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콜’에도 수수료 떼간 대구·경북 카카오모빌리티에 공정위 제재

대구·경북 지역 ‘카카오T블루’ 택시 가맹본부인 ㈜디지티모빌리티(디지티)가 타사 앱으로 호출한 ‘콜’에도 가맹 기사에 수수료를 부과했다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디지티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가맹사업법 위반)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 2,800만 원을 물리기로 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디지티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 계약을 맺고, 대구·경북지역에서 카카오T블루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본부입니다. 대구시 전체 가맹택시의 89.5%를 차지합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디지티는 2019년 11월부터 지금까지 가맹 택시기사 전체 운임의 20%를 가맹금으로 일괄 받아 가는 내용의 계약을 맺어왔습니다.

택시기사가 카카오T 앱을 이용해 올린 매출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가맹금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가맹택시 기사들이 카카오T 앱 외에 다른 앱으로 호출을 받거나 별도 앱 호출 없이 ‘배회영업’을 통해 승객을 태워 올린 매출에도 디지티에 내는 수수료를 물린 셈입니다.

실제로 디지티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 사이 전체 운행 건수 7,118만 건 중 카카오T가 아닌 타 호출앱이나 배회영업으로 운행한 2,030만 건(28.5%)에 가맹 수수료를 물렸습니다.

이 기간에 디지티가 받아 간 전체 가맹금은 약 988억 원으로, 이중 디지티가 부당하게 수취한 수수료가 282억 원 상당인 것으로 공정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디지티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계약조항을 설정하고 가맹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디지티에 가맹계약서를 수정하도록 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2,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가맹 외 영업에 대해서도 가맹금을 수취하는 내용으로 부당하게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가 불공정행위임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 조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배회영업에만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면 골라잡기가 용이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져, ‘승차 거부 없이 빨리 잡히는’ 택시라는 가맹 서비스 본연의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크다”고 수수료 일괄 수치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모빌리티 생태계 개선을 위한 관계 당국의 다양한 노력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디지티(DGT) 모빌리티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카카오 가맹택시를 관리하는 ‘KM솔루션’에 대해서도 같은 의혹으로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KM솔루션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