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트뤼도 사임, 트럼프 후폭풍?”…위기의 정상들

입력 2025.01.08 (12:36) 수정 2025.01.0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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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의를 전격 표명했습니다.

낮은 지지율에, 내각 불신임 위기에 몰리자 결국 물러나기로 한 건데요.

그 주요 배경에 취임을 앞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압박 여파가 꼽힙니다.

어떤 내용인지, 국제부 양민효 기자와 짚어봅니다.

트뤼도 총리, 새해 초반에 전격 사임 발표를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꽤 오랫동안 고전해 왔습니다.

2015년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44살에 총리직에 올랐죠.

'캐나다의 오바마'라고 불릴 정도로 진보 스타 정치인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급속도로 하향세를 탄 건 코로나 19 이후부터입니다.

고물가 문제, 이민자 급증, 주택가격 상승 같은 이슈에 제대로 정책적 대응을 못했단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폭탄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급부상했습니다.

지난 연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을 꺼내며 압박하자, 결국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당이 전국적 경선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하게 되면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 합니다."]

[앵커]

그런데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응했길래 사퇴까지 내몰리게 된 건가요?

[기자]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훕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 이렇게 위협하고 나선 게 촉매가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12.16.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까지 찾아갔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게 어떠냐"는 조롱까지 했습니다.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이 떨어진 만큼 지지율도 떨어졌는데, 관세 대응책을 놓고 갈등을 빚던 최측근 부총리마저 사퇴하자, 정치적 입지가 무너졌습니다.

트럼프는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이후에도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또 미국은 캐나다 생존에 필요한 막대한 적자와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트뤼도 총리는 이 사실을 알고 사임한 거라고 주장했고요.

현지 시각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선 트뤼도 총리 후임으로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캐나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라며 화를 또 북돋았는데요.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결국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캐나다 총리 사퇴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저도 그 부분이 궁금해서 현지 언론들 분석을 살펴봤는데요.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라 볼 순 없지만 '마지막 한 방'이 된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한 전문가는 "리더십 위기는 이미 찾아왔고 트럼프가 사퇴 시기를 앞당긴 것 뿐이다, 특히 경제 침체로 시달리는 캐나다인들은 트뤼도가 트럼프 2기에 대응할 강력한 카드가 되지 못할 걸로 판단했다" 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취임은 오는 20일인데 벌써부터 트럼프발 후폭풍이 나타나는 거죠.

다른 나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관세 위협, 국제 정세 등 다방면에서 국제사회가 트럼프 2기 출범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죠.

캐나다 총리가 물러나고, 최근엔 트럼프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유럽 정상들을 잇따라 공격하자 "내정 간섭"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머스크 타깃이 된 스타머 영국 총리, 검찰청장 시절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는 극우 세력의 주장을 옮긴 SNS 게시글을 60개나 올려 사퇴를 압박했고요.

다음달 총선을 앞둔 독일, 대통령과 총리를 겨냥해 막말을 하고 극우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했습니다.

유럽 정상들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인만큼 도 넘는 도발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뒤 첫 해외 방문으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초청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내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가세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소유주(머스크)가 새로운 국제 반동 세력을 지지하고 독일같은 나라들 선거에 직접 개입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하지만 유럽연합 집행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요.

저격당한 각국 정상들, 자국 내 정치 지형도 요동치는 상황에 더 강력해진 트럼프 2기라는 폭풍까지 다가오면서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인영 김신형/그래픽 제작:안재우/자료조사:이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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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8 12:36:33
    • 수정2025-01-08 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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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의를 전격 표명했습니다.

낮은 지지율에, 내각 불신임 위기에 몰리자 결국 물러나기로 한 건데요.

그 주요 배경에 취임을 앞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압박 여파가 꼽힙니다.

어떤 내용인지, 국제부 양민효 기자와 짚어봅니다.

트뤼도 총리, 새해 초반에 전격 사임 발표를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꽤 오랫동안 고전해 왔습니다.

2015년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44살에 총리직에 올랐죠.

'캐나다의 오바마'라고 불릴 정도로 진보 스타 정치인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급속도로 하향세를 탄 건 코로나 19 이후부터입니다.

고물가 문제, 이민자 급증, 주택가격 상승 같은 이슈에 제대로 정책적 대응을 못했단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폭탄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급부상했습니다.

지난 연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을 꺼내며 압박하자, 결국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당이 전국적 경선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하게 되면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 합니다."]

[앵커]

그런데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응했길래 사퇴까지 내몰리게 된 건가요?

[기자]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훕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 이렇게 위협하고 나선 게 촉매가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12.16.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까지 찾아갔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게 어떠냐"는 조롱까지 했습니다.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이 떨어진 만큼 지지율도 떨어졌는데, 관세 대응책을 놓고 갈등을 빚던 최측근 부총리마저 사퇴하자, 정치적 입지가 무너졌습니다.

트럼프는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이후에도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또 미국은 캐나다 생존에 필요한 막대한 적자와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트뤼도 총리는 이 사실을 알고 사임한 거라고 주장했고요.

현지 시각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선 트뤼도 총리 후임으로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캐나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라며 화를 또 북돋았는데요.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결국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캐나다 총리 사퇴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저도 그 부분이 궁금해서 현지 언론들 분석을 살펴봤는데요.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라 볼 순 없지만 '마지막 한 방'이 된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한 전문가는 "리더십 위기는 이미 찾아왔고 트럼프가 사퇴 시기를 앞당긴 것 뿐이다, 특히 경제 침체로 시달리는 캐나다인들은 트뤼도가 트럼프 2기에 대응할 강력한 카드가 되지 못할 걸로 판단했다" 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취임은 오는 20일인데 벌써부터 트럼프발 후폭풍이 나타나는 거죠.

다른 나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관세 위협, 국제 정세 등 다방면에서 국제사회가 트럼프 2기 출범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죠.

캐나다 총리가 물러나고, 최근엔 트럼프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유럽 정상들을 잇따라 공격하자 "내정 간섭"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머스크 타깃이 된 스타머 영국 총리, 검찰청장 시절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는 극우 세력의 주장을 옮긴 SNS 게시글을 60개나 올려 사퇴를 압박했고요.

다음달 총선을 앞둔 독일, 대통령과 총리를 겨냥해 막말을 하고 극우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했습니다.

유럽 정상들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인만큼 도 넘는 도발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뒤 첫 해외 방문으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초청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내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가세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소유주(머스크)가 새로운 국제 반동 세력을 지지하고 독일같은 나라들 선거에 직접 개입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하지만 유럽연합 집행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요.

저격당한 각국 정상들, 자국 내 정치 지형도 요동치는 상황에 더 강력해진 트럼프 2기라는 폭풍까지 다가오면서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인영 김신형/그래픽 제작:안재우/자료조사:이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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