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금강송 군락, 기후변화에 고사 위기

입력 2025.02.01 (21:27) 수정 2025.02.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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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울진 금강송면 일대에서 소나무가 집단 고사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심했던 지난 여름 이후부터 시작됐는데, 수령 600년의 '대왕소나무'도 끝내 고사했습니다.

현장을 이세흠 기상전문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룬 울진 금강송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조선시대 왕실이 보호해 온 금강송 군락집니다.

그런데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들 사이 하얗게 말라죽은 개체들이 눈에 띕니다.

길었던 지난해 폭염 이후 집단 고사가 나타난 겁니다.

산림 당국의 특별 관리를 받아온 대왕소나무도 고사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수령 600년의 울진 대왕소나무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가지가 마르고, 잎이 떨어지더니 올 겨울 사실상 고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현재로서는 색깔의 탈색 변화뿐만 아니라 이미 잎이 탈락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로 비유한다면 정상적인 생명의 진행이 중지되어 있는 그런 상태로 보여지고…."]

산림 당국은 병해충 피해가 아닌 기온 상승과 기상 이변 등의 기후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수령이 많을수록 광합성을 통해 얻는 양분보다 생체 활동에 쓰이는 에너지가 더 많아지면서 고온과 수분 부족에 더욱 취약해진다는 겁니다.

오래 보존된 원시림의 특성 상 수령이 많은 개체가 많아 집단 고사는 점점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진수/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사무관 : "2022년도에 울진과 봉화에 있는 5개 면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약 6천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금의 기후변화 속도가 이어지면 태백산국립공원의 소나무는 40%가량, 설악산은 절반 정도가 사라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산림청은 금강송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후계목을 심는 등 조치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정혁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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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금강송 군락, 기후변화에 고사 위기
    • 입력 2025-02-01 21:27:52
    • 수정2025-02-01 21: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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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울진 금강송면 일대에서 소나무가 집단 고사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심했던 지난 여름 이후부터 시작됐는데, 수령 600년의 '대왕소나무'도 끝내 고사했습니다.

현장을 이세흠 기상전문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룬 울진 금강송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조선시대 왕실이 보호해 온 금강송 군락집니다.

그런데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들 사이 하얗게 말라죽은 개체들이 눈에 띕니다.

길었던 지난해 폭염 이후 집단 고사가 나타난 겁니다.

산림 당국의 특별 관리를 받아온 대왕소나무도 고사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수령 600년의 울진 대왕소나무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가지가 마르고, 잎이 떨어지더니 올 겨울 사실상 고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현재로서는 색깔의 탈색 변화뿐만 아니라 이미 잎이 탈락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로 비유한다면 정상적인 생명의 진행이 중지되어 있는 그런 상태로 보여지고…."]

산림 당국은 병해충 피해가 아닌 기온 상승과 기상 이변 등의 기후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수령이 많을수록 광합성을 통해 얻는 양분보다 생체 활동에 쓰이는 에너지가 더 많아지면서 고온과 수분 부족에 더욱 취약해진다는 겁니다.

오래 보존된 원시림의 특성 상 수령이 많은 개체가 많아 집단 고사는 점점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진수/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사무관 : "2022년도에 울진과 봉화에 있는 5개 면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약 6천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금의 기후변화 속도가 이어지면 태백산국립공원의 소나무는 40%가량, 설악산은 절반 정도가 사라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산림청은 금강송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후계목을 심는 등 조치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정혁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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