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발표…HBM으로 엇갈린 삼성과 SK [뉴스in뉴스]
입력 2025.01.31 (12:35)
수정 2025.01.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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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오전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기기에는 어려운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박경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선 오늘 발표한 내용부터 보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됐는데, 삼성이 받아 든 성적표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보면요.
매출은 약 75조 8천억 원, 영업이익은 6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특히 이중 관심이 쏠리는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매출 30조 1천억 원, 영업이익 2조 9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말처럼 DS부문이 관심사인데, 좀 더 들여다보자면 이 부문에서 성과는 괜찮았나요?
[기자]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에선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했고,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에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뒤 설명회에서 "HBM 개선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때마침 오늘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단 보도도 있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현주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죠?
[기자]
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6조, 영업이익은 23조를 넘겼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 15조와 격차가 꽤 컸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왔는데요.
HBM 매출은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앵커]
삼성과 SK,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HBM에서 차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앞질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미국 CES에서 삼성전자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 하기도 했고요.
반면,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HBM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두 기업의 현주소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 원을 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영업 이익을 합친 6조 5천억 원보다 큰 금액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많이 위기인 듯한데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에서 뛰는 종합격투기 선수라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칩 생산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칩 설계는 퀄컴과 상대하고요.
휴대전화는 애플, 샤오미와 가전은 LG전자 등과 맞붙습니다.
여러 종목에서 세계 다수 기업과 상대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는 바로 SK하이닉스와 맞붙는 메모리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으니 상황이 좋을 수 없는 건데요.
이 와중에 지난 24일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용 등급 자체는 Aa2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삼성이 AI 칩 분야에서 당분간 낮은 성과를 이어갈 거라 예상한 겁니다.
[앵커]
다른 주제 이야기를 해보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많이 팔며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근데, 중국발 '딥시크'가 세계 인공지능 판을 뒤흔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 모델은 엔비디아의 값비싼 고성능 칩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7%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딥시크 측이 밝힌 보편모델 V3의 훈련 비용이 우리 돈으로 80억 원인데, 이는 미국 기업 메타의 '라마3'가 투자한 비용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가성비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더라도 성능은 어떤가요?
[기자]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속도와 정확성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 IMF 영문 보고서의 챗GPT와 딥시크에게 한국어 번역과 요약을 요청해 봤습니다.
문서를 읽고 답변할 때까지 챗GPT는 2초 딥시크는 3초가 걸렸는데요.
언어 부문과 수학 부문 정확도 모두 딥시크는 챗GPT 등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등 아직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이 딥시크가 기존 인공지능, AI 질서를 깰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세계가 딥시크를 더 주목하는 이유는 '가성비'인데요.
일단 사용된 칩이 다릅니다.
미국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을 사용하는 반면, 딥시크는 비교적 저성능인 H800 칩 2천여 개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는 AI 반도체의 대전제로 여겨졌던 더 많은 투자, 더 비싼 칩을 투입하는 '규모의 법칙'에 의문을 품게 했습니다.
즉,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AI 업계에 심어준 겁니다.
이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SK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납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삼성전자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SK하이닉스가 10% 급락한 채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전망일뿐,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주요 기업 간 AI 경쟁을 더 부추겨 AI 인프라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오늘 오전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기기에는 어려운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박경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선 오늘 발표한 내용부터 보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됐는데, 삼성이 받아 든 성적표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보면요.
매출은 약 75조 8천억 원, 영업이익은 6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특히 이중 관심이 쏠리는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매출 30조 1천억 원, 영업이익 2조 9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말처럼 DS부문이 관심사인데, 좀 더 들여다보자면 이 부문에서 성과는 괜찮았나요?
[기자]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에선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했고,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에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뒤 설명회에서 "HBM 개선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때마침 오늘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단 보도도 있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현주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죠?
[기자]
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6조, 영업이익은 23조를 넘겼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 15조와 격차가 꽤 컸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왔는데요.
HBM 매출은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앵커]
삼성과 SK,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HBM에서 차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앞질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미국 CES에서 삼성전자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 하기도 했고요.
반면,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HBM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두 기업의 현주소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 원을 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영업 이익을 합친 6조 5천억 원보다 큰 금액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많이 위기인 듯한데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에서 뛰는 종합격투기 선수라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칩 생산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칩 설계는 퀄컴과 상대하고요.
휴대전화는 애플, 샤오미와 가전은 LG전자 등과 맞붙습니다.
여러 종목에서 세계 다수 기업과 상대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는 바로 SK하이닉스와 맞붙는 메모리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으니 상황이 좋을 수 없는 건데요.
이 와중에 지난 24일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용 등급 자체는 Aa2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삼성이 AI 칩 분야에서 당분간 낮은 성과를 이어갈 거라 예상한 겁니다.
[앵커]
다른 주제 이야기를 해보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많이 팔며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근데, 중국발 '딥시크'가 세계 인공지능 판을 뒤흔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 모델은 엔비디아의 값비싼 고성능 칩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7%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딥시크 측이 밝힌 보편모델 V3의 훈련 비용이 우리 돈으로 80억 원인데, 이는 미국 기업 메타의 '라마3'가 투자한 비용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가성비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더라도 성능은 어떤가요?
[기자]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속도와 정확성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 IMF 영문 보고서의 챗GPT와 딥시크에게 한국어 번역과 요약을 요청해 봤습니다.
문서를 읽고 답변할 때까지 챗GPT는 2초 딥시크는 3초가 걸렸는데요.
언어 부문과 수학 부문 정확도 모두 딥시크는 챗GPT 등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등 아직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이 딥시크가 기존 인공지능, AI 질서를 깰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세계가 딥시크를 더 주목하는 이유는 '가성비'인데요.
일단 사용된 칩이 다릅니다.
미국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을 사용하는 반면, 딥시크는 비교적 저성능인 H800 칩 2천여 개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는 AI 반도체의 대전제로 여겨졌던 더 많은 투자, 더 비싼 칩을 투입하는 '규모의 법칙'에 의문을 품게 했습니다.
즉,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AI 업계에 심어준 겁니다.
이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SK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납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삼성전자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SK하이닉스가 10% 급락한 채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전망일뿐,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주요 기업 간 AI 경쟁을 더 부추겨 AI 인프라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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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실적발표…HBM으로 엇갈린 삼성과 SK [뉴스i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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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31 12:35:21
- 수정2025-01-31 13:03:30
[앵커]
오늘 오전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기기에는 어려운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박경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선 오늘 발표한 내용부터 보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됐는데, 삼성이 받아 든 성적표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보면요.
매출은 약 75조 8천억 원, 영업이익은 6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특히 이중 관심이 쏠리는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매출 30조 1천억 원, 영업이익 2조 9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말처럼 DS부문이 관심사인데, 좀 더 들여다보자면 이 부문에서 성과는 괜찮았나요?
[기자]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에선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했고,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에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뒤 설명회에서 "HBM 개선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때마침 오늘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단 보도도 있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현주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죠?
[기자]
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6조, 영업이익은 23조를 넘겼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 15조와 격차가 꽤 컸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왔는데요.
HBM 매출은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앵커]
삼성과 SK,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HBM에서 차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앞질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미국 CES에서 삼성전자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 하기도 했고요.
반면,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HBM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두 기업의 현주소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 원을 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영업 이익을 합친 6조 5천억 원보다 큰 금액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많이 위기인 듯한데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에서 뛰는 종합격투기 선수라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칩 생산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칩 설계는 퀄컴과 상대하고요.
휴대전화는 애플, 샤오미와 가전은 LG전자 등과 맞붙습니다.
여러 종목에서 세계 다수 기업과 상대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는 바로 SK하이닉스와 맞붙는 메모리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으니 상황이 좋을 수 없는 건데요.
이 와중에 지난 24일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용 등급 자체는 Aa2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삼성이 AI 칩 분야에서 당분간 낮은 성과를 이어갈 거라 예상한 겁니다.
[앵커]
다른 주제 이야기를 해보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많이 팔며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근데, 중국발 '딥시크'가 세계 인공지능 판을 뒤흔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 모델은 엔비디아의 값비싼 고성능 칩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7%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딥시크 측이 밝힌 보편모델 V3의 훈련 비용이 우리 돈으로 80억 원인데, 이는 미국 기업 메타의 '라마3'가 투자한 비용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가성비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더라도 성능은 어떤가요?
[기자]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속도와 정확성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 IMF 영문 보고서의 챗GPT와 딥시크에게 한국어 번역과 요약을 요청해 봤습니다.
문서를 읽고 답변할 때까지 챗GPT는 2초 딥시크는 3초가 걸렸는데요.
언어 부문과 수학 부문 정확도 모두 딥시크는 챗GPT 등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등 아직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이 딥시크가 기존 인공지능, AI 질서를 깰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세계가 딥시크를 더 주목하는 이유는 '가성비'인데요.
일단 사용된 칩이 다릅니다.
미국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을 사용하는 반면, 딥시크는 비교적 저성능인 H800 칩 2천여 개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는 AI 반도체의 대전제로 여겨졌던 더 많은 투자, 더 비싼 칩을 투입하는 '규모의 법칙'에 의문을 품게 했습니다.
즉,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AI 업계에 심어준 겁니다.
이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SK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납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삼성전자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SK하이닉스가 10% 급락한 채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전망일뿐,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주요 기업 간 AI 경쟁을 더 부추겨 AI 인프라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오늘 오전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기기에는 어려운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박경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선 오늘 발표한 내용부터 보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됐는데, 삼성이 받아 든 성적표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보면요.
매출은 약 75조 8천억 원, 영업이익은 6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특히 이중 관심이 쏠리는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매출 30조 1천억 원, 영업이익 2조 9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말처럼 DS부문이 관심사인데, 좀 더 들여다보자면 이 부문에서 성과는 괜찮았나요?
[기자]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에선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했고,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에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뒤 설명회에서 "HBM 개선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때마침 오늘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단 보도도 있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현주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죠?
[기자]
네,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6조, 영업이익은 23조를 넘겼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 15조와 격차가 꽤 컸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왔는데요.
HBM 매출은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앵커]
삼성과 SK,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건 HBM에서 차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앞질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미국 CES에서 삼성전자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 하기도 했고요.
반면,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HBM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두 기업의 현주소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 원을 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영업 이익을 합친 6조 5천억 원보다 큰 금액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많이 위기인 듯한데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에서 뛰는 종합격투기 선수라 볼 수 있습니다.
메모리칩 생산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칩 설계는 퀄컴과 상대하고요.
휴대전화는 애플, 샤오미와 가전은 LG전자 등과 맞붙습니다.
여러 종목에서 세계 다수 기업과 상대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는 바로 SK하이닉스와 맞붙는 메모리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으니 상황이 좋을 수 없는 건데요.
이 와중에 지난 24일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용 등급 자체는 Aa2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삼성이 AI 칩 분야에서 당분간 낮은 성과를 이어갈 거라 예상한 겁니다.
[앵커]
다른 주제 이야기를 해보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많이 팔며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근데, 중국발 '딥시크'가 세계 인공지능 판을 뒤흔들었다면서요?
[기자]
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 모델은 엔비디아의 값비싼 고성능 칩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7%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딥시크 측이 밝힌 보편모델 V3의 훈련 비용이 우리 돈으로 80억 원인데, 이는 미국 기업 메타의 '라마3'가 투자한 비용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가성비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를 따지더라도 성능은 어떤가요?
[기자]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속도와 정확성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 IMF 영문 보고서의 챗GPT와 딥시크에게 한국어 번역과 요약을 요청해 봤습니다.
문서를 읽고 답변할 때까지 챗GPT는 2초 딥시크는 3초가 걸렸는데요.
언어 부문과 수학 부문 정확도 모두 딥시크는 챗GPT 등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등 아직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이 딥시크가 기존 인공지능, AI 질서를 깰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세계가 딥시크를 더 주목하는 이유는 '가성비'인데요.
일단 사용된 칩이 다릅니다.
미국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을 사용하는 반면, 딥시크는 비교적 저성능인 H800 칩 2천여 개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는 AI 반도체의 대전제로 여겨졌던 더 많은 투자, 더 비싼 칩을 투입하는 '규모의 법칙'에 의문을 품게 했습니다.
즉,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AI 업계에 심어준 겁니다.
이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SK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납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삼성전자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SK하이닉스가 10% 급락한 채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전망일뿐,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주요 기업 간 AI 경쟁을 더 부추겨 AI 인프라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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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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