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위기의 지도자들’…스위스 정치 안정의 비결은?

입력 2025.01.22 (15:36) 수정 2025.01.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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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의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 지도자들은 긍정보다 부정 평가를 더 많이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스위스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과반인 경우가 일상적이라고 합니다.

현지 취재한 파리 이화진 특파원 연결합니다.

국정 지지율이 과반이라는 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실제 스위스 국민들도 그렇게 답하던가요?

[기자]

스위스 연방이 탄생한 이후 실시한 대부분의 정부 지지도 조사에서 50%를 넘겼단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 배경을 국민들의 정치 참여라고 설명했습니다.

[매튜/스위스 제네바 시민 :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정치적 논의나 사회의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정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배우죠."]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4년 간의 소송 끝에 세계 최초로 국제 법원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이끌어냈는데, 평균 나이 74살, 여성 2천여 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환경단체였습니다.

[브루나 몰리나리/'기후 소송' 원고 : "실례합니다. 기후 때문에, 천식에 걸려 말이 안 나옵니다. 할머니이자 어머니로서, 다음 세대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기후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정부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 바로 정부 신뢰도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스위스 국민의 62%가 공공기관 등 정부를 신뢰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OECD 평균보다 50%가량 높습니다.

[앵커]

스위스 국민들이 이처럼 정치 참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배경이 있나요?

[기자]

스위스는 직접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스위스 유권자는 한해 수십 차례 투표에 참여해 법률과 정책을 스스로 정하고 있습니다.

모두 23개 연방이 모여 스위스를 만들었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언어권이 섞여 있는 만큼 자치권을 존중하게 된 겁니다.

의회와 행정부가 모여 있는 스위스 베른의 연방궁전에 가면, 입구 천장에 있는 문구가 스위스 정치를 한 마디로 설명해줍니다.

바로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 입니다.

[파스칼/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 "(의회를)비례제로 바뀌면 소수 정당이 등장할 것입니다. 녹색당, 여성 정당과 노동 정당이 의석을 확보하고, 그 후에 아마도 연립을 맺어 정부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것은 사회의 더 많은 대표성을 나타냅니다."]

[앵커]

그렇다면, 스위스 의회와 정부는 어떻게 다양한 국민을 대표하고 있나요?

[기자]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인 만큼, 의회 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법의 공식'이라 불리는 구성 방법에 따라 정당과 지역을 반영해 의석을 골고루 분배하는데요.

지역과 정당, 언어권을 대표하는 2백여 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의회에서 뽑힌 국무위원들이 내각을 구성하고, 이들이 1년씩 순번제로 대통령을 맡습니다.

사실상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 국정을 수행하는 구조인데요.

덕분에 현재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 56%,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한 주요 나라 가운데 50%를 넘는 나라는 스위스가 유일합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자료조사:이수아 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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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2 15:36:12
    • 수정2025-01-22 15: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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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의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 지도자들은 긍정보다 부정 평가를 더 많이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스위스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과반인 경우가 일상적이라고 합니다.

현지 취재한 파리 이화진 특파원 연결합니다.

국정 지지율이 과반이라는 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실제 스위스 국민들도 그렇게 답하던가요?

[기자]

스위스 연방이 탄생한 이후 실시한 대부분의 정부 지지도 조사에서 50%를 넘겼단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 배경을 국민들의 정치 참여라고 설명했습니다.

[매튜/스위스 제네바 시민 :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정치적 논의나 사회의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정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배우죠."]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4년 간의 소송 끝에 세계 최초로 국제 법원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이끌어냈는데, 평균 나이 74살, 여성 2천여 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환경단체였습니다.

[브루나 몰리나리/'기후 소송' 원고 : "실례합니다. 기후 때문에, 천식에 걸려 말이 안 나옵니다. 할머니이자 어머니로서, 다음 세대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기후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정부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 바로 정부 신뢰도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스위스 국민의 62%가 공공기관 등 정부를 신뢰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OECD 평균보다 50%가량 높습니다.

[앵커]

스위스 국민들이 이처럼 정치 참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배경이 있나요?

[기자]

스위스는 직접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스위스 유권자는 한해 수십 차례 투표에 참여해 법률과 정책을 스스로 정하고 있습니다.

모두 23개 연방이 모여 스위스를 만들었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언어권이 섞여 있는 만큼 자치권을 존중하게 된 겁니다.

의회와 행정부가 모여 있는 스위스 베른의 연방궁전에 가면, 입구 천장에 있는 문구가 스위스 정치를 한 마디로 설명해줍니다.

바로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 입니다.

[파스칼/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 "(의회를)비례제로 바뀌면 소수 정당이 등장할 것입니다. 녹색당, 여성 정당과 노동 정당이 의석을 확보하고, 그 후에 아마도 연립을 맺어 정부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것은 사회의 더 많은 대표성을 나타냅니다."]

[앵커]

그렇다면, 스위스 의회와 정부는 어떻게 다양한 국민을 대표하고 있나요?

[기자]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인 만큼, 의회 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법의 공식'이라 불리는 구성 방법에 따라 정당과 지역을 반영해 의석을 골고루 분배하는데요.

지역과 정당, 언어권을 대표하는 2백여 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의회에서 뽑힌 국무위원들이 내각을 구성하고, 이들이 1년씩 순번제로 대통령을 맡습니다.

사실상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 국정을 수행하는 구조인데요.

덕분에 현재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 56%,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한 주요 나라 가운데 50%를 넘는 나라는 스위스가 유일합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자료조사:이수아 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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