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 10% 줄게"… 직장 동료 상대로 부동산 투자 권유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2023년, 직장 동료 조 모 씨에게 부동산 투자 권유를 받았습니다.
"원금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일단 투자하면 원금의 10%를 이자로 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조 씨의 말을 믿고 2,000만 원을 송금하자, 한 달 뒤에 본인 계좌에 원금과 이자의 10%인 2,200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A씨는 "여러 차례 이 과정이 반복돼 조 씨를 완전히 믿게 됐다"고 말합니다. "조 씨가 좋은 투자처를 알려준 은인이었다"는 겁니다.
몇 달 뒤 조 씨는 A씨에게 "아예 명의를 빌려주면 경매 입찰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며칠 뒤엔 "경매에 낙찰됐다"며 근로자 원천징수 영수증까지 요구했습니다.
조 씨를 철석같이 믿었던 A씨는 요구하는대로 서류를 줬습니다. 이후 조 씨의 말대로 경매 낙찰 약정금이 입금됐습니다.
조 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투자 권유 메시지.
■ 피해자 몰래 휴대전화 개통하고, 전세 자금 대출까지…
하지만 A 씨는 지난해 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조 씨가 A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9,000만 원의 신용 대출과 2억 4,000여만 원의 전세 자금을 대출 받은 겁니다.
모든 대출 관련 알림은 자신의 이름으로 개통된지조차 몰랐던 휴대전화로 와, 8개월이 지나도록 본인 명의로 대출이 이뤄졌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해자는 A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회사 동료들 중에, 비슷한 수법으로 조 씨에게 돈을 돌려받지 못한 직원들이 수십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올해 초, 조 씨는 돌연 회사에 2주간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조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피해자들은 조 씨가 잠적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24일,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조 씨를 긴급 체포하고 출국 금지 조치했습니다.
경찰서에 모인 피해자들.
■ "직장 동료 30여 명 돈 빼돌려… 피해액 70억 원"
경찰 수사 결과, 조 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장 동료 30여 명의 투자금과 대출 자금 등을 빼돌렸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7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직장 동료를 믿고 투자했던 피해자 대부분은 "모든 재산을 잃게 됐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평소에 동료들을 살갑게 잘 챙기고 평판도 좋았던 사람이라 '사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장 이번 달부터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갚을 능력도 없고 전 재산을 잃어 파산하기 직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전에도 사기 범죄를 저질러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조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공범 여부를 수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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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 10% 줄게”…직장 동료 상대로 70억 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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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31 17:22:40
■ "이자 10% 줄게"… 직장 동료 상대로 부동산 투자 권유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2023년, 직장 동료 조 모 씨에게 부동산 투자 권유를 받았습니다.
"원금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일단 투자하면 원금의 10%를 이자로 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조 씨의 말을 믿고 2,000만 원을 송금하자, 한 달 뒤에 본인 계좌에 원금과 이자의 10%인 2,200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A씨는 "여러 차례 이 과정이 반복돼 조 씨를 완전히 믿게 됐다"고 말합니다. "조 씨가 좋은 투자처를 알려준 은인이었다"는 겁니다.
몇 달 뒤 조 씨는 A씨에게 "아예 명의를 빌려주면 경매 입찰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며칠 뒤엔 "경매에 낙찰됐다"며 근로자 원천징수 영수증까지 요구했습니다.
조 씨를 철석같이 믿었던 A씨는 요구하는대로 서류를 줬습니다. 이후 조 씨의 말대로 경매 낙찰 약정금이 입금됐습니다.
■ 피해자 몰래 휴대전화 개통하고, 전세 자금 대출까지…
하지만 A 씨는 지난해 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조 씨가 A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9,000만 원의 신용 대출과 2억 4,000여만 원의 전세 자금을 대출 받은 겁니다.
모든 대출 관련 알림은 자신의 이름으로 개통된지조차 몰랐던 휴대전화로 와, 8개월이 지나도록 본인 명의로 대출이 이뤄졌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해자는 A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회사 동료들 중에, 비슷한 수법으로 조 씨에게 돈을 돌려받지 못한 직원들이 수십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올해 초, 조 씨는 돌연 회사에 2주간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조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피해자들은 조 씨가 잠적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24일,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조 씨를 긴급 체포하고 출국 금지 조치했습니다.
■ "직장 동료 30여 명 돈 빼돌려… 피해액 70억 원"
경찰 수사 결과, 조 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장 동료 30여 명의 투자금과 대출 자금 등을 빼돌렸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7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직장 동료를 믿고 투자했던 피해자 대부분은 "모든 재산을 잃게 됐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평소에 동료들을 살갑게 잘 챙기고 평판도 좋았던 사람이라 '사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장 이번 달부터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갚을 능력도 없고 전 재산을 잃어 파산하기 직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전에도 사기 범죄를 저질러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조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공범 여부를 수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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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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