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체험형 준공식’…“가동은 글쎄” 외

입력 2025.01.25 (08:17) 수정 2025.01.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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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에선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준공식 화면뿐만 아니라 준공식에 참석한 주민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 직접 체험해 보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장들이 실제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풍선과 꽃을 들고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황해북도의 한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주민들이 공장 내부에 들어가 비누 냄새도 맡아보고,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해 봅니다.

[조선중앙TV/1월 17일 : "정말 우리 원수님께서 지방의 우리 가정주부들에게 오늘 또다시 큰 복을 안겨주시고..."]

함경북도의 또 다른 공장 준공식.

이곳 주민들도 직접 공장에서 만드는 과자를 먹어보고 음료수도 마셔봅니다.

[조선중앙TV/1월 13일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우리 경성군에 이렇게 훌륭한 공장들을 일떠세워주셨습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당의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방공장 건설이 잘 되고 있음을 주민들이 체감케 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 핵심입니다. 북한 주민들한테 이렇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완공된 공장들이 실제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의 랜셋 위성이 열적외선으로 촬영한 결과 황해북도 은파군 지방공업공장 부지의 기온이 영하 4도에서 5도로 주변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같은 날 촬영한 황해남도 재령군의 공장부지 일대 기온도 영하 6도에서 7도로 인근 주택가와 비슷했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랜드샛 영상에서 나온 영상을 보면 (지방 공장) 주변의 땅보다도 온도가 더 낮게 나와요. 실질적으로 공장이 가동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지난해 말 준공한 함경남도 신포시 바다양식사업소 역시 공장 위에 눈이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미가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역점 사업인 지방공업공장 건설 선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해외 브랜드 버젓...누가 살까?▲

최근 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북한 쇼핑몰 영상이 화제입니다.

에어프라이어에 양문형 냉장고, 건조기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제품들은 물론 해외 유명 화장품과 조립식 가구 제품으로 유명한 외국 회사의 매장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매장들이 북한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었을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해외 브랜드 매장.

국내 쇼핑몰에서 촬영된 모습 같지만 이곳은 평양에 위치한 북한 최대 복합쇼핑몰 '류경 금빛 상업중심' 입니다.

호텔과 쇼핑몰, 식당가 등이 있는데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입점해 있습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 브랜드도 눈에 띕니다.

안마의자기와, 에어컨, 세탁기와 건조기는 물론, 로봇청소기로 보이는 가전제품도 매장에 전시돼 있습니다.

북한에 유학중인 듯한 외국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도 있는데 스마트폰부터 에어프라이어, 양문형 냉장고가 눈에 띕니다.

평범한 주민들이 구입하기엔 고가의 물건들인데, 일부 부유층에게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주민들이 시장을 통해서 돈을 벌어들이다 보니 이렇게 비싼 제품들도 갖다줘야 당국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주머니에 있는 돈을 국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은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는 만큼 전자제품의 경우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건조기 세탁기를 그 상업 중심에다 놓고 팔면 그걸 누가 사갈까 그것도 일부 수요자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평범하지 않다고 봅니다. 돈이 많은 사람, 또 전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자체로 조달해서 쓸 수 있는 사람."]

게다가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북한에 사치품 유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죠.

북한 내 소수의 상류층과 거주 중인 외국인을 위해 고가의 제품을 불법으로 들여왔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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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체험형 준공식’…“가동은 글쎄” 외
    • 입력 2025-01-25 08:17:13
    • 수정2025-01-25 13:52:13
    남북의 창
[앵커]

최근 북한에선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준공식 화면뿐만 아니라 준공식에 참석한 주민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 직접 체험해 보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장들이 실제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풍선과 꽃을 들고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황해북도의 한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주민들이 공장 내부에 들어가 비누 냄새도 맡아보고,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해 봅니다.

[조선중앙TV/1월 17일 : "정말 우리 원수님께서 지방의 우리 가정주부들에게 오늘 또다시 큰 복을 안겨주시고..."]

함경북도의 또 다른 공장 준공식.

이곳 주민들도 직접 공장에서 만드는 과자를 먹어보고 음료수도 마셔봅니다.

[조선중앙TV/1월 13일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우리 경성군에 이렇게 훌륭한 공장들을 일떠세워주셨습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당의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방공장 건설이 잘 되고 있음을 주민들이 체감케 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 핵심입니다. 북한 주민들한테 이렇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완공된 공장들이 실제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의 랜셋 위성이 열적외선으로 촬영한 결과 황해북도 은파군 지방공업공장 부지의 기온이 영하 4도에서 5도로 주변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같은 날 촬영한 황해남도 재령군의 공장부지 일대 기온도 영하 6도에서 7도로 인근 주택가와 비슷했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랜드샛 영상에서 나온 영상을 보면 (지방 공장) 주변의 땅보다도 온도가 더 낮게 나와요. 실질적으로 공장이 가동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지난해 말 준공한 함경남도 신포시 바다양식사업소 역시 공장 위에 눈이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미가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역점 사업인 지방공업공장 건설 선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해외 브랜드 버젓...누가 살까?▲

최근 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북한 쇼핑몰 영상이 화제입니다.

에어프라이어에 양문형 냉장고, 건조기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제품들은 물론 해외 유명 화장품과 조립식 가구 제품으로 유명한 외국 회사의 매장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매장들이 북한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었을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해외 브랜드 매장.

국내 쇼핑몰에서 촬영된 모습 같지만 이곳은 평양에 위치한 북한 최대 복합쇼핑몰 '류경 금빛 상업중심' 입니다.

호텔과 쇼핑몰, 식당가 등이 있는데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입점해 있습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 브랜드도 눈에 띕니다.

안마의자기와, 에어컨, 세탁기와 건조기는 물론, 로봇청소기로 보이는 가전제품도 매장에 전시돼 있습니다.

북한에 유학중인 듯한 외국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도 있는데 스마트폰부터 에어프라이어, 양문형 냉장고가 눈에 띕니다.

평범한 주민들이 구입하기엔 고가의 물건들인데, 일부 부유층에게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주민들이 시장을 통해서 돈을 벌어들이다 보니 이렇게 비싼 제품들도 갖다줘야 당국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주머니에 있는 돈을 국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은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는 만큼 전자제품의 경우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건조기 세탁기를 그 상업 중심에다 놓고 팔면 그걸 누가 사갈까 그것도 일부 수요자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평범하지 않다고 봅니다. 돈이 많은 사람, 또 전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자체로 조달해서 쓸 수 있는 사람."]

게다가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북한에 사치품 유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죠.

북한 내 소수의 상류층과 거주 중인 외국인을 위해 고가의 제품을 불법으로 들여왔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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