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맞아 스키타러 갔다가…호텔 화재로 76명 사망

[앵커]

튀르키예 한 스키장 호텔에서 큰 불이 나 76명이 숨지고 50명 넘게 다쳤습니다.

스키 성수기에 겨울 방학까지 겹치며 투숙객이 많았던 데다, 불이 나무 재질로 된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돼 피해가 컸습니다.

두바이 김개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화염이 12층 호텔 건물을 뒤덮었습니다.

["여기 불타고 있어요."]

["어떻게 빠져 나가죠?"]

4층 식당에서 시작된 불은 나무 재질의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됐습니다.

[메블뤼트 외제르/목격자 : "불길이 호텔을 즉시 집어삼켰습니다. 불과 30분 만에 매우 빠르게 화염이 호텔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튀르키예 서북부, 볼루주의 한 스키장 호텔에서 현지 시각 21일, 대부분 잠이 든 새벽 3시 30분에 불은 시작됐습니다.

투숙객들은 침대 시트로 밧줄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했고, 일부는 호텔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외메르 사크락/목격자 : "한 아빠는 1살 아기를 던지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불에 타 죽을 거라고 소리쳤습니다."]

스키 성수기에 겨울 방학을 맞아 230여 명이 투숙해 거의 만실이었는데, 새벽 시간이라 대피가 늦었습니다.

소방차 도착에 1시간 가까이 걸려 초기 진화에도 실패해 인명 피해를 키웠습니다.

지금까지 76명 숨지고 51명이 다친 걸로 집계됐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투숙객의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국은 부실한 안전 조치를 염두에 두고 호텔 소유주 등 9명을 구금했습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하면서 오늘 하루를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김개형 입니다.

촬영:김민승/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자료조사:김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