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성향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3선 임기 시작…미영·EU “선거부정, 제재 강화”

입력 2025.01.11 (09:31) 수정 2025.01.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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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62)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현지 시각 1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을 열고 3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부정 개표 의혹과 절차적 불공정성이 논란을 빚자, 장기 집권하고 있는 마두로 정부에 대해 부정선거로 대통령직을 빼앗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또, 유엔과 주요 7개국(G7)도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마두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앞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헌법상 국가원수’로서 오는 2031년까지 자신의 책무를 다할 것을 말했습니다.

그는 취임식 연설에서 “헌법에 따라 국민 주권을 수호하는 임무를 계속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히고 “성숙한 국민들과 함께 평화로운 6년을 만들 것을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을 비롯해 125개 국가·국제기구 대표단이 참석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8년 대선 전후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자, 공포정치로 저항을 돌파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는 에드문도 곤살레스(75) 전 대선 후보와 민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7), 두 후보의 ‘투톱’ 세몰이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불공정 논란이 일었지만, 친(親)정부 성향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를 통해 반대파를 물리치고 대통령 3선 당선을 확정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 대선 후보였던 곤살레스 전 후보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근거로 내세워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주장합니다.

경찰의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했던 곤살레스 전 후보는 최근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지를 잇달아 방문해 자신에 대한 지지와 함께 마두로 정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호소했습니다.

곤살레스 전 후보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저는 베네수엘라와 아주 가까운 곳(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고 있고 반드시 돌아가 대통령 임기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군과 경찰은 마두로 정권의 불법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한편, 미국·EU·영국·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결론짓고 곤살레스 후보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마두로 정부의 불법적 권력 장악과 민간인 탄압을 이유로 국외 자산을 동결하고 지도층의 입국 금지를 확대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별도로 마두로 대통령 체포 또는 유죄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 제공자에 대한 보상금을 기존 1,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연대감을 강조해 오던 좌파 성향의 일부 중남미 주변국에서도 불투명한 베네수엘라의 선거 과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2천㎞가 넘는 육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에서는 첫 좌파 정부를 세운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수년간 베네수엘라와 끊겼던 외교 관계를 2022년 취임 이후 재수립했으나,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장기집권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늘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콜롬비아와의 국경을 폐쇄하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맞대응했습니다.

마두로는 암 투병 끝에 숨진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좌파 성향 이념을 고스란히 계승한 인물입니다.

카라카스에서 버스를 몰던 운전사 출신이었지만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회의장(2000∼2006년)을 지내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이후 2013년 차베스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과 부통령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차베스 전 대통령의 ‘21세기 사회주의’와 ‘반미’(反美) 정책을 계승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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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1 09:31:54
    • 수정2025-01-11 09:44:59
    국제
니콜라스 마두로(62)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현지 시각 1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을 열고 3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부정 개표 의혹과 절차적 불공정성이 논란을 빚자, 장기 집권하고 있는 마두로 정부에 대해 부정선거로 대통령직을 빼앗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또, 유엔과 주요 7개국(G7)도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마두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앞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헌법상 국가원수’로서 오는 2031년까지 자신의 책무를 다할 것을 말했습니다.

그는 취임식 연설에서 “헌법에 따라 국민 주권을 수호하는 임무를 계속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히고 “성숙한 국민들과 함께 평화로운 6년을 만들 것을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을 비롯해 125개 국가·국제기구 대표단이 참석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8년 대선 전후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자, 공포정치로 저항을 돌파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는 에드문도 곤살레스(75) 전 대선 후보와 민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7), 두 후보의 ‘투톱’ 세몰이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불공정 논란이 일었지만, 친(親)정부 성향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를 통해 반대파를 물리치고 대통령 3선 당선을 확정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 대선 후보였던 곤살레스 전 후보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근거로 내세워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주장합니다.

경찰의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했던 곤살레스 전 후보는 최근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지를 잇달아 방문해 자신에 대한 지지와 함께 마두로 정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호소했습니다.

곤살레스 전 후보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저는 베네수엘라와 아주 가까운 곳(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고 있고 반드시 돌아가 대통령 임기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군과 경찰은 마두로 정권의 불법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한편, 미국·EU·영국·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결론짓고 곤살레스 후보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마두로 정부의 불법적 권력 장악과 민간인 탄압을 이유로 국외 자산을 동결하고 지도층의 입국 금지를 확대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별도로 마두로 대통령 체포 또는 유죄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 제공자에 대한 보상금을 기존 1,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연대감을 강조해 오던 좌파 성향의 일부 중남미 주변국에서도 불투명한 베네수엘라의 선거 과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2천㎞가 넘는 육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에서는 첫 좌파 정부를 세운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수년간 베네수엘라와 끊겼던 외교 관계를 2022년 취임 이후 재수립했으나,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장기집권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늘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콜롬비아와의 국경을 폐쇄하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맞대응했습니다.

마두로는 암 투병 끝에 숨진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좌파 성향 이념을 고스란히 계승한 인물입니다.

카라카스에서 버스를 몰던 운전사 출신이었지만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회의장(2000∼2006년)을 지내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이후 2013년 차베스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과 부통령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차베스 전 대통령의 ‘21세기 사회주의’와 ‘반미’(反美) 정책을 계승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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