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43회 Ⅰ] 심판대에 선 대통령
<지난 21일, 서울구치소>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는 차량들.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호송 차량입니다.
그 시각 헌법재판소 인근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계엄 선포 49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 출석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지난 21일)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
<지난 15일, 대통령 관저 앞>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 집행에 나선 공수처와 경찰.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적힌 영장을 제시합니다.
경호처에 막힌 첫 시도와 달리,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 대통령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공수처 수사가 불법이라고 주장해 온 윤석열 대통령.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며 세 차례의 출석 요구도 거부했습니다.
윤갑근/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지난달 30일)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 그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
반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맞섰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공수처 손을 들어줬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저범죄수사처장(지난 1일) 수사권에 대한 논의는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결정으로 종식되었다. |
공수처에 체포된 그날, 윤 대통령 측은 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기각됐습니다.
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변호했지만,
석동현/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 오신 거고요. |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됐습니다.
차진아/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을 오히려 피의자 심문 조서에 담기도록 하고 그것을 어떤 적법한 절차 내에서 그런 것을 주장을 하고 그랬었으면은 오히려 체포 영장도 발부되지 않았을 것이고요. (공수처가)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구속영장도 청구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
공수처는 체포 당일 한 차례 대통령을 조사했지만 이후 세 차례 강제구인과 구치소 현장 조사는 모두 무산됐고, 대통령실 압수수색도 실패했습니다.
결국 공수처는 예상보다 닷새 빠른 지난 23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이재승/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지난 23일) 검찰이 그동안의 수사 자료를 종합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하는 것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
수사권 논란 속에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된 공수처 수사.
이제 공은 윤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다음 달 6일까지 윤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오늘(26일)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1일, 대통령 공관 앞>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새해 첫날, 대통령 공관 앞.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대통령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보고 계신다고 합니다. |
지지자들에게 전달된 입장문에는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체포 직후엔 영상 메시지와 함께 SNS에 자필 담화문도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영상메시지(지난 15일)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
담화문에선 '부정선거'를 모두 9차례 언급했습니다.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제기해 온 ‘부정선거’라는 표현이 대통령 담화문에 처음 등장한 겁니다.
구치소 수감 이후에도 메시지는 이어졌습니다. 추운 거리에 나와 계신 국민들의 애국심에 감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을 접견하고 나온 변호인단은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석동현/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지난 17일) 우리 우파의 장점이고 약점이 우리가 폭력을 못 씁니다.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들이 저항권 행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 같은 메시지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을 통해 더욱 과격한 언어로 변질됐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지난 17일) 싸움은 시작됐습니다. 내일 광화문에 천만이 모여서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자 |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그런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사실은 목적을 갖고 있는 건데 사람들에게 허위 정보나 음모론을 전파하면서도 언론의 법적인 책임이나 규제에서 피해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거죠. |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서울서부지법 앞.
전광훈 목사는 ‘저항권’을 거론하며 과격한 행동을 부추깁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지난 18일) 국민 저항권이 헌법 위에 권위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누가 가르쳐줬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나한테 가르쳐 준 거야.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모셔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
점차 과열되기 시작한 시위대.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 담을 넘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해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이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합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지난 18일) 17명의 젊은이들이 또 담장을 넘다가 또 유치장에 있다 그래서 관계자하고 얘기를 했고요.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새벽 3시 무렵,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법원에 침입하는 시위대.
국민의 저항권이야! ○○○(영장 발부 판사) 나와!! |
소화기와 쇠 파이프로 창문을 깨고, 경찰까지 폭행했습니다. 언론도 표적이 됐습니다.
[시위대]어디서 오셨어요? 명함 보여주세요. 명함 보여달라고. (KBS라니까요, KBS) [시위대]KBS 명함 보여주면 되잖아. 근데 왜 도망가는데 |
일부 시위대는 영장을 발부한 판사실까지 들어가 집기를 부쉈습니다.
이틀 동안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위대만 90여 명, 이미 60여 명이 구속됐습니다.
<지난 21일, 헌법재판소>
서부지법 폭동 이후 탄핵 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
수의가 아닌 붉은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이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지난 21일)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헌법수호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쟁점 1> 국회 군인 투입 경위
탄핵 심판의 쟁점은 국회와 정당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 1호의 위헌 여부.
* 지난 21일 3차 변론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으십니까? [윤석열 대통령] 없습니다 |
김용현 전 장관은 '의원 '이 아니라 '요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국회의원이 '의원'을 빼내라는 걸로 둔갑시킨 거죠?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네 그렇습니다. |
계엄 관련자들의 진술과도 다릅니다.
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지난달 10일)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라고 하셨습니다).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지난 22일) 저 대통령 좋아했습니다.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요. |
<쟁점2> 계엄 관련 국무위원 쪽지
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에게 전달된 쪽지도 쟁점입니다.
* 지난 21일 3차 변론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으십니까? [윤석열/대통령]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국방장관이 그때 이제 구속이 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습니다.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관련 쪽지를 자신이 썼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증인이 국무회의 당일 경제부총리 최상목에게 쪽지를 건넨 사실이 있습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예, 있습니다. 근데 제가 직접 건네진 못하고 최상목 장관이 좀 늦게 왔습니다. 제가 직접 만나진 못해서 실무자를 통해서 전했습니다. |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다른 장관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해 12월 13일) 대통령이 들어가시면서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이거 참고하라고 하니까 누군가가 저한테 자료를 하나 줬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백혜련/국회의원(지난 22일) (본인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쪽지를 받은 것은 맞다?) 맞습니다. (비밀스럽게 불러서가 아니라 4명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준 것 맞지요?) 사실입니다.“ |
<쟁점3> 국무위원 계엄 동의 여부
김용현 전 장관은 또 일부 국무위원이 계엄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장순욱/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비상계엄에) 동의한 사람 있었습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동의한 분도 있었습니다. [장순욱/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 누굽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제가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모두 반대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윤상현/국회의원(지난달 11일)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들 중에 찬성하신 분 있으십니까?) 전원 다 반대하고 걱정했습니다. (총리님의 입장은 뭐였습니까?) 저도 역시 걱정하고 반대했습니다. |
<쟁점4> 부정선거 쟁점 포함 여부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은 선관위 시스템을 한번 점검해 보자는 의미였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윤석열/대통령 선거가 전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하는 그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그런 차원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국회 탄핵소추단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탄핵 심판의 쟁점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김진한/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피청구인 측의 기이한 부정선거 주장을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습니다. 국가적 혼란 속에서 선거 부정의 음모론은 우리 공동체 자체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
핵심 쟁점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기존 관련자들과 상반되는 주장을 이어가는 상황.
다음 달 4일 열리는 5차 변론기일부터는 재판에 넘겨진 군 수뇌부도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지정한 마지막 8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13일입니다.
그렇다면 탄핵 심판 선고까진 얼마나 걸릴까.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탄핵소추 이후 길게는 석 달가량 걸렸습니다.
4월 18일엔 현직 헌법재판관 두 명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3월에 결론이 나온다는 전망도 있지만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이헌환/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애초에 5번의 변론 기일만으로도 충분히 사실관계에 관한 갖가지 증거라든가 이런 일련의 절차 진행이 충분하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기 때문에 (8번에서) 더 연장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한 인정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
차진아/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증인을 얼마만큼 부를 필요가 있는가에 따라서 이 절차가 조속히 변론이 종결될 것인지 아니면 더 변론이 계속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인지가 그때 가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
매주 도심에서는 탄핵 촉구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지호/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죗값을 저는 치러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국민들의 일상을 전부 망가뜨린 것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사로이 국력을 남발한 것에 대해서. |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진호/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정당한 비상계엄은 헌법재판소에서 당연히 (인정되고) 역사적 기록에 사법 정의가 될 것으로 저는 꼭 믿습니다. |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사법부의 권위나 최종 판결에 대한 존중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혼란과 내전 상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어떤 제도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힘들게 많은 희생을 통해서 만든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킬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비상계엄 #체포 #구속 #윤석열 #대통령 #KBS시사 #더보다
취재 : 김영은 이규명 김가람
촬영 : 조선기 강우용 윤희진
편집 :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 장수현
자료조사 : 권현서 한혜민
조연출 : 유화영 심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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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다] 심판대에 선 대통령
-
- 입력 2025-01-26 23:10:07
[더 보다 43회 Ⅰ] 심판대에 선 대통령
<지난 21일, 서울구치소>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는 차량들.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호송 차량입니다.
그 시각 헌법재판소 인근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계엄 선포 49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 출석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지난 21일)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
<지난 15일, 대통령 관저 앞>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 집행에 나선 공수처와 경찰.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적힌 영장을 제시합니다.
경호처에 막힌 첫 시도와 달리,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 대통령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공수처 수사가 불법이라고 주장해 온 윤석열 대통령.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며 세 차례의 출석 요구도 거부했습니다.
윤갑근/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지난달 30일)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 그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
반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맞섰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공수처 손을 들어줬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저범죄수사처장(지난 1일) 수사권에 대한 논의는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결정으로 종식되었다. |
공수처에 체포된 그날, 윤 대통령 측은 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기각됐습니다.
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변호했지만,
석동현/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 오신 거고요. |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됐습니다.
차진아/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을 오히려 피의자 심문 조서에 담기도록 하고 그것을 어떤 적법한 절차 내에서 그런 것을 주장을 하고 그랬었으면은 오히려 체포 영장도 발부되지 않았을 것이고요. (공수처가)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구속영장도 청구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
공수처는 체포 당일 한 차례 대통령을 조사했지만 이후 세 차례 강제구인과 구치소 현장 조사는 모두 무산됐고, 대통령실 압수수색도 실패했습니다.
결국 공수처는 예상보다 닷새 빠른 지난 23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이재승/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지난 23일) 검찰이 그동안의 수사 자료를 종합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하는 것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
수사권 논란 속에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된 공수처 수사.
이제 공은 윤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다음 달 6일까지 윤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오늘(26일)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1일, 대통령 공관 앞>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새해 첫날, 대통령 공관 앞.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대통령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보고 계신다고 합니다. |
지지자들에게 전달된 입장문에는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체포 직후엔 영상 메시지와 함께 SNS에 자필 담화문도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영상메시지(지난 15일)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
담화문에선 '부정선거'를 모두 9차례 언급했습니다.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제기해 온 ‘부정선거’라는 표현이 대통령 담화문에 처음 등장한 겁니다.
구치소 수감 이후에도 메시지는 이어졌습니다. 추운 거리에 나와 계신 국민들의 애국심에 감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을 접견하고 나온 변호인단은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석동현/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지난 17일) 우리 우파의 장점이고 약점이 우리가 폭력을 못 씁니다.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들이 저항권 행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 같은 메시지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을 통해 더욱 과격한 언어로 변질됐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지난 17일) 싸움은 시작됐습니다. 내일 광화문에 천만이 모여서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자 |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그런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사실은 목적을 갖고 있는 건데 사람들에게 허위 정보나 음모론을 전파하면서도 언론의 법적인 책임이나 규제에서 피해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거죠. |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서울서부지법 앞.
전광훈 목사는 ‘저항권’을 거론하며 과격한 행동을 부추깁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지난 18일) 국민 저항권이 헌법 위에 권위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누가 가르쳐줬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나한테 가르쳐 준 거야.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모셔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
점차 과열되기 시작한 시위대.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 담을 넘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해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이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합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지난 18일) 17명의 젊은이들이 또 담장을 넘다가 또 유치장에 있다 그래서 관계자하고 얘기를 했고요.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새벽 3시 무렵,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법원에 침입하는 시위대.
국민의 저항권이야! ○○○(영장 발부 판사) 나와!! |
소화기와 쇠 파이프로 창문을 깨고, 경찰까지 폭행했습니다. 언론도 표적이 됐습니다.
[시위대]어디서 오셨어요? 명함 보여주세요. 명함 보여달라고. (KBS라니까요, KBS) [시위대]KBS 명함 보여주면 되잖아. 근데 왜 도망가는데 |
일부 시위대는 영장을 발부한 판사실까지 들어가 집기를 부쉈습니다.
이틀 동안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위대만 90여 명, 이미 60여 명이 구속됐습니다.
<지난 21일, 헌법재판소>
서부지법 폭동 이후 탄핵 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
수의가 아닌 붉은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이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지난 21일)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헌법수호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쟁점 1> 국회 군인 투입 경위
탄핵 심판의 쟁점은 국회와 정당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 1호의 위헌 여부.
* 지난 21일 3차 변론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으십니까? [윤석열 대통령] 없습니다 |
김용현 전 장관은 '의원 '이 아니라 '요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국회의원이 '의원'을 빼내라는 걸로 둔갑시킨 거죠?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네 그렇습니다. |
계엄 관련자들의 진술과도 다릅니다.
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지난달 10일)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라고 하셨습니다).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지난 22일) 저 대통령 좋아했습니다.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요. |
<쟁점2> 계엄 관련 국무위원 쪽지
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에게 전달된 쪽지도 쟁점입니다.
* 지난 21일 3차 변론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으십니까? [윤석열/대통령]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국방장관이 그때 이제 구속이 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습니다.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관련 쪽지를 자신이 썼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증인이 국무회의 당일 경제부총리 최상목에게 쪽지를 건넨 사실이 있습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예, 있습니다. 근데 제가 직접 건네진 못하고 최상목 장관이 좀 늦게 왔습니다. 제가 직접 만나진 못해서 실무자를 통해서 전했습니다. |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다른 장관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해 12월 13일) 대통령이 들어가시면서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이거 참고하라고 하니까 누군가가 저한테 자료를 하나 줬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백혜련/국회의원(지난 22일) (본인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쪽지를 받은 것은 맞다?) 맞습니다. (비밀스럽게 불러서가 아니라 4명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준 것 맞지요?) 사실입니다.“ |
<쟁점3> 국무위원 계엄 동의 여부
김용현 전 장관은 또 일부 국무위원이 계엄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지난 23일 4차 변론 [장순욱/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비상계엄에) 동의한 사람 있었습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동의한 분도 있었습니다. [장순욱/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 누굽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제가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모두 반대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윤상현/국회의원(지난달 11일)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들 중에 찬성하신 분 있으십니까?) 전원 다 반대하고 걱정했습니다. (총리님의 입장은 뭐였습니까?) 저도 역시 걱정하고 반대했습니다. |
<쟁점4> 부정선거 쟁점 포함 여부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은 선관위 시스템을 한번 점검해 보자는 의미였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윤석열/대통령 선거가 전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하는 그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그런 차원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국회 탄핵소추단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탄핵 심판의 쟁점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김진한/국회 탄핵소추단 측 변호사 피청구인 측의 기이한 부정선거 주장을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습니다. 국가적 혼란 속에서 선거 부정의 음모론은 우리 공동체 자체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
핵심 쟁점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기존 관련자들과 상반되는 주장을 이어가는 상황.
다음 달 4일 열리는 5차 변론기일부터는 재판에 넘겨진 군 수뇌부도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지정한 마지막 8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13일입니다.
그렇다면 탄핵 심판 선고까진 얼마나 걸릴까.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탄핵소추 이후 길게는 석 달가량 걸렸습니다.
4월 18일엔 현직 헌법재판관 두 명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3월에 결론이 나온다는 전망도 있지만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이헌환/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애초에 5번의 변론 기일만으로도 충분히 사실관계에 관한 갖가지 증거라든가 이런 일련의 절차 진행이 충분하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기 때문에 (8번에서) 더 연장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한 인정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
차진아/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증인을 얼마만큼 부를 필요가 있는가에 따라서 이 절차가 조속히 변론이 종결될 것인지 아니면 더 변론이 계속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인지가 그때 가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
매주 도심에서는 탄핵 촉구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지호/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죗값을 저는 치러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국민들의 일상을 전부 망가뜨린 것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사로이 국력을 남발한 것에 대해서. |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진호/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정당한 비상계엄은 헌법재판소에서 당연히 (인정되고) 역사적 기록에 사법 정의가 될 것으로 저는 꼭 믿습니다. |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사법부의 권위나 최종 판결에 대한 존중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혼란과 내전 상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어떤 제도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힘들게 많은 희생을 통해서 만든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킬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비상계엄 #체포 #구속 #윤석열 #대통령 #KBS시사 #더보다
취재 : 김영은 이규명 김가람
촬영 : 조선기 강우용 윤희진
편집 : 최정연 김기곤
그래픽 : 장수현
자료조사 : 권현서 한혜민
조연출 : 유화영 심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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