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대신, 지지층에만 편지 쓴 尹…“유튜브로 보고 있다, 끝까지 싸우자”

입력 2025.01.02 (06:00) 수정 2025.01.02 (06: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서명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 뒷편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서 있다.지난해 1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서명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 뒷편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서 있다.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입니다.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입니다.

─2024년 1월 1일,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

1년 전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두 번째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새해를 맞으며, 대통령 취임사를 다시 읽어봤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쉴 틈 없이 뛰어왔지만,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약 5천 자 분량 신년사에서 '국민'을 스물 여덟 차례 불렀고, 경제(19번), 개혁(11번), 민생(9번), 산업(9번), 회복(6번)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국립현충원을 방문해서는,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경제에 매진하겠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방명록을 쓴 지 11개월 후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계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상태로,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탄핵 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올해도 신년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단, 이번에는 전 국민이 아닌 지지자들만을 향해서였습니다.

 오늘(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 오늘(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5년 1월 1일, 윤석열 대통령 새해 인사

윤 대통령은 어제(1일) 오후 7시 반쯤 관저 앞에서 철야 집회 중인 지지자들에게 편지 형식의 새해 인사를 보냈습니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인 입장문은 집회 참석자들을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이라 부르며 시작합니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 추운 날씨에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

현 정치 상황에 대해선 '반국가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비상 계엄 선포 당시와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해당 문서에 직접 서명하고, 이를 관저 직원을 통해 집회 현장 진행자에게 전달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집회 사회자가 어둠이 깔린 현장에서 편지를 읽자,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색 경광봉을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사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현장을 직접 보고 계신다고 한다"며 "탄핵 무효", "이긴다" 등의 구호를 선창했습니다.

이같은 장면 역시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 측이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에 적극 나서는 모습으로 풀이됩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 31일 헌법재판관 2명을 전격 임명하면서 탄핵 심리에도 속도가 붙을 거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은 하루만인 어제(1일)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항의했습니다.

최 대행이 사의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진석 비서실장은 "사표가 수리됐다"고 주장하며 물러났고, 대통령실은 최 대행 보좌에서 손을 떼는 수순입니다.

■참고 링크
윤석열 대통령 2024년 신년사 :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u0YNcjYp
윤석열 대통령 2023년 신년사 :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enQT2WQS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년사 대신, 지지층에만 편지 쓴 尹…“유튜브로 보고 있다, 끝까지 싸우자”
    • 입력 2025-01-02 06:00:27
    • 수정2025-01-02 06:11:20
    심층K
지난해 1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서명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 뒷편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서 있다.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입니다.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입니다.

─2024년 1월 1일,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

1년 전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두 번째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새해를 맞으며, 대통령 취임사를 다시 읽어봤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쉴 틈 없이 뛰어왔지만,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약 5천 자 분량 신년사에서 '국민'을 스물 여덟 차례 불렀고, 경제(19번), 개혁(11번), 민생(9번), 산업(9번), 회복(6번)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국립현충원을 방문해서는,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경제에 매진하겠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방명록을 쓴 지 11개월 후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계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상태로,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탄핵 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올해도 신년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단, 이번에는 전 국민이 아닌 지지자들만을 향해서였습니다.

 오늘(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5년 1월 1일, 윤석열 대통령 새해 인사

윤 대통령은 어제(1일) 오후 7시 반쯤 관저 앞에서 철야 집회 중인 지지자들에게 편지 형식의 새해 인사를 보냈습니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인 입장문은 집회 참석자들을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이라 부르며 시작합니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 추운 날씨에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

현 정치 상황에 대해선 '반국가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비상 계엄 선포 당시와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해당 문서에 직접 서명하고, 이를 관저 직원을 통해 집회 현장 진행자에게 전달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집회 사회자가 어둠이 깔린 현장에서 편지를 읽자,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색 경광봉을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사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현장을 직접 보고 계신다고 한다"며 "탄핵 무효", "이긴다" 등의 구호를 선창했습니다.

이같은 장면 역시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 측이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에 적극 나서는 모습으로 풀이됩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 31일 헌법재판관 2명을 전격 임명하면서 탄핵 심리에도 속도가 붙을 거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은 하루만인 어제(1일)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항의했습니다.

최 대행이 사의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진석 비서실장은 "사표가 수리됐다"고 주장하며 물러났고, 대통령실은 최 대행 보좌에서 손을 떼는 수순입니다.

■참고 링크
윤석열 대통령 2024년 신년사 :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u0YNcjYp
윤석열 대통령 2023년 신년사 :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enQT2WQS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