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총통 “중국과 대등한 교류 원해…중국이 먼저 성의 보여야”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오늘(1일) 중국과의 대등하고 건강한 교류를 원한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이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 등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이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방예산을 늘리고 국방력을 강화해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사(CNA)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취임 후 첫 신년담화를 발표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상하이 단체 관광객의 타이완 여행 재개와 관련해 타이완 측의 상응 조치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타이완은 중국과 대등함과 존엄이라는 원칙에 따라 건강하고 질서 있는 교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그러나 지난해 1∼11월 중국을 방문한 타이완인은 205만2천명이었지만 같은 기간 타이완을 방문한 중국인은 28만5천명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타이완은 중국 학생들의 타이완 유학과 중국인의 타이완 자유여행을 허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두 막고 있다며 “양안 교류를 막는 것은 타이완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자국민들에게 아무 제약 없이 미국과 일본 등 각국을 여행할 수 있게 하면서 왜 타이완에만 갖가지 조치를 취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이것이 과연 타이완에 대한 선의 표시인가. 차별 없이 모두 동등하게 대하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신년사에서를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 국가가 계속 뭉치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인도·태평양을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타이완은 위험에 미리 대비해 국방예산을 계속 늘리고 국방역량을 강화해 국가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모든 힘을 모아 사회 전체의 방위 근성을 높이고, 대형 재해에 대응하며, 위협과 침범을 저지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더 힘을 합치고 ‘글로벌 민주 공급망’의 발전과 안정에 타이완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어제(31일) 관영 중국중앙TV(CCTV)로 방송된 2025년 신년사에서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양안(중국과 타이완) 동포는 한 가족으로, 누구도 우리의 혈맥과 정을 끊을 수 없으며 누구도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차이 전 총통과 같은 민진당 소속이지만 더 적극적인 친미·독립 성향으로 여겨집니다. 라이 총통을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해온 중국은 지난해 라이 총통 취임 직후인 5월과 국경절 연설 직후인 10월 두차례에 걸쳐 타이완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라이 총통이 미국령인 하와이·괌을 경유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한 직후 타이완 주변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 사실상 포위훈련을 하며 타이완을 압박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