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도입 3년 차…모금액 활용 ‘극과 극’

입력 2025.01.28 (22:03) 수정 2025.01.2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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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향 사랑기부제가 도입된 지 3년째를 맞았는데요.

소중한 기부금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KBS가 광주·전남 지자체를 확인해보니 소액이라도 의미 있게 사용한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는 계획 없이 묵히고 있었습니다.

손민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국수.

가격은 단돈 천 원입니다.

70세 이상 어르신과 7세 이하 어린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양종호/광주시 화정동 : "식사비가 천 원씩 하기 때문에 싼 점도 있고 또 음식이 맛있어서 우리 회원들이 즐겁게 와서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천원국시'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광주시 서구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오천만 원을 들여 이곳을 조성했습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목적이 명확한 '지정기부'는 지역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소아과가 없던 곡성군은 지정기부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소아과 출장 진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광주시 동구도 지난해에만 발달장애청소년 야구단 지원과 광주극장 시설 개선 사업 등에 8억 원을 사용했습니다.

반면 수억 원의 기부금을 받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KBS가 광주전남 광역단체와 지자체 29곳을 확인해보니 광주시와 전남 8개 시군은 사업을 정하지 못해 2년째 기부금을 묵혀만 놓고 있습니다.

[박윤원/광주시 자치행정과장 : "광역자치단체에 맞게 규모 있고 의미 있게 쓰려면 금액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적립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기부금 활용이 늦어지면 시민들의 기부 의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권선필/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 "투명성의 측면에서 보면 기부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기부자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게 됩니다."]

시행 3년 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 취지를 살리고,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사업 발굴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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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3년 차…모금액 활용 ‘극과 극’
    • 입력 2025-01-28 22:03:09
    • 수정2025-01-28 22:47:14
    뉴스9(광주)
[앵커]

고향 사랑기부제가 도입된 지 3년째를 맞았는데요.

소중한 기부금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KBS가 광주·전남 지자체를 확인해보니 소액이라도 의미 있게 사용한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는 계획 없이 묵히고 있었습니다.

손민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국수.

가격은 단돈 천 원입니다.

70세 이상 어르신과 7세 이하 어린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양종호/광주시 화정동 : "식사비가 천 원씩 하기 때문에 싼 점도 있고 또 음식이 맛있어서 우리 회원들이 즐겁게 와서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천원국시'는 '고향사랑기부금'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광주시 서구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오천만 원을 들여 이곳을 조성했습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목적이 명확한 '지정기부'는 지역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소아과가 없던 곡성군은 지정기부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소아과 출장 진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광주시 동구도 지난해에만 발달장애청소년 야구단 지원과 광주극장 시설 개선 사업 등에 8억 원을 사용했습니다.

반면 수억 원의 기부금을 받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KBS가 광주전남 광역단체와 지자체 29곳을 확인해보니 광주시와 전남 8개 시군은 사업을 정하지 못해 2년째 기부금을 묵혀만 놓고 있습니다.

[박윤원/광주시 자치행정과장 : "광역자치단체에 맞게 규모 있고 의미 있게 쓰려면 금액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적립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기부금 활용이 늦어지면 시민들의 기부 의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권선필/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 "투명성의 측면에서 보면 기부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기부자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게 됩니다."]

시행 3년 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 취지를 살리고,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사업 발굴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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