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지 유해 일괄 화장·합사 반대”…“논의된 바 없어”

입력 2025.01.22 (07:56) 수정 2025.01.22 (09: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와 대전시가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를 위한 추모 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제주 4·3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유족들은 신원 확인도 되지 않은 유해를 일괄 화장해 합사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25 전후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

천여 구가 넘는 유해가 발굴된 이곳에서 2년 전 처음으로 제주 4·3 희생자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정부와 대전시는 이곳과 경산 코발트 광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은 민간인 집단 희생자 유해 4천여 구를 안치하는 추모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산만 588억 원.

정부는 유해를 일괄 화장한 뒤 합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4·3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고응복/제주 4·3 유족 : "수천 구의 유골을 모셔놓고 이제 와서 결국 한다는 소리가 한꺼번에 유골을 합쳐서 화장해서 합사하겠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어불성설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4·3 희생자 유해 매장과 처리는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특별법에도 어긋난다며, 유족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요구했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발굴 지역이 다를지라도, 발굴된 유해는 정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3 희생자로 인정된 저희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형제자매들의 고귀한 육신들이다."]

유족들은 채혈과 DNA 감식으로 나중에 신원이 확인되더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한목소리로 우려했습니다.

[양성주/제주4·3희생자유족회 외무부회장 : "거의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데, 이렇게 신원 확인하더라도 나중에 그 유해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이분들 가슴에 또 못을 박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현재 공원 설계 단계라며, 안치 방식 등은 앞으로 논의해 가면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전시 동구도 유골을 한데 모아 안치하는 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제주 4·3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육지 형무소에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된 수형인은 천800여 명, 이 가운데 겨우 두 명만이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민간인 학살지 유해 일괄 화장·합사 반대”…“논의된 바 없어”
    • 입력 2025-01-22 07:56:25
    • 수정2025-01-22 09:43:08
    뉴스광장(제주)
[앵커]

정부와 대전시가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를 위한 추모 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제주 4·3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유족들은 신원 확인도 되지 않은 유해를 일괄 화장해 합사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25 전후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

천여 구가 넘는 유해가 발굴된 이곳에서 2년 전 처음으로 제주 4·3 희생자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정부와 대전시는 이곳과 경산 코발트 광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은 민간인 집단 희생자 유해 4천여 구를 안치하는 추모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산만 588억 원.

정부는 유해를 일괄 화장한 뒤 합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4·3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고응복/제주 4·3 유족 : "수천 구의 유골을 모셔놓고 이제 와서 결국 한다는 소리가 한꺼번에 유골을 합쳐서 화장해서 합사하겠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어불성설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4·3 희생자 유해 매장과 처리는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특별법에도 어긋난다며, 유족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요구했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발굴 지역이 다를지라도, 발굴된 유해는 정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3 희생자로 인정된 저희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형제자매들의 고귀한 육신들이다."]

유족들은 채혈과 DNA 감식으로 나중에 신원이 확인되더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한목소리로 우려했습니다.

[양성주/제주4·3희생자유족회 외무부회장 : "거의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데, 이렇게 신원 확인하더라도 나중에 그 유해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이분들 가슴에 또 못을 박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현재 공원 설계 단계라며, 안치 방식 등은 앞으로 논의해 가면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전시 동구도 유골을 한데 모아 안치하는 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제주 4·3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육지 형무소에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된 수형인은 천800여 명, 이 가운데 겨우 두 명만이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