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는 외국인이 비자(사증) 없이 입국해 30일간 제주도에만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입국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해외 유입 방지를 위해 일시 중단되었던 무사증 입국 제도는 2022년 6월부터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단체 관광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제주 무사증 입국 제도를 악용한 범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당국의 허가 없이 제주에서 무단이탈을 시도하는 외국인과 이들을 돕는 브로커가 증가하면서, 신분증 위조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냉동탑차 화물칸 아이스박스 안에 숨어 무단이탈 시도…공문서 위조하기도"
해경이 냉동탑차 화물칸을 열자, 누군가 아이스박스 안에 숨어있습니다.
비자 없이 제주에 입국한 20대 베트남인이 '무단이탈', 제주에서 몰래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시도한 겁니다.
이 베트남인은 지난해 7월 10일 오후 4시 15분쯤 제주항 제6부두 입구 초소에서 냉동탑차에 의심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항만 보안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해경 조사 결과, 이 베트남인은 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가로 운반책에게 250만 원을 주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운반책에게 베트남인을 이동시키도록 지시한 알선책은 범행 당일 제주항 초소 앞에서 망을 봐주다 베트남인이 검거된 사실을 파악하자 곧바로 도주했습니다.
해경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알선책의 도피처로 추정되는 제주시 애월읍의 한 거주지 인근에서 잠복 수사를 벌였습니다.
20여 일간 잠복수사 끝에 60대 한국인 남성을 도외 이탈 알선 혐의로 붙잡았습니다.
이들이 제주를 몰래 떠나기 위해 위장하는 수법은 각양각색입니다. 2023년 12월 30일에는 한국인 운송책이 운전한 차량 뒷좌석 바닥에 숨어 여객선으로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중국인 여성이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검거 직전 중국으로 달아난 중국인 알선책은 지난해 12월 13일, 도주 1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을 시도하다 해경에 체포됐습니다.
무단이탈 수법도 다양해져 신분증을 위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이 위조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 등을 사용해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중국인은 위조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 등을 이용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체류하다 공항에서 발각돼 결국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국내 공문서위조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경은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연계된 정황을 포착하고, 국내 공문서위조 전문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제주 무단이탈 범죄 급증…1년 만에 4배 증가
이처럼 제주에서 무사증 입국 제도를 악용한 무단이탈 출입국 범죄가 최근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지난해 무단이탈 범죄 7건이 발생해, 일당 1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에 무단이탈 범죄 2건이 적발돼 출입국 사범 4명이 붙잡힌 것보다 4배 넘게 급증한 수치입니다.
기존에는 화물차 등에 은신해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를 위조해 한국인인 것처럼 여객선에 탑승하는 등 범행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제주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무단이탈 사례가 급증하고, 범죄가 조직화 되고 있다"며, "이들 범죄 특성을 분석해 해상 국경 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제주 무사증 범죄 관련 의심 선박이나 차량을 발견하면 가까운 해양경찰서 또는 출입국외국인청, 해양수산관리단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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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박스 안에 사람이?”…무사증 입국 외국인 ‘무단 이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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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23 14:28:06
■"냉동탑차 화물칸 아이스박스 안에 숨어 무단이탈 시도…공문서 위조하기도"
해경이 냉동탑차 화물칸을 열자, 누군가 아이스박스 안에 숨어있습니다.
비자 없이 제주에 입국한 20대 베트남인이 '무단이탈', 제주에서 몰래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시도한 겁니다.
이 베트남인은 지난해 7월 10일 오후 4시 15분쯤 제주항 제6부두 입구 초소에서 냉동탑차에 의심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항만 보안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해경 조사 결과, 이 베트남인은 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가로 운반책에게 250만 원을 주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운반책에게 베트남인을 이동시키도록 지시한 알선책은 범행 당일 제주항 초소 앞에서 망을 봐주다 베트남인이 검거된 사실을 파악하자 곧바로 도주했습니다.
해경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알선책의 도피처로 추정되는 제주시 애월읍의 한 거주지 인근에서 잠복 수사를 벌였습니다.
20여 일간 잠복수사 끝에 60대 한국인 남성을 도외 이탈 알선 혐의로 붙잡았습니다.
이들이 제주를 몰래 떠나기 위해 위장하는 수법은 각양각색입니다. 2023년 12월 30일에는 한국인 운송책이 운전한 차량 뒷좌석 바닥에 숨어 여객선으로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중국인 여성이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검거 직전 중국으로 달아난 중국인 알선책은 지난해 12월 13일, 도주 1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을 시도하다 해경에 체포됐습니다.
무단이탈 수법도 다양해져 신분증을 위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이 위조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 등을 사용해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중국인은 위조된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 등을 이용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체류하다 공항에서 발각돼 결국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국내 공문서위조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경은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연계된 정황을 포착하고, 국내 공문서위조 전문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제주 무단이탈 범죄 급증…1년 만에 4배 증가
이처럼 제주에서 무사증 입국 제도를 악용한 무단이탈 출입국 범죄가 최근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지난해 무단이탈 범죄 7건이 발생해, 일당 1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에 무단이탈 범죄 2건이 적발돼 출입국 사범 4명이 붙잡힌 것보다 4배 넘게 급증한 수치입니다.
기존에는 화물차 등에 은신해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를 위조해 한국인인 것처럼 여객선에 탑승하는 등 범행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제주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무단이탈 사례가 급증하고, 범죄가 조직화 되고 있다"며, "이들 범죄 특성을 분석해 해상 국경 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제주 무사증 범죄 관련 의심 선박이나 차량을 발견하면 가까운 해양경찰서 또는 출입국외국인청, 해양수산관리단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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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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