사와 여행사마다 예약 취소와 변경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비행기 타기를 주저하는 승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여행 취소·항공권 변경 잇달아

30대 직장인 A 씨는 오늘(30일) 낮 12시 45분 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제주에 왔습니다.

원래는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를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로 불안감이 커져 여객기를 바꿨습니다.

장당 1만 4천 원에 달하는 비싼 수수료를 물고, 당초 여행사를 통해 예매했던 제주항공 항공권 2장을 취소했습니다.

A 씨는 "다른 항공사보다 저렴하기도 했고, 워낙 익숙한 곳이라서 이번에도 국내 대형 항공사가 아닌 제주항공을 예매했던 것"이라면서 "제주항공 앱과 사이트도 먹통이더라.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다른 항공편을 서둘러 예매했다"고 말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에도 종일 좌석 유무를 묻는 전화가 잇달았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단체 여행객을 모은 여행사 몇 군데에서 '좌석 여유분이 있느냐'는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동계 운항 스케줄이라서 좌석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서,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 같은 기종 여객기에서 '랜딩기어' 이상…탑승 포기까지

오늘(30일) 오전 김포공항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면서 승객들이 탑승을 취소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날 오전 6시 37분 승객 160여 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올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륙 20분 만에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으로 긴급 회항했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도 바퀴에 해당하는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에 충돌한 바 있습니다.

항공사 측은 승객을 같은 기종의 대체 항공편으로 옮겨 태운 뒤 다시 제주로 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습니다.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예정보다 두 시간가량 늦게 도착했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제주항공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 줍니다. 이번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또다시 이륙한 비행기에서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나자, 탑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일부 승객은 착륙 전 공항 주변 상공을 도는 동안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소방차 여러 대를 보고 더욱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 승객은 "처음에는 단순 기체 이상인 줄로만 알았는데, 착륙하고 나서야 '랜딩기어' 이상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약 24시간 동안 제주항공 항공권 예약 취소도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오늘 제주항공은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 8천 건으로 집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선은 3만 3천여 건, 국제선은 3만 4천여 건으로, 취소 건 대부분이 무안공항 사고가 벌어진 전날 오전 9시 이후부터 발생했다고 제주항공은 전했습니다.

여객기 참사로 아예 여행 계획을 포기하는 관광객들도 생겨나면서, 제주 관광업계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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