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마약 처방·마취 여성 성폭행’ 의사, 2심 징역 16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제공하고,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2심 법원이 16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판사 황진구·지영난·권혁중)는 오늘(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의사 염 모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1년의 형을 감형해 징역 16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하며 “피해자들이 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수 피해자가 자해를 시도하고 자살 충동을 경험하고 있다”며 “상당수가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원심법원과 이 법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준강제추행 피해자 중 한 명이 이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또 재판부는 염 씨가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을 목적으로 온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해 준 사실도 중형 사유에 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염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동종·유사 전과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1심보다 1년 형을 감형했습니다.

아울러 신원이 특정된 피해자들을 위해 공탁한 점도 유리한 양형 사유라고 밝혔습니다.

염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신 모 씨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여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염 씨가 의사면허 정지 기간에도 프로포폴 등을 환자에게 투여하고, 수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 10여 명을 불법적으로 촬영해 5백여 장의 사진을 남기고 일부를 성폭행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