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트럼프 스톰’에 트뤼도 사퇴?…걱정 앞서는 우방국들
입력 2025.01.09 (15:25)
수정 2025.01.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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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년 넘게 캐나다를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사퇴 소식, 월드24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낮은 지지율도 문제였지만 트럼프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44살의 나이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총리가 됐던 트뤼도인데, 어쩌다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을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떨어졌다, 이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왜 캐나다 국민들이 등을 돌렸는지가 궁금하실 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 고통이 커졌습니다.
캐나다 역시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는데요.
2020년 이후 2년 사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무려 9배 이상 올랐거든요.
이 와중에, 해마다 50만 명씩 이민자를 받아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업률까지 뛰었습니다.
물가 오르고 집값 뛰고, 여기에 일자리도 부족해지다 보니 국민들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가 '결정적 한 방'이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사퇴론이 일더니, 지난해 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까지 꺼내 들자 결국 총리직뿐만 아니라 집권당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현지 시각 6일 : "당이 전국적 경쟁 과정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한 다음에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고 합니다."]
[앵커]
캐나다 자국 상황이 영향을 줬다는 것은 알겠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발언이 어떻게 결정타가 될 수 있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에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관세는 무려 25%입니다.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캐나다에는 말 그대로 '관세 폭탄'이 떨어지는 셈입니다.
트뤼도 총리는 부리나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습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방문이 결과적으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너무 저자세였다는 비난이 일었고 결국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트뤼도 총리는 할 만큼 한 셈인데, 국민들에게는 왜 그렇게 저자세로 보였을까요?
[기자]
네, 공식 일정도 아니었는데 취임도 전인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갔다,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겠고요.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잇단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와 만난 직후에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어떠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위대한 캐나다 주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면서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와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길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곧바로 조롱하듯 글을 올린 겁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한 개의 주라고 ,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깎아내리는 건 외교적으로 큰 결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당선인의 조롱 섞인 발언,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뒤에도 또 글을 올렸는데요.
"캐나다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 편입을 종용한 겁니다.
참다못한 트뤼도 총리도 한 마디 했는데요.
SNS에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설전이 대단했군요.
그래도 결국 트뤼도 총리가 사퇴하게 된 거면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 성공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발 여파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스톰', 이른바 '트럼프 발 폭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지난달 16일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롭 핸드필드/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이것은(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 일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위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일부러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트뤼도 총리를 흔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겁니다.
심지어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다른 우방국들,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든지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강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9년 넘게 캐나다를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사퇴 소식, 월드24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낮은 지지율도 문제였지만 트럼프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44살의 나이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총리가 됐던 트뤼도인데, 어쩌다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을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떨어졌다, 이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왜 캐나다 국민들이 등을 돌렸는지가 궁금하실 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 고통이 커졌습니다.
캐나다 역시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는데요.
2020년 이후 2년 사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무려 9배 이상 올랐거든요.
이 와중에, 해마다 50만 명씩 이민자를 받아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업률까지 뛰었습니다.
물가 오르고 집값 뛰고, 여기에 일자리도 부족해지다 보니 국민들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가 '결정적 한 방'이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사퇴론이 일더니, 지난해 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까지 꺼내 들자 결국 총리직뿐만 아니라 집권당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현지 시각 6일 : "당이 전국적 경쟁 과정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한 다음에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고 합니다."]
[앵커]
캐나다 자국 상황이 영향을 줬다는 것은 알겠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발언이 어떻게 결정타가 될 수 있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에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관세는 무려 25%입니다.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캐나다에는 말 그대로 '관세 폭탄'이 떨어지는 셈입니다.
트뤼도 총리는 부리나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습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방문이 결과적으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너무 저자세였다는 비난이 일었고 결국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트뤼도 총리는 할 만큼 한 셈인데, 국민들에게는 왜 그렇게 저자세로 보였을까요?
[기자]
네, 공식 일정도 아니었는데 취임도 전인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갔다,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겠고요.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잇단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와 만난 직후에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어떠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위대한 캐나다 주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면서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와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길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곧바로 조롱하듯 글을 올린 겁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한 개의 주라고 ,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깎아내리는 건 외교적으로 큰 결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당선인의 조롱 섞인 발언,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뒤에도 또 글을 올렸는데요.
"캐나다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 편입을 종용한 겁니다.
참다못한 트뤼도 총리도 한 마디 했는데요.
SNS에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설전이 대단했군요.
그래도 결국 트뤼도 총리가 사퇴하게 된 거면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 성공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발 여파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스톰', 이른바 '트럼프 발 폭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지난달 16일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롭 핸드필드/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이것은(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 일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위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일부러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트뤼도 총리를 흔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겁니다.
심지어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다른 우방국들,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든지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강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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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1-09 15: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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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넘게 캐나다를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사퇴 소식, 월드24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낮은 지지율도 문제였지만 트럼프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44살의 나이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총리가 됐던 트뤼도인데, 어쩌다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을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떨어졌다, 이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왜 캐나다 국민들이 등을 돌렸는지가 궁금하실 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 고통이 커졌습니다.
캐나다 역시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는데요.
2020년 이후 2년 사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무려 9배 이상 올랐거든요.
이 와중에, 해마다 50만 명씩 이민자를 받아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업률까지 뛰었습니다.
물가 오르고 집값 뛰고, 여기에 일자리도 부족해지다 보니 국민들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가 '결정적 한 방'이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사퇴론이 일더니, 지난해 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까지 꺼내 들자 결국 총리직뿐만 아니라 집권당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현지 시각 6일 : "당이 전국적 경쟁 과정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한 다음에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고 합니다."]
[앵커]
캐나다 자국 상황이 영향을 줬다는 것은 알겠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발언이 어떻게 결정타가 될 수 있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에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관세는 무려 25%입니다.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캐나다에는 말 그대로 '관세 폭탄'이 떨어지는 셈입니다.
트뤼도 총리는 부리나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습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방문이 결과적으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너무 저자세였다는 비난이 일었고 결국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트뤼도 총리는 할 만큼 한 셈인데, 국민들에게는 왜 그렇게 저자세로 보였을까요?
[기자]
네, 공식 일정도 아니었는데 취임도 전인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갔다,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겠고요.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잇단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와 만난 직후에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어떠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위대한 캐나다 주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면서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와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길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곧바로 조롱하듯 글을 올린 겁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한 개의 주라고 ,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깎아내리는 건 외교적으로 큰 결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당선인의 조롱 섞인 발언,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뒤에도 또 글을 올렸는데요.
"캐나다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 편입을 종용한 겁니다.
참다못한 트뤼도 총리도 한 마디 했는데요.
SNS에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설전이 대단했군요.
그래도 결국 트뤼도 총리가 사퇴하게 된 거면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 성공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발 여파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스톰', 이른바 '트럼프 발 폭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지난달 16일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롭 핸드필드/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이것은(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 일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위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일부러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트뤼도 총리를 흔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겁니다.
심지어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다른 우방국들,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든지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강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9년 넘게 캐나다를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사퇴 소식, 월드24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낮은 지지율도 문제였지만 트럼프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44살의 나이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총리가 됐던 트뤼도인데, 어쩌다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을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떨어졌다, 이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왜 캐나다 국민들이 등을 돌렸는지가 궁금하실 텐데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 고통이 커졌습니다.
캐나다 역시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는데요.
2020년 이후 2년 사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무려 9배 이상 올랐거든요.
이 와중에, 해마다 50만 명씩 이민자를 받아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업률까지 뛰었습니다.
물가 오르고 집값 뛰고, 여기에 일자리도 부족해지다 보니 국민들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가 '결정적 한 방'이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사퇴론이 일더니, 지난해 말 야권이 내각 불신임안까지 꺼내 들자 결국 총리직뿐만 아니라 집권당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현지 시각 6일 : "당이 전국적 경쟁 과정을 통해 차기 대표를 선출한 다음에 당 대표와 총리직을 사임하려고 합니다."]
[앵커]
캐나다 자국 상황이 영향을 줬다는 것은 알겠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발언이 어떻게 결정타가 될 수 있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에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관세는 무려 25%입니다.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캐나다에는 말 그대로 '관세 폭탄'이 떨어지는 셈입니다.
트뤼도 총리는 부리나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습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방문이 결과적으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너무 저자세였다는 비난이 일었고 결국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트뤼도 총리는 할 만큼 한 셈인데, 국민들에게는 왜 그렇게 저자세로 보였을까요?
[기자]
네, 공식 일정도 아니었는데 취임도 전인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갔다,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겠고요.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잇단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와 만난 직후에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어떠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위대한 캐나다 주 주지사인 트뤼도와 식사해 기뻤다"면서 "조만간 주지사를 다시 만나 관세와 무역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길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전날 트뤼도 총리가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곧바로 조롱하듯 글을 올린 겁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한 개의 주라고 ,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깎아내리는 건 외교적으로 큰 결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당선인의 조롱 섞인 발언,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 뒤에도 또 글을 올렸는데요.
"캐나다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거다."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 편입을 종용한 겁니다.
참다못한 트뤼도 총리도 한 마디 했는데요.
SNS에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설전이 대단했군요.
그래도 결국 트뤼도 총리가 사퇴하게 된 거면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 성공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발 여파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스톰', 이른바 '트럼프 발 폭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지난달 16일 : "우리는 캐나다에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에도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롭 핸드필드/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이것은(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 일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위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일부러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트뤼도 총리를 흔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겁니다.
심지어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다른 우방국들,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든지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강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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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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